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usage & Eggplant Stuffed Pepper
영어로 이름을 써 놓고 나니 참으로 거창한 음식 같은데, 사실은 소세지와 가지, 양파 등등의 야채를 볶아 피망에 채워서 구운, 간단하지만 실패할 확률이 적은 녀석입니다. 애초에 계획은 더 간단하게 Hot Dog이나 만들어 먹으려고 소세지를 샀는데 여름 내내 최고의 토마토를 공급해준 회사 여 부사장께서 피망과 가지를 가져오셨더라구요. 좋은 재료가 있으면 재료에 맞춰주는 것도 음식 만들기의 즐거움 같아서 방향을 살짝 틀어서 이녀석을 만들었습니다.
재료
소세지
가지
양파
마늘
빵가루
계란
토마토 소스
치즈
소금, 후추, 그 밖에 내키는 허브 등등
사실 제가 찾은 레시피들에서 소세지는, 껍질을 벗기면 속이 간 고기+지방인 이탈리아 소세지를 일컫습니다. 고로 간 고기 종류라면 뭐든지 가능합니다. 재료의 구성을 보면 아시겠지만, 우리나라 동그랑땡이나 만두 속과 별 다를바가 없습니다.
만드는 법
1. 일단 오븐을 화씨 425도로 예열합니다.
2. 잘게 썬 재료들을 기름을 두른 팬에 볶습니다. 순서는 소세지, 가지, 양파, 마늘 뭐 이런 순인데 중요한 건 이 경우에는 약한 불로 비교적 긴 시간을 들여 볶아 재료, 특히 야채의 숨을 죽인다는 것입니다.
3. 적당히 간을 봐가며 볶아서 양파가 투명해지면 불에서 내려 적당히 식혀줍니다.
4. 어느 정도 뜨거운 기운이 가신 재료에 빵가루와 계란을 섞어 버무려줍니다. 저같은 경우는 항상 먹고 남은 식빵의 끄트머리를 구워서 빵가루 대용으로 씁니다.
5. 이렇게 준비된 재료를 미리 길이로 반 잘라 씨를 제거한 피망에 채워 구이용 접시에 담습니다. 토마토 소스를 피망위에 적당히 얹어주고 오븐에 넣습니다.
6. 레시피에는 이 때 치즈도 같이 얹어서 오븐에 넣으라고 나와 있었지만 저는 30분 후에 얹어주고 다시 10분을 더 구웠습니다.
7. 잠시 식혔다가 먹습니다.
같이 마신 와인은 지난 주에 얼떨결에 산 Jakaroo라는 싸구려 호주산 쉬라즈였는데, 싸구려여서 그런건지 원래 그렇게 만든건지 맛이 희미해서 양조장에 전화라도 걸어서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정말 쉬라즈 맞냐고…
접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주 간단하지만 헤비크림 덕분에 칼로리로 따지면 거의 폭탄 수준인 감자 그라탕도 만들었습니다. 지난주에 튀겨 먹고 남은 감자와 고구마를 이용했는데, 온갖 복잡한 레시피를 무시하고 그냥 크림과 감자, 고구마만 넣고 425도 오븐에서 한 시간 정도 구웠습니다. 크림을 좀 적게 넣었어야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 거듭해서 저질음식을 만들어 가며 느끼는 건데, 아무래도 습관적으로 간을 약하게 하는 것이 맛 없는 음식을 만드는 지름길이었던 것 같습니다. 워낙 싱겁게 먹는 집안에서 자라다보니 저도 음식을 너무 싱겁게 만들고 있었더라구요.
# by bluexmas | 2007/10/01 12:43 | Taste | 트랙백 | 덧글(7)
치즈는 어떤걸로 쓰셨어요?? @@
비공개 덧글입니다.
비공개 덧글입니다.
Eiren님: 물론 먹는건데 싫으면 안 먹어도 혼나지는 않는답니다. 왜? 혼낼 사람이 없으니까…^^ 우리나라에도 고추전 같은거 있는데, 안 드셔보셨나봐요.
잔야님: 정말 그렇겠네요. 요즘에 어떻게 하면 볶음밥 맛있게 만들 수 있을까 생각중인데…
재인님: 바로 저희 집이 그렇게 먹어 버릇해서 가끔 음식에 미각을 관통하는 맛이 없을때가 있거든요. 식초나 허브도 많이 쓴답니다.
비공개 1&2님: 먹는 환경은 자기가 계발하는거라서 저는 뭐라 할 말이 없지만, 말씀하신 것과 같은 친구는 차라리 안 만나는게 낫다는게 제 생각이고 사실 알고보면 피곤한게 힘든거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