작은 비상사태

년 전에 미국에 올 때 친구의 도움을 받아 직접 조립한 컴퓨터를 들고 와서 쓰고 있는데, 얘가 이제 나이를 너무 먹었는지 비실거리는 걸 무시하면서 계속 써 온지도 오래… 자기 혼자 세상 떠나기는 싫은지 사진이며 온갖 데이타들을 저장해 둔 외장 하드드라이브에 충격을 가했나봐요. 며칠전 부터 하드에 접근이 안 되네요. 워낙 컴퓨터가 제대로 안 돌아간지 오래라 다른 컴퓨터에 연결하면 괜찮겠지, 하고 신경을 안 썼는데 집의 노트북에서도, 회사의 컴퓨터에서도 접근이 안 되는 사태로 악화되었습니다. 그걸 알아버리고 나서 계속 아득해지고 있어요. 다른 건 모두 상관없는데 지금까지 여행다니면서 찍었던 사진들이 복사본도 없는채로 모조리 들어있는데 이걸 어찌하면 좋을까요… 하루 종일 일도 손에 잘 안 잡히고 오후엔 현장 나가서 의자점검했는데 정말 무아지경이더군요. 거기에다가 회사 인사고과 및 연봉협상통보시기라 보고서도 작성해야 되는데 생각은 온통 하드 속의 사진에 박혀 있으니 정말 난감하네요. 혼자서 온갖 인터넷 검색과 기본지식을 동원해서 점검을 하고는 있지만 아아…

요즘과 같은 디지탈시대에 자료를 잃어버린다는 건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잖아요. 여러번 확인했음에도 컴퓨터를 포맷한 다음에 따로 저장하지 않은 무엇인가가 있음을 발견하고 나면 무엇엔가 머리를 한 대 얻어맞고 기절했다가 일어나서 머릿속 어딘가에 있을 것 같지만 절대 떠올리지 못하는 기억이 있음을 발견하고 좌절했던 경험, 누구에게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야 될까요? 휴…

 by bluexmas | 2008/04/23 11:51 | Life | 트랙백 | 덧글(3)

 Commented by intermezzo at 2008/04/23 11:58 

앗….컴퓨터as회사에 맡기면 그래도 어떻게든 도와주지 않을까요? 조립컴퓨터라고 안봐주려나요;;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08/04/23 13:25 

저도 요즘 컴이 말썽이라 참 고민하고 있는데;;;;; 힘내세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04/24 13:32 

intermezzo님: 외장하드 보증기간이 끝난게 문제죠. 컴퓨터는 버릴때가 지났구요.

현재진행형님: 컴퓨터의 말썽이 현재진행형이군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