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ipe: New York Cheesecake + Strawberry Topping

지난 몇 주간 꾸역꾸역 열심히 해 먹으면서도 포스팅을 게을리해왔습니다. 무엇부터 올릴까 생각하다가, 지난 주말에 정말 오랜만에 해 먹은 치즈케잌 포스팅을 올립니다. 레시피는 기본적으로 Baking Illustrated의 것을 참조하였습니다.

Oven Baked Cheesecake

사실 치즈케잌(여기에서 말하는 치즈케잌은 흔히 New York Style이라고 알려진 Baked Cheesecake입니다)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미뤄볼 때, 만들기 쉬운 케잌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언젠가도 얘기한 적 있지만, 가장 처음에 시도해본 케익으로 믹서만 있으면 그리 복잡하지 않은 재료(크림치즈, 계란, 요거트 내지는 사워크림+ 그밖의 맛내는 재료들. 물론 과자로 crust를 만들어야 하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이것도 건너 뛰고 안 만들어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4″짜리 작은 팬에 크림치즈 한 개로 만들때는 종종 귀찮아서 안 만들었습니다)로 빨리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렇게 쉽게 만들 수 있는데 반해, 정말 맛있게 만들기는 사실 그렇게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구워진 케잌 자체의 맛 자체도 그렇지만, 특유의 질감-즉 부드럽지만 너무 질척거려서 뭉개지지 않을 정도-을 살릴 수 있게 굽는데는 생각보다 복잡한 과정과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제가 늘 참고하는 Baking Illustrated에서도 무려 세 쪽에 걸쳐 구구절절이 어떤 실험들을 거쳐 자기들이 생각하는 최상의 레피시를 뽑아 내었는지 얘기하는데, 읽다보면 지나친 자아도취와 냉소주의로 인해 약간의 반발심도 생기곤 합니다(미국에서 American’s Test Kitchen 보시는 다른 분들도 그런 걸 느끼셨을지 궁금합니다만, 저는 가끔 보다보면 다들 너무 잘난체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_-;;;). 하여간 그 너무 긴 이야기는 건너 뛰고, 그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레시피와 만드는 과정을 공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재료(언제나 그렇듯이 Imperial System 기준입니다)

Crust

5 tablespoons unsalted butter, cooled + 1 tablespoon for greasing the pan

8 whole graham crackers (4 ounces), broken – Digestive 쓰시면 무난하겠죠. 없다면 감히 생략…

1 tablespoon sugar

Filling

2 1/2 pounds(five 8-ounce packages,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파는 크림치즈 다섯토막입니다), 1″ 정육면체로 토막내라는데, 전 보통 건너 뜁니다. 하지만 적어도 만들기 30분 전에는 냉장고에서 꺼내 놓아두셔야 한다는 것은 다 아시겠죠.

1/8 teaspoon salt

1 1/2 cups sugar

1/3 cup sour cream(이 책에서는 죽어도 사워크림이지 요거트는 안된다고 강조하는데 알게 뭐냐구요… 냉장고에 있는 걸 그냥 써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맛은 사워크림이 더 낫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질감도 맛도 요거트보다 조금 부드럽다고 느껴지더라구요)

2 teaspoons lemon juice

2 teaspoons vanilla extract

2 large egg yorks + 6 large eggs-역시 상온에 30분 이상 놓아두어야 합니다

만드는 법

너무 구구절절이 말이 많아서 간략하게 올리겠습니다

1. Crust: Graham Cracker를 부셔서 녹인 버터와 설탕에 섞어 9″ 팬의 바닥에 깔고, 계량컵의 바닥으로 잘 다진 뒤 미리 화씨 325도로 예열해둔 오븐에 넣어 13분간 굽습니다. 하지만 저는 보통 10분만 굽습니다. 다 구워지면 꺼내서 식힙니다.

(여기에서 오븐의 온도를 500도로 올리라고 나옵니다. 이 레시피는 더운 물을 이용하지 않는 레시피로서 약간 탄 듯이 진한 갈색을 지닌 껍데기를 케잌 윗면에 만드는 것이 목표이므로 아주 처음에 높은 온도에서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2. Filling: 사실 이것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믹서에 중간보다 약간 느린 속도로 크림치즈를 넣고 돌리면서, 소금과 설탕, 계란(하나 또는 두개씩 넣어줍니다), 바닐라, 레몬 주스를 넣고 재료가 완전히 섞일때 까지 믹서를 고생시키면 됩니다. 이때 때때로 믹서를 멈추고 믹서 그릇의 가장자리와 바닥을 고무주걱으로 긁어 치즈가 골고루, 멍울지지 않고 잘 섞이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좋은 믹서라면 별 문제 없지만, 제가 쓰는 싸구려는 바닥까지 골고루 섞어주지 못하기 때문에 추가로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3. 팬에 담고 오븐에 넣어 아까의 500도에서 10분간 굽고, 온도를 200도로 낮추어 케잌 중심부의 온도가 150도에 이를때까지 굽습니다. 책에서는 한 시간 반이라고 얘기하는군요.

4. 꺼내서 두 시간 반 내지 세 시간 정도 상온에서 식힌 뒤, 랩을 씌워 냉장고에서 세 시간 이상 요양을 시킵니다. 냉장고에서 식히는 것도 케잌의 질감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하룻밤 정도 묵히는 것을 좋아합니다.

5. 시간이 지나면 냉장고에서 꺼내서 틀을 벗겨주고 잘라서 먹습니다

재료를 보시면 알겠지만, 이 케잌은 만들었을때 그 높이가 케잌팬을 거의 삐져 나올 정도로 높습니다. 어차피 저는 혼자 먹고 남는 건 회사에 가져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냉장고에 있던 치즈 세 덩어리 정도로 구울 수 있는 레시피를 찾았습니다. 마침 책에 나오는

Lemon Cheesecake의 레시피가 치즈 세 덩어리로 만드는 것이어서, 위의 레시피에서 치즈를 세 덩어리로 줄이고, 계란 네 개, 사워크림 1/4컵으로 나머지 중요한 재료의 양을 맞춰주었습니다.

Waterbath-baked Cheesecake

토핑이 없는 위의 치즈케잌 레시피에서는 더운물을 쓰지 않지만, 신기하게도 Lemon Curd를 얹는 케잌의 레시피에서는 더운 물을 담은 팬에 케잌을 올려놓고 오븐에 굽는 Water Bath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역시나 이 책에서는 친절하게도 왜 물을 쓰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을 역시 구구절절이 곁들여 주고 있는데, 한마디로 케잌과 주변의 온도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해줌으로써 치즈케잌이 타는 것을 막아주고, 아울러 흉터라고 할 수 있는 갈라짐도 생기지 않게 한다는 것입니다(많은 레시피에서 옥수수 녹말 한 작은술을 섞어 갈라짐을 방지한다고 얘기하는데, 이것도 맛에 영향을 미치니까 웬만하면 안 넣으실 것을 이 책에서는 권장합니다. 까다롭기는 정말…). 게다가 일정한 온도로 인해 껍데기가 생기지 않으므로 토핑을 하는 치즈케잌에 잘 어울리는 방법인 것 같아서, 생딸기와 Strawberry Glaze를 얹을 계획이었던 이 케잌에 저 방법을 적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재료

위의 레시피를 참조하시고 치즈, 계란, 사워크림의 양을 맞춰줍니다

만드는 법

1,2 번의 위의 과정을 반복하되, 오븐의 온도는 화씨 325도에 그대로 둡니다

3. 케잌을 팬에 담고, 그 팬을 다시 cookie sheet이나 roasting pan에 담은 후 뜨거운 물을 케잌팬의 반 정도가 잠길만큼 부어줍니다. 이 때 물이 팬에 스며들지 않도록 은박지로 팬을 싸줍니다. 물은 뜨거워야만 하는데, 그렇다고 끓일 필요까지는 없으니 수도에서 나오는 가장 뜨거운 물을 쓰면 된다고 합니다

4. 오븐에 넣어 55분에서 60분을 구우라고 나오는데, 저의 경우 애석하게도 속이 전혀 구워지지 않아서, 30분을 더 구웠습니다. 나중에 식히고 냉장고에서 요양시킨 이후에도 물 없이 구운 것보다 훨씬 질척해서, 어차피 타지 않으니 두 시간 정도 구워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시험해볼 생각입니다.

5. 위의 레시피와 같은 방법으로 식혀줍니다. 저는 아예 하루밤을 묵혔습니다.

Strawberry Topping + Glaze

어차피 자주 안 만드는 거라서, 이번에는 뭔가 추가로 더 해보고 싶어 생딸기를 얹고 잼과 오렌지 술을 기본으로 한 Glaze을 뿌려봤습니다.

재료

딸기-일정한 크기면 좋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해서 좀 아쉬움이…

1/4 cup 딸기잼

1/4 cup Orange Liquor

1/4 cup Light Rum

1 tablespoon Lemon Juice

1. 잼과 술을 남비나 소스팬에 담고 잘 섞어서 센 불에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걸죽해질때까지 약한 불에 둡니다. 적당히 졸아들면 불에서 내려 완전히 식혀줍니다. 불에서 내리면서 레몬즙을 넣고 섞어줍니다

2. 딸기는 뭐 꼭지를 잘라주시면…

3. 케잌에 딸기를 잘 배열하고, Glazing을 뿌려줍니다. 바로 먹으면 딸기에 Glazing이 배이지 않아서 맛이 없으므로, 역시 하루밤 묵혔다 드시면 좋습니다.

이 밖에 책에서 제공하는 Fresh Strawberry Topping의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재료

2 pound fresh strawberry, sliced

1/2 cup sugar

pinch salt

1 cup strawberry jam

2 tablespoons juice

만드는 법은, 타자 치기 힘들어서 생략할랍니다…

위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물을 쓴 것은 성공과 실패가 반반이었습니다. 일단 갈라짐 없고 깨끗한 케잌을 굽는데는 성공했지만, 속이 너무 질척(맨 처음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이틀 냉장고에서 요양을 해도 단면이 벌써 너무 물러보입니다)해서 아무래도 굽는 시간을 늘려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딸기를 얹은 것은, 역시 치즈케잌과 잘 어울렸지만 딸기에 맛이 배일때까지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강한 인내심을 요구했습니다. 결론은, 그냥 드시려면 바로 오븐에, 과일과 같은 토핑을 얹으시려면 물을 담은 후 오븐에 구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원래 두 번에 나눠서 올리려고 한 포스팅인데 귀찮아서 한 번에 올렸더니 현기증이 다 나는군요. 참, 치즈케잌은 냉장고에 두시면 4일은 끄덕없습니다. 그리고 Crust는 심지어 빠다코코넛 같은 과자를 써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아틀란타에는 고구마 파운드 케잌을 깔아서 굽는 치즈케잌도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저도 초콜렛 파운드케잌을 구워서 깔고 초콜렛 치즈 케잌을 구워봐야 되겠습니다.

그나저나 치즈케잌 레시피 말씀하시던 intermezzo 님은 휴가를 가셨는지… 

 by bluexmas | 2007/07/20 13:22 | Taste | 트랙백 | 덧글(14)

 Commented by 笑兒 at 2007/07/20 13:29 

호오@.@

저도 치즈 케잌 하려고 치즈는 사다 놓고선..

레몬도 썩혀버리고..-_-;; 또 몇일 집에 없고..

(그저 술을 사러 나가기가a 귀찮았던 관계로;; 썩혔어요..ㅠㅠ

남는 레몬, 설탕에 절여놓으려고 했었거든요 ㅎㅎ)

..다행히 치즈는 8월까지 유통기한이여서;;

다음 주중에는 만들어야지요 ‘ㅅ’)a

요즘 집에 복닥거려서 부엌에 붙어있질 못하겠어요;; ㅎㅎ

 Commented at 2007/07/20 13:3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7/20 13:33 

^^ 맞춘건가요 저?

 Commented by 생각없음 at 2007/07/20 13:33 

으워 딸기가 아주 그냥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blackout at 2007/07/20 14:24 

저는 뜨거운 물에 넣고 오븐에서 중탕하는데~

 Commented by 잔야 at 2007/07/21 09:45 

딸기들이 가지런-한게 너무너무 예쁘고 맛있어 보여요 >_< 츄릅 ㅡㅠㅡ (통조림이긴해도) 체리가 통째로 들어가 있는 시럽도 맛있쥬우우…

참참참… 쌀벌레는 쌀 사온 후에 너댓시간씩 냉동고에 나눠서 넣어 놓으면 알/벌레들이 죽어요(…) 나중엔 쌀을 열심히 씻어야한다는것 ㅜㅠ

 Commented at 2007/07/21 10:3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7/21 12:34 

笑兒님: 크림치즈는 참 신기하게도 엄청 오래가더라구요. 방부제를 많이 넣어서 그럴까요? 다음에는 유기농 치즈로 만들어봐야겠어요.

생각없음님: 딸기가 사실 별로라 4파운드나 사다가 크기랑 상태 좋은 걸로 고른 거거든요. 근데 사진발은 좀 받네요^^

blackout님: 사실 대부분 중탕이 대세인 것 같아요. 어쩌면 제가 좀 마른 치즈케잌을 좋아해서 그냥 구운 걸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구요.

잔야님: Maraschino Cherry 말씀하시는거죠? 자세한 정보는 http://en.wikipedia.org/wiki/Maraschino_cherry 이 링크를 참조하세요^^ 저는 너무 달아서 요즘은 잘 사먹지 않는답니다. 쌀벌레는… 오밤중에 아령들다 말고 미친듯이 쌀 씻어서 다 없앴는데 그러고 나니 아령드는 것보다 더 힘들어서 운동은 더 못했어요-_-;;;

비공개님: 오랜만에 답글 남겨 주시네요. 일본에서의 생활은 괜찮으신가요? 저도 일본 빵, 케잌을 참 좋아하거든요. 그’ 서양골동 양과자점’ 이란 만화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Commented by 잔야 at 2007/07/21 12:39 

아뇨아뇨 단 인공향이 나는 병체리말고 엄청 신 진득~한 체리시럽 있어요… 체리가 거의 까만색(?)으로 보이는… 그치만 메이커가 기억이 안나네요. ㅜㅠ

 Commented by basic at 2007/07/21 14:28 

파는 것보다 훠얼씬 맛나 보여요. ^^

 Commented at 2007/07/21 15:2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7/07/21 15:2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intermezzo at 2007/07/22 21:51 

휴가다녀왔습니다 ^^

근데~ 어우, 사진이 정말…..ㅠ.ㅠ 저 지금 먹을 게 하나도 없어서 쌀 앉혀놓고 왔는데 정말 제대로 염장이세요 흑흑.

며칠 전에 에스프레소 넣은 치즈케익 만들어서 회사에 가져갔었는데 간단하면서도 맛있더라구요. 커피향 나는 치즈케익 좋아하시면 한번 해보세요. 레시피는 http://blog.naver.com/cocole81/120029175471

에 있습니다. 아, 근데 bluexmas님 치즈케익 너무 맛있어보여요 흑흑. 딸기가 정말…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7/23 01:28 

잔야님: 그런 체리시럽이 있다니, 당장 찾아봐야겠네요. 제가 체리를 정말 엄청 좋아하는지라…

basic님: 그렇지만 정말 가게에서 파는 것처럼 보기 좋게, 깔끔하게 만들기란 쉽지 않더라구요. 그나저나 잘 지내고 계신거죠?

비공개님: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뭐 괜찮습니다^^ 제가 한 10년 빨리 늙는 것 같기는 하지만…

intermezzo님: 휴가를 얼마나 잘 다녀오셨으면 그 아우라가 뉴욕에서 여기까지 흘러흘러… 저는 Kahlua랑 Bailey를 넣은 커피치즈케잌 만든 적이 있었는데, 에스프레소를 넣으면 훨씬 진하겠네요. 레시피 한 번 들여다봐야겠어요. 딸기는 정말 사진발이 너무 잘 받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