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ne Baby Gone (2007)- 배우보다 훨 나은 감독 애플렉

사실 영화는 지지난 토요일에 봤는데, 생각을 좀 정리하고 싶기도 했고 또 이번달 Detail지에 밴 에플렉의 기사가 실렸다는 것을 알아서 그걸 좀 읽고 글을 쓰면 어떨까 싶어 한 열흘을 그냥 놓아두었습니다. 물론 바빴기도 했구요.

마침내 오늘 점심시간에 짬이 좀 나서 간식으로 늘 먹는 바나나도 살 겸 근처 수퍼마켓에 가서 기사를 읽었는데, 세 쪽짜리 기사에 별 내용이 없더군요. 뭐 언제나 따라붙는 얘기지만, 애플렉과 사이먼이 같이 Good Will Hunting의 각본을 써서 오스카를 받고 난 뒤 어떻게 갈라진 길을 걷고 있나, 에 한 1/3, 또 나머지 쓸데없는 데 1/3, 그리고 비로소 영화 얘기… 뭐 밴 애플렉이 말아먹은 배우로서의 경력에 대한 얘기라면 차라리 그의 기사보다 Bourne Ultimatum 개봉 즈음  GQ에 실린 데이먼의 인터뷰를 읽는게 더 낫다는 생각입니다.

하여간 각설하고, 영화는 애플렉이 Mystic River의 작가(이름이 기억 안 나고 찾아봐야 되는데 귀찮아서 넘어가겠습니다)와 공동으로 각본을 쓰고 감독했습니다. 100% 맞다고 장담은 하지 못하겠지만, 작가의 원작소설에 자기가 살던 그 보스턴 근교의 거친 동네의 정서를 혼합시킨 것이 아닐까, 생각되구요. 거기에 동생인 케이시 애플렉을 주연으로 썼는데, 뭐 Ocean’s Eleven 시리즈에도 나오고 형 애플렉보다 좀 더 없어 보이는 인상의 동생 애플렉은 영화 전체에 잘 묻어나는 분위기와 연기로 그를 쓴 형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왜 동생을 썼냐는 물음에 다른 알려진 배우들보다 기대치가 낮은 이유도 한 몫 했다고 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줄거리에 대한 얘기를 안 했군요.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보스턴 근교의 약간 빈민가  티가 나는 Dorchester라는 동네에서 네 살짜리 여자아이가 유괴되었는데, 경찰의 수사와는 별도로 아이의 이모는 사립탐정(동생 애플렉)을 고용해서 사건을 풀러나가려고 합니다. 동네의 토박이인 덕분에 많은 어둠의 정보통을 알고 있는 동생 애플렉은 나름의 정보와 식견, 그리고 경찰의 협력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려고 하는데, 들춰내면 들춰낼 수록 예기치 않은 변수들이 사건의 흐름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끌어가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뭐 이렇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사건이 결국에는 영화에서 켜켜이 쌓인 반전의 연속이 되고, 또 이런 반전의 연속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면 매력일 수 있지만, 그 반전 자체가 아주 추측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또 이미 영화에서 복선 아닌 복선을 깔아 놓은 탓에 정작 그 반전이 모습을 드러내고 나면 영화는 놀라움보다 맥빠짐을 느끼게 해줍니다. 거기에 약간은 신파로 흘러가는 영화의 끄트머리를 보고 있노라면, 답이 뻔한 질문에 갈팡질팡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과연 감독 애플렉의 약간은 순진한 세계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조금 더 비이성적으로 잡아 늘여보면 그 끝에는 결국 그렇기 때문에 데이먼과 애플렉의 경력이 그렇게 지금 다른 도로 위를 달리거나 혹은 걷고 있는 걸까, 라는 약간은 비약스런 결론에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아,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이 영화가 재미없었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거의 매주 한 편씩 보았으니 이제 거의 40여편에 도달하는 올해의 영화 목록에서 이 영화는 적어도 1/3정도의 위치는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특히나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깔리는 음악과 약간은 어려워 보이는 동네의 일상적인 모습, 그리고 아주 심한 그 동네 액센트로 깔리는 동생 애플렉의 나레이션은 별 매력 없는 것 같아 보여도 서서히 관객을 영화속으로 끌어 넣는 흡인력을 가지고 있어서, 형 애플렉이 그래도 영화 만다는 걸 좀 알고 계신가보네, 라는 생각마저 하게 만들어줍니다. 제니퍼 로페즈가 그렇게 좋았던 걸까요?

 by bluexmas | 2007/10/31 09:16 | Movie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at 2008/01/09 15:0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01/10 12:53 

하지만 뭐 그래선 안되는 상황이니까요. 참 딜레마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