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ipe: 간단하지만 귀찮은 White Chocolate Mousse

주말 내내 여행가서 사먹고 돌아다녔지만 요즘 해먹고도 올리지 않은 포스팅이 넘쳐나서, 그 가운데 하나를 올려봅니다. 사실 여행가서도 주방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진 집에 머물렀기 때문에 뭔가 해 먹을 용의도 있었고, 친구들도 가기 전에는 고기를 잡아서 구워먹자는 둥, 꿈에 부푼 공치사를 쉬지 않고 내뱉더니, 막상 가서는 그 입으로 마룻바닥에 해바라기 씨 껍데기 뱉기 바쁘더군요. 낚시를 가기는 갔다던데 상어랑 불가사리만 잡았다고…

지지난주에 Pinot Noir를 마시면서, 디저트로는 화이트 초콜렛이 잘 맞는다고 해서 초콜렛으로 만들 수 있는 두 번째로 간단한 디저트 가운데 하나인 초콜렛 무스를 만들어봤습니다(물론, 가장 간단한 초콜렛 디저트는 그냥 집어 먹는 것이겠죠?^^;;;). 찾아보면 초콜렛 무스의 레시피도 굉장히 다양해서, 좀 더 진지한 버젼은 젤라틴도 넣고 초콜렛도 법도에 맞춰 중탕으로 녹여줘야만 하겠지만, 요즘같이 더운 날 뜨거운 물중탕까지 해서 초콜렛을 녹여봤자 노력한 보람도 없이 전부 제 입으로 들어갈 것은 뻔한 법… 간단한 레시피를 찾고 찾아 인터넷의 숲에서 길을 헤메기를 몇 일, 샌프란시스코의 초콜렛 브랜드 Ghirardelli의 홈페이지에서 ‘7월의 레시피’로 선정된 것을 찾았습니다. 원래의 계획은 보통 초콜렛 무스의 레시피에서 초콜렛만 대체를 하려 했는데, 의외로 마음에 드는게 없었습니다.

재료

8 ounces Classic White Chips

4 tablespoons orange liqueur, such as Grand Marnier

2 tablespoons water

1 1/4 cups heavy cream

2 egg whites

1 tablespoon each to meringue and whipped cream

만드는 법

1.전자렌지에 초콜렛 칩과 물, 오렌지맛 술을 담고 70%정도의 강도에서 1분 30초간 돌립니다. 꺼내서 잘 저어준 다음 덜 녹았다 싶으면 다시 1분 정도 더 돌려줍니다.

2.깨끗한 그릇에 계란 흰자를 담고 거품기로 머랭을 만들어줍니다. 거품기를 돌리면서 설탕을 서서히 섞어줍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머랭이나 크림은 거품기로 찍어서 거꾸로 뒤집어봤을때 끝의 뾰족한 부분이 약간 굽을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3. 다른 그릇에 크림을 담고 머랭과 같은 요령으로 Whipped Cream을 만들어줍니다.

4.크림을 초콜렛에 섞어 줍니다. 크림이나 머랭 모두 거품기로 공기를 많이 섞어줬고, 그 거품이 무스의 질감을 좌우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공기방울이 꺼지지 않도록 가볍게 섞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5. 그릇에 담아서 최소한 한 시간 정도 냉장고에서 요양시켜줍니다.

6. 딸기, 산딸기, 블루베리 등등 내키는 과일과 섞어서 먹습니다.

사실은 참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디저트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귀찮다고 하는 이유는, 초콜렛, 머랭, 크림에 모두 다른 그릇이 필요하기 때문에 설겆이가 결국 귀찮기 때문입니다. 블루베리를 산다는게 잊어버려서 딸기를 대충 썰어 얹었는데 사진발이 그다지 잘 받는 것 같지는 않군요. 워낙 초콜렛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데 만들기가 귀찮은지라, 훨씬 간단한 무스는 대체품으로 어떨까 궁금해하던 차에 만들어 봤는데,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반쯤 먹고 나머지는 냉동실에 넣어놨는데 얼리면 어떨지…저는 오렌지맛 술을 넣었지만, 커피, 아마레또, 산딸기맛 술 등등, 내키는대로 넣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by bluexmas | 2007/08/01 11:20 | Taste | 트랙백 | 덧글(5)

 Commented by Eiren at 2007/08/01 12:29 

지라델리가 캘리포니아 브랜드였군요;; 저 레시피에 들어가는 그랑 마니에르는 매번 마트에 가서 들었다 놓았다 하고 다시 오는 리큐르네요..그냥 제과용으로만으로 사기에는 비싸서요;;흑…딸기를 자르지 않고 그냥 장식했다면 사진발이 좀더 받지 않았을까 싶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8/01 12:34 

그렇죠? 원래 계획은 블루베리를 얹을 생각이었는데… 그랑마녜나 쿠앵트로는 제과용으로는 너무 비싸니까 대신에 Triple Sec을 쓰세요. 칵테일용인데, 한 병에 $10-15로 거의 1/3 가격이랍니다. 저도 트리플 섹을 써요.

 Commented by 카렌 at 2007/08/01 22:57 

이뻐요! 이뻐요!

 Commented by 소냐 at 2007/08/01 23:19 

우와, 대단해요~~ 저는 재료와 기구를 갖추려면 너무 까마득하여 시작도 못하고 언제나 요리하는 사람을 동경만 하고 있어요.. 그래도 여기서 얻은 팁으로 ^^ 오늘 저녁 모임에 Pinot Noir 와 화이트 초콜렛을 가져가야겠습니당..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8/02 12:28 

카렌님: 사실은 막 만들었는데 예뻐해주시니 몸둘바를… 무스가 딸기 색으로 변했다네요. 부끄러워서-_-;;;;

소냐님: 뭐 요리를 한다기 보다는, 음식을 만드는거죠… 도구와 재료는 저도 별로 갖춘게 없고, 모두 몸으로 해결한답니다. 저는 미국산 초콜렛의 팬이 아니라서, 가능하시다면 유럽산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사람들이 말하기를, 우유를 pasturize하는 법이 달라서 맛이 다르다고 하더라구요. 언제나 그렇듯 Pinot Noir는 오레곤주에서 나온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