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짜리 주말

…생각보다 길었던 이틀 반짜리 주말동안 많고 많은 일들을 했지만, 그 가운데 가장 보람있었던 일은 언제 다시 신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냥 쳐박아두기만 했던 짝 없는 양말들을 싹 쓸어다 버린 것이죠. 뭐 저는 집착이 많은 성격을 가지고 있고 때로는 그게 하는 일을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도 생각하지만, 짝 없는 양말들에게까지 자비를 베풀만큼 너그러워지면 사는게 너무 피곤해지겠죠. 그래서 양말들이 들어있는 서랍을 싹 뒤집어 짝 없는 녀석들을 족족 골라 버리고 나니 속이 어찌나 시원한지 오늘 밤에는 잠이 더 잘 올 것 같아요. 네? 양말이나 너나 짝 없는 건 마찬가질텐데 동병상련은 커녕 그렇게 쉽게 내치면 꿈에 나타나서 절 괴롭힐거라구요? 당신, 누군지 몰라도 일요일 저녁부터 월요병 증세를 보이는 걸 보니 좀 안됐네요… 

 by bluexmas | 2007/10/22 13:24 | Life | 트랙백 | 덧글(6)

 Commented by Eiren at 2007/10/22 13:34 

혹시 건조대 옆 구석이라던가, 책장 구석 보이지 않는 빈틈에서 양말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진 않았을까요? 저는 짝 없는 양말이 꿈에 나올까봐가 아니라 그런 0.1%의 가능성 때문에 짝 없는 양말들을 모셔놓곤 했습니다. 누군가는 오븐 뒤에서 반쯤 타다 만 양말 한 짝이 나온다고도 하던데, 아직까진 그런 일이 없더군요^^

 Commented by blackout at 2007/10/22 13:44 

저는 짝없는 양말이 나오면 다시 빨래 바구니에 넣습니다. 혹시다 다음번에는 짝을 찾을까봐요…^^

 Commented at 2007/10/24 05:0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10/24 13:27 

Eiren님, blackout님: 사실 짝들이 없어진게 아니라 구멍이 난 것들이라 다시 짝을 맞춰줄 확률이 희박해서 버린 것이죠. 양말 짝짓기 전문업체에 물어도 봤는데 이런 경우는 다른 짝을 찾아도 서로 마모도가 달라서 짝짓기에 어렵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과감히 지옥으로 보냈습니다.

비공개님: 요즘은 짐이에요 너무 많아서… 그리고 직장인도 짝짝이 양말 신을 수 있죠. 그렇다고 고과 깎이는 건 아니니까요.

 Commented by conpanna at 2007/10/25 17:17 

기다려도 홀로 버려진 양말 짝이 나타나지 않는 건 저의 우주 5대 불가사리 중 하나랍니다…

대체 그 놈들 어디가서 뭐하는 걸까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10/26 13:39 

그것도 그렇지만, 제 일생에 단 한 번도 지우개가 닳을때까지 쓴 적이 없다는게 더 충격적인 미스테리에요. 그 많은 지우개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요? 짝짝이 양말들이랑 묻지마 관광이라도 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