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문불출의 주말
어제 오전을 할애해서 영화를 보고 간단한 쇼핑을 하고 나서는,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계속 집에만 머물러 있었습니다. 주말을 그 다음 주를 위한 준비에만 쓰면서 산다면 삶은 곧 돌아가는 다람쥐 쳇바퀴일테니, 웬만하면 그러한 상황을 피해야 되겠지만, 역시 체계가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면 무엇인가 놓치는게 있을거라는 생각에, 일상이 그다지 매끄럽게 돌아가지 못한다는 불길한 느낌에 시달리게 됩니다. 지난주 내내 딱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덕분에 멋진 사고도 한 건 질렀구요.
하여간 그렇게 집에 있으면서 음식 만들어서 와인 마시고, 다음 주를 위해 도시락 반찬도 만들고 갈비탕도 끓이고 벌레 먹은 쌀도 버리고 그동안 너무 어질러진채로 내버려뒀던 부엌도 청소하고, 빨래도 하고… 뭘 했나 나열해보고 나니 실제로 가만히 쉰 시간은 별로 없었군요. 제가 워낙 Paranoid Multitasker라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텔레비젼만 보는 경우는 와인 마시고 소파에 널부러져 있는 경우가 아니면 거의 없다시피 하거든요. 어쨌거나 집에만 쳐박혀있던 덕분에 사람잡는 열대 기후에 낚였던 몸과 마음을 약 50%쯤 재정비하고 다시 월요일을 맞게 되었습니다. 스트레스의 파도가 요즘 별로 편할 날 없는 마음의 절벽에 슬슬 밀려오기 시작하는군요.
# by bluexmas | 2007/08/06 11:07 | Life | 트랙백 | 덧글(3)
쏘리님: 인생이란 끝없는 태클의 파도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기 길을 가는 거라죠. 그 끝이 죽음이라는게 한없이 허무하긴 하지만..
poppy님: 안녕하세요? 제 블로그에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갈비탕 끓이는게 팬케잌 예쁘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쉬워요. 예전에 poppy님 블로그에서 팬케잌 사진보고 저도 만들어봤으나, 믹스는 같아도 제가 만든 애들은 그다지 포토제닉하지 못해서 그냥 먹고 사진도 안 찍었거든요. 하여간 종종 들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