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청첩장
토요일 오후에 두툼한 봉투가 왔길래 어디서 눈먼 돈이라도? 하고 3초간 가슴 설레였더니, 9월 첫째 주에 있을 친구의 결혼식 청첩장이더군요. 눈먼 돈을 벌기는 커녕 쓰게 생겼네요-_-;;; 신랑, 신부 모두 학교 친구들이라서 공평하게 두 사람에게 따로따로 카드와 축의금을 줄 생각이니 돈이 두 배…까지는 아니라도 1.5배는 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들 디자인이라면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업종에 종사해서 그런지 이것저것 신경 쓴 티가 나는게, 받아도 기분이 좋더라구요. 지난번에 받은 청첩장은 그냥 평범무난도 못한 것이어서 아무 생각 없었거든요. 하나하나 사진을 다 찍으면 좋겠건만 내일 점심 및 저녁 도시락(아무래도 야근할 것 같아서 저녁까지 쌌답니다T_T)을 싸는 것보다도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갈 것 같아서 그냥 한 장에 몰아서 다 찍었습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속봉투(우편으로 부칠때 쓰는 겉봉투가 있고 또 속봉투가 따로 있더라구요), R.S.V.P라고 쓰여 있는, 이런 용도에 쓰기 위해 디자인된 듯한 우표가 붙은 회신용 편지봉투와 그 밑의 회신용 카드, 그 옆은 파티 시간과 장소가 쓰여 있는 카드, 그리고 그 옆은 타지에서 오는 손님을 위한 숙박과 교통편, 그리고 결혼식장 주변의 약도, 그리고 맨 밑이 대망의 청첩장입니다(친구들의 이름은 살짝 가려줬으니 양해를^^;;).
9월 8일이니까 이제 두 달도 안 남았는데, 제일 친한 친구이니만큼 목욕재계 및 꽃단장에 제일 좋은 옷을 입고 자리를 빛내줄 생각입니다. 아, 정말이지 이제는 이곳에서도 각종 경조사의 해일에 휘말리기 시작하고 있으니 적자의 계절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일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군요. 그러나 뭐 이런 경우라면 적자의 사약이라도 폭탄주로 밤을 보낸 다음 날 아침에 꿀물을 대야로 대놓고 마시듯 달게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by bluexmas | 2007/07/17 12:48 | Life | 트랙백 | 덧글(6)
또 한참 할때인가봐요, (방학이여서 그런가? ;; )
Laputian님: 저는, 알고 보면 단세포 수전노인지라 친구가 결혼을 하네, 라는 사실보다 아, 돈을 쓰는구나, 피 같은 돈이 나가는구나T_T라는 사실에만 관심을 두게 되지요.
그나저나, 덧글은 처음 남겨주시는 것 같지만 아이디는 낯익어 보이는데 어디에서 뵌 적이 있는 걸까요…?
비공개 덧글입니다.
그런데 이거 꽃단장 할 만한 옷도 없는데. T^T
가을에 결혼하지. 가을 옷이 예쁜데! (제 맘대로 되는건 아니지만 ㅎㅎ)
제 친구는 저한테 말하길, 축의금 필요 없대요~
오히려 축의금으로 저한테 맛있는거 사준다고 하던데요? ^^
핑크님: 여름 옷도 예쁜 것 많잖아요. 사람이 예쁘면 사계절 다 예쁜 법… 이 아닐까요^^ 어쨌거나 빨간 더플 코트는 못 입고 가시겠네요^^
그리고 친구분이랑 진짜 친하신 것 같은데, 그런 경우에는 결혼 전이나 식장에서라도 축의금 친구분께 따로 주세요. 아시겠지만서도 축의금으로 피로연 음식값 내는게 보통이라서, 친구분이 그 돈의 직접적인 혜택을 못 누리실 확률이 높겠죠. 게다가 여자 드레스에는 주머니가 없으니 신부가 바빠서 시간 내기 어렵겠지만 결혼 전에 따로 만나시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