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부활절 토끼와 플라스틱 병아리
미국에 와서 처음 맞는 부활절에 수퍼마켓에 갔다가 초콜렛 토끼나 마쉬멜로우 병아리 등등을 보고, 대체 저게 부활절이랑 무슨 상관이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찾아보니 부활절 토끼(Easter Bunny)가 계란을 숨겨놓고 아이들로 하여금 찾게 만든다는, 뭐 그런 설정이 있었더라구요. 이를테면 성탄절의 산타 클로스 할아버지와 약간 비슷한 설정이라는데, 지난 주에 수퍼마켓에 갔다가 블로그에 올려볼 생각으로 토끼와 병아리를 데려왔습니다.
먼저 미친 토끼. 백만마리가 진열되어 있는 가운데 멀쩡하게 생긴 녀석을 데려오려고 한참을 찾아서 데려온 녀석이긴 하지만, 얘도 가만히 보면 약이라도 먹은 것처럼 눈이 돌아가 있습니다. 너무 약을 많이 해서 눈이 완전히 돌아간 것 같은 녀석들도 꽤 많더라구요. 어깨에 메고 있는 건 아무래도 계란이 든 망태기겠죠. 이 토끼 한 마리에 50g인데, 260칼로리에 설탕이 29g… 먹기에는 좀 망설여집니다. 그냥 먹었다가는 꿈에 눈 돌아간 친구 토끼들을 떼로 데려와서 감추고 남은 계란을 던질지도 모르구요.
다음은 플라스틱 병아리. 사실 이 병아리들은 플라스틱이 아니고 마쉬멜로우(Marshmallow, 설탕, 콘시럽 등등의 재료를 이용해서 집에서 만들 수 있습니다)로 만들어졌는데,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이게 정말로 사람이 먹으라고 만든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완전 불량식품 분위기인데 병아리 다섯 마리에 42g, 140칼로리에 설탕이 34g으로 위의 미친 토끼보다 더 많은 설탕이 들어있네요. 제품의 포장 어디에도 유효기간이 쓰여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썩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핵전쟁 따위가 벌어져서 인류가 멸망해도 이 병아리는 상하지 않고 남아서 먼 훗날 재탄생한 인류나 다른 혹성의 탐사객들이 와서 보고 옛날 지구인들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병아리를 우상처럼 숭배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참고로 Peeps라는 상표는 부활절 병아리로 시작해서 만성절의 박쥐나 유령, 겨울철의 눈사람 등등도 철에 맞춰 내놓고 있는데, 색 때문인지 이 병아리가 가장 괴기스러운 느낌입니다.
# by bluexmas | 2008/03/24 10:10 | Life | 트랙백 | 덧글(7)
저 병아리 -_-;; 그냥 지켜보는 것이 좋아요~
호기심에 한마리 먹어보았다가 ;ㅅ; (두둥…..일반 마쉬멜로우가 차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