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식…?

다음은 일 관계로 알게 된 우리나라 모 기업 소장님께 받은 답장(늦었지만 추석 잘 보내셨냐고 인사 메일을 드렸거든요),

이OO씨,

반갑습니다.

얼마전 시카고에 있던 김##씨가 아틀란타로 갔다고 연락을 하셨더군요.

10월초에 한국에 온다고 … 오면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그 분께서 몸 담으시는 회사)는 추석휴일을

다 쉬는 것이 사치스러울 정도로 바쁘게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제가 다니는 회사)도

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추석이라고 해도 한국 사람들끼리만

서로 챙기는 정도이겠지요? 나도 뉴욕에 살 때 교민들끼리 그리고 한국

식당에서만 뉴욕이라고 모이고 하지 회사는 계속 쉬지 않고 일을 해서 별로

추석기분을 내지 못했던 생각이 나네요. 소식 감사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기

바랍니다. 그리고 좋은 소식 없나요? 한해가 또 곧 갈 것 같은데 …

이 분은 언제나 인사 메일을 드리면 바로바로 답장을 주시는 분이라서 메일 드리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그러는게 민망하지 않은 몇 안 되는 분(사실 이렇게 저렇게 누군가에게 연락을 했는데 답이 없으면 민망할때가 가끔 있죠. 저도 요즘 본의 아니게 그런 상황을 만드는 경우가 있어서 반성 중입니다만…)이라서 이런 때마다 잊지 않고 연락을 드리려 하는데, 이번 메일을 받아 보니 저 마지막 줄의 ‘좋은 소식’ 이라는게 과연 무엇인지 대체 하루 종일 생각해봐도 집히는게 없어서 답답하더라구요. 좋은 소식이라… 하루 종일 고민해본 끝에 제가 생각할 수 있었던 건,

1, 승진: 올해 승진이 지난 주에 있었고 전 아직 대상에도 못 드는데…

2. 복권당첨 내지는 그와 맞먹는 눈 먼 돈의 입수로 인해 가계에 불어닥치는 경제적 융통성의 온풍: 저 어렸을 때부터 저희 집 가훈이 ‘요행수를 바라지 마라’ 였던데다가 뽑기랄지 복권 등 뭐가 공짜로 생기는 것들에서는 이익을 본 적이 없어서 이런 건 정말 해 본 적이 없어서 이것도 아닐 것 같은…

하루 종일을 써도 이렇게 두 가지 밖에 생각이 안 나던데, 과연 이게 아니라면 저 ‘좋은 소식’ 은 과연 무엇이 될 수 있을까요? 무엇인가 좋은 생각이 있는 분들은 답글로 눈치 지독하게 없는 저를 좀 일깨워 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다시 메일을 보내서 ‘그런데 좋은 소식은 뭘 두고 말씀하신 건가요?’ 라고 여쭤 볼 수도 없잖아요. 하여간 답답한 가운데 ‘한 해가 또 갈 것 같은데…’ 라는 말이 마음 한 구석을 은근히 허전하게 만들고 있군요. 10월이 정말 내일 모렌데 요즘 여름이 반갑게도 재림하셔서 바로 어제까지 냉방을 했더니 이젠 겨울이 올거라는 사실조차 믿겨지지 않는데, 정말 올해가 다 가고 있네요. 허무하게도…

 by bluexmas | 2007/09/28 16:01 | Life | 트랙백 | 덧글(9)

 Commented by Eiren at 2007/09/28 16:56 

상대방이 미혼일 경우 좋은 소식은 종종 ‘좋은 사람 생기지 않았나요?’ 식의 표현이 되기도 하던데요^^ 해 넘김을 언급하시는 걸 보니 그런 게 아닐까 하고요;;

물론 승진, 복권 당첨과 더불어 내집 마련[;;]이라던가 가까운 형제자매의 좋은 소식도 덩달아 좋은 소식이 되기도 하겠지만요.

 Commented by basic at 2007/09/28 18:11  

좋은 ‘소식’에서 ‘ ‘ 부분을 ‘사람’을 바꿔주시면 답이 나올 듯. 뭐어. 그게 단순히 의지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환경과 개인적 여건과 무엇보다도 타이밍이 중요한데. 물론 저런 간단한 질문으로는 무척 쉽게 들리지만요.;;

 Commented by 카렌 at 2007/09/28 18:31 

결혼! 결혼!

 Commented by blackout at 2007/09/28 23:43 

으하…진짜 몰라서 물으시는건지, 낚시하시는건지…ㅋㅋ

 Commented at 2007/09/29 05:3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이비 at 2007/09/29 08:22 

😉

(bluexmas님이 눈치없는 부류가 아니라는 사실은 아마 여기 방문자 모두가 동의하는 바 아닐까요?^^)

한국사람들이 구사하는 하나마나한 인사 중에 무례하기 짝이 없으면서도 너무나도 태연하게 던지는 말이 딱 2가지가 있는데요,

1. 상대가 미혼인 경우에 하는 “올 해에는 가야지” 혹은 “한 해가 다 가는데 좋은 소식 없어?”라는 인사

2. 상대가 미출산 기혼인 경우에 하는 “좋은 소식 없어?”라는 인사

그 두 가지외에는 시한을 정해놓은 좋은 소식의 범주에 드는 예가 없지요. 사실 상대가 무주택자, 실직자, 파산자의 경우처럼 긴박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덕담삼아 필요한 무엇을 소재로 인사를 건네는 경우는 없으니까요(이런 식의 인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그것은 사적인 감정을 실은 경우겠지요). 유독 결혼과 출산의 화제만 지나치게 관용적으로 쓰인다는 사실.. bluexmas님도 공감하시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9/29 13:31 

Eiren님: 히히 그렇군요… 집은 있구요. 나머지는 뭐 저에게는 요원한 것이네요. 형제의 좋은 소식이 뭐 저에게도 좋은 소식인지 이제는 좀 무감각해져서 그것도…

basic님: 네, 환경과 개인적 여건과 타이밍…셋 다 제 편이 아닌 것 같네요. 안타깝게도.

카렌님: 그렇게 답을 노골적으로 말씀하지만 질문자의 지적능력계발에 도움이 안 될지도…-_-;;;;;

blackout님: ^^ 해석의 여지를 드리겠습니다. 낚시는 뭐 사람낚는 어부 아니면 별 생각이 없는뎁쇼?

비공개님: 그렇죠? 정말 해석하기 어려운 한 줄이에요. 그렇구말구요~

이비님: 핵심을 찌르셨군요! 하지만 저 말씀을 하신 분은 너무 좋으신데다가 제 개인적인 부분을 조금 아시기도 해서 그런 말씀을 하셨을거에요. 보통 그렇게 사람들이 ‘무례하게’ 말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요. 그래서 조금도 기분 상하지 않았구요… 사람들이 그런 부분에서 사생활을 들쑤시는 행위에 관용을 부여하는 것도 사실 ‘다수’ 가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것은 어쩌면 제가 늘 생각하는, 무리에 속해 있는 사람이 무리 밖에 있는 사람을 보고 ‘쟤는 왜 밖에서 저러고 있을까… 내가 여기 속해 있는 것이 뭔가 잘못되었나’ 라는 기분이 드는 것을 지울 수 없기 때문에 밖의 사람으로 하여금 무리에 들기를 강권하는 것과도 조금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음, 쓰고 나니 두서가 없군요.

 Commented at 2007/09/30 02:1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10/01 13:15 

네 잘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