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dust (2007)
사실 이번 주말에 영화를 볼 생각은 없었는데, 차의 정기 점검을 극장이 있는 쇼핑몰 근처 정비소(사실은 Dealer…자동차 판매와 정비를 다 같이 하는 곳이죠)에 맡겨 놓고 시간을 때워야만 했기 때문에 영화는 내키지 않더라도 선택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본능을 따랐다면 스칼렛 요한슨의 Nanny Diary를 보았을텐데 요즘 그녀의 영화는 정말이지 너무 내키지 않아서… 하여간 고르고 고르다가 그나마 좀 나아 보였던 Stardust를 골랐는데, 영화는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뭐랄까, 영화의 줄거리는 정말 아주 오랜만에 즐기는 꼬인 구석이 없는 동화였습니다(줄거리는 얘기하기 귀찮아서 생략). 저는 정말이지 아무런 지식도 들고 가지 않은채로 영화를 보러 가서, 갈수록 이 영화가 호화 캐스팅인 것을 발견하면서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에서 궁극적으로 관심을 끄는 부분은 그 캐스팅 보다는 요즘 그다지 찾아보기 힘든, 정말 동화스러운 줄거리 그 자체입니다.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주인공은 자기를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는 여자에게 마음을 뺐겨 불가능할 것만 같은 선물을 구하러 미지의 세계로 떠나고, 알고 보니 별들은 사람과 같은 생명체인데다가 마녀와 왕위를 노리는 형제끼리의 다툼까지… 뭐 그러한 줄거리에서의 갈등 요소들이 다 해결되고 나면 주인공은 어느새 훌쩍 자라 있고, 알고 보니 왕위 계승자였으며, 사랑하는 사람(내지는 별…)까지 곁에 두고 행복한 삶을 산다는, 이제는 고루하게까지 느껴질 법한 이 동화스러운 줄거리가 의외로 신선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요즘처럼 혼탁한 세상에 이렇게 의외로 순진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가 꽤 오랫동안 없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됩니다. 물론, 어린이를 위한 영화라면 다른 얘기겠지만, 이 영화가 담고 있는 의외의 유머를 생각해 본다면 이 영화는 차라리 어른을 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그리고 그 때로 어이없기까지한 유머는 이 영화가 그렇게 뻔하게 순진하다시피 한 줄거리를 담고 있음에도 그렇게 지루하거나 뻔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여간, 영화를 보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나는 언제나 별 같은 사람 만날 수 있을까…
# by bluexmas | 2007/09/03 13:43 | Movie | 트랙백 | 덧글(5)
비공개 덧글입니다.
seoeun님: 그렇죠? 근데 영화 자체가 재미 없어 보이나봐요. 사람들이 다 ‘생각보다’ 재미 있다고…
비공개님: 그거 알고 보면 엄청 어려운 문제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