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고른 세 권의 책

오늘도 컴퓨터 앞에서 마우스를 굴리면서 육체를 혹사시키는 동안 영혼을 채워줄 세 권의 책이 도착했습니다. 왼쪽부터 보면,

첫 번째로 고른 책은 Bill Buford의 Heat입니다. 작가가 어느 파티에선가 Iron Chef Mario Batali를 만나서, 그의 식당들 가운데 하나에서 Line Cook(식당 주방의 카스트에서 거의 최하위 서열로 주로 한 가지 종류의 음식만을 맡습니다. 파스타면 파스타, 소스면 소스… 제가 주워듣기로는 이것보다 더 허드렛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위키피디아의 설명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으로 일한 경험담과 Mario Batali의 전기(?)를 섞어서 책에 담았다고 합니다. 뭐 베스트셀러였다던데… 음식관련 책을 몇 권 주문해서 보니까 아마존에서 이것도 사서 보라고 부추기더군요.

두 번째 책은 메이저리그 야구팀 Oakland Athletics의 팀 운영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Moneyball의 작가 Michael Lewis의 미식축구에 관한 근작 The Blind Side입니다.  Blind Side는 미식축구에서 공격의 핵인 Quarterback의 던지는 쪽의 반대쪽 손, 그러니까 시각을 가질 수 없는 쪽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오른손잡이는 오른손으로 공을 던지는 동작을 취하면 왼쪽에서 오는 수비수를 보지 못하게 되죠. 1985년 11월 18일, 당시 가장 잘 나가던 쿼터백이었던 Washington Redskins의 Joe Theismann은 전국으로 생방송되던 중계에서 그의 왼편으로 달려오던 Linebacker(미식축구에서의 2선 수비수로 주로 Quarterback을 노립니다. 3선 수비수비수들은 Cornerback이나 Safety는 좀 더 빠른 속도를 요구하는 포지션으로 Wide Receiver등을 맡죠… 미식축구는 별로 아닌게 없어서-_-;;;) Lawrence Talyor와의 충돌에서 유혈이 낭자한 무릎부상을 당하고 선수생명에 종지부를 찍습니다. 이 사건은 결국 쿼터백의 Blind Side를 지켜주는 Left Guard(쿼터백이 오른손잡이일 경우) 포지션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되는데, 이 책은 어느 가난한 흑인 학생이 체육적인 잠재력을 발견하고 Left Guard가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3년 전 읽은 Moneyball은 야구이야기 자체로도 재미있었지만, 작가의 문장력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이 책을 고르는데는 그리 큰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단, 문고판이 나올때까지 기다려야만 했죠. 양장본은 무겁기도 하고 거추장스럽거든요.

그리고 세 번째 책은 한국계 미국인 작가 Annie Choi의 회고록 내지는 수필인 Happy Birthday or Whatever: Track Suits, Kim Chee, and Other Family Diasters입니다. 이 작가와 책은 건축과 관계된 사건(?)으로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그 얘기는 시간이 되면 나중에 다뤄보기로 하겠습니다. 하여간 이 세 권과 집에 있는 몇 권으로 올해 연말까지는 어떻게든 더 책을 안 사고 버틸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Barry Bonds의 스테로이드 얘기를 다룬 The Game of Shadow도 아직 다 안 읽었는데…

 by bluexmas | 2007/10/26 13:33 | Book | 트랙백 | 덧글(5)

 Commented at 2007/10/26 14:0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향이 at 2007/10/26 14:37 

Heat는 얼마전에 읽어봤는데 괜찮은 책이었어요.

한국에서는 앗 뜨거! 로 나왔다죠… (센스참;;;)

원서는 한번도 못봤는데 이렇게 보니 너무 생경하네요.

한국판은 양장에 엄청 두껍고 무거운 책이었거든요… [한숨]

나름 취향 탈만한 책인거 같지만 삐딱한 제 취향에는 잘 맞아서 그런지

진도가 술술 나가고 재밌게 잘 읽었네요. 😀

 Commented at 2007/10/27 04:1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10/27 13:56 

비공개 1님: 그렇군요! 요즘 음식 관련 책이며 블로그를 너무 많이 돌아다녀서 일단은 다른 책을 읽고 읽으려고 해요. 기대가 되네요~

향이님: 덧글 처음 남겨 주시는 것 같은데 반갑습니다^^ 앗 뜨거! 라는 제목은 저도 예전에 들었는데 정말 낯 뜨거! 더군요(책과 전혀 안 맞는 분위기라니 정말).

양장본에 또 얼마에 팔아 먹을지 우리나라의 양장본 마케팅 정말 담당자들 머리를 양장본 모서리로 찍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네요~

비공개 2님: 그렇군요.

 Commented at 2007/10/30 04:58 

비공개 덧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