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tatouille DLP(2007) – 심기일전 Pixar, 재기에 성공하다

음식 만들기보다는 오바떨기와 예쁜 척하기에 능한 여자 진행자들과, 5년 전 개인기를 그대로 반복하는 남자 진행자들로 인해 한 시간 이상 지켜보기 밥맛 떨어지는 요즘의 Food Network에서 Dave Lieberman은 그나마 신선한 느낌을 주는 Chef입니다. 지난 일요일 아침엔가 그의 프로그램 Good Deal With Dave Lieberman을 보다가 파스타를 안 해 먹어본지 오래되었다는 걸 깨닫고 정말 오랜만에 Baked Bolognese를 시도해봤습니다. 아마도 치즈를 얹어서 오븐에 굽는 파스타는 처음 시도해보는 것 같습니다.

재료(언제나처럼 모든 재료는 Imperial System을 기준입니다)

For the tomato sauce:

3 tablespoons extra-virgin olive oil

1 1/2 to 2 pounds ground beef

4 large cloves garlic, minced

2 teaspoons dried oregano

Couple dashes red chili flakes

1 (28-ounce) can whole peeled tomatoes

Sugar

Salt and freshly ground black pepper

For the bechamel:

1/2 stick butter

1 large onion

3 tablespoons all-purpose flour

1/3 cup white wine, optional

1 1/2 cups whole milk, warmed

Dash ground nutmeg or ground cinnamon

2 cups grated three-cheese blend, divided

1 pound parcooked rigatoni

영어로 나열된 재료가 복잡한 듯 보이지만, 조리 과정은 무척 간단해서 1. 파스타를 삶고, 2. 간 쇠고기와 토마토 소스가 기본이 되는 Bolognese Sauce를 만들고, 3. 버터와 밀가루, 우유로 Bechamel Sauce를 만든 다음, 4. 1과 2를 섞은 후 팬에 깔고 3과 치즈를 얹은 후 오븐에서 굽는다, 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좀 더 자세하게 기술하면

 

1. 먼저 파스타를 삶습니다.

이 레시피의 기본은 펜네나 리가토니 처럼 짧고 가운데가 빈 파스타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레시피에서는 리가토니를 쓰고 있지만, 저는 통밀가루로 만든 리가토니가 없는 관계(저는 흰곡식을 먹지 않습니다)로 언제나 쓰는 통밀가루 펜네를 썼습니다. 펜네나 리가토니 모두 가운데가 비었지만 리가토니가 조금 더 굵고 깁니다. 사실 스파게티나 엔젤 헤어 같은 긴 파스타만 아니면 상관 없을 것 같은데, 어떤 파스타를 쓰던지 중요한 점은, 어차피 오븐에서 최소 30분 이상 굽게 되므로 알 덴테보다도 덜 익은 상태로 파스타를 삶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쓴 펜네는 6-7분 정도 삶으면 된다고 해서 딱 6분만 삶았는데, 다 굽고 나니까 5분, 아니면 4분 30초만 삶아도 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 토마토 소스를 준비합니다.

토마토 소스는 아주 간단해서, 일단 간 쇠고기를 불에 볶다가 마늘과 갖은 양념을 넣고, 취향에 맞는 토마토를 섞어 걸쭉해질 때까지 약한 불에서 끓여주는 것입니다. 레시피에서는 쇠고기를 볶기 전에 올리브 기름을 넣으라고 했는데, 쇠고기에서 나오는 기름으로도 충분한 것 같으니 생략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필요한 양념은 소금과 후추, 오레가노 입니다.

3. 베샤멜 소스를 준비합니다.

베샤멜 소스는 이름은 뭔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 별 것 아닌 소스로, 버터와 밀가루, 우유를 이용한 크림 소스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 소스가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안 만들까 했는데, 일단 실험적으로 따라하는 레시피는 양과 재료를 조정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만들어 봤습니다. 만드는 방법도 그렇게 어렵지 않아서, 버터 1/2 스틱을 약한 불에 녹여서 거기에 양파를 볶다가, 양파가 투명해질때 쯤 밀가루를 넣고, 우유를 섞어서 약한 불에 걸쭉해질 때까지 끓여주면 됩니다. 이 때 찬 우유를 바로 부으면 밀가루가 멍울질 확률이 크므로 우유는 전자렌지에 미리 따뜻할 정도로만 데워주는 것이 좋습니다.

4. 이렇게 모든 재료가 준비 되면 일단 파스타를 토마토 소스에 버무려서, 베이킹 팬에 반 정도 담고, 그 위에 베샤멜 소스 반을 올린 후 미리 준비해 둔 치즈를 또 절반 얹어 줍니다. 그리고 나머지 반을 똑같이 얹어서 두 층을 만들어 준 다음, 미리 예열해 둔 350도 오븐에서 35분에서 50분 정도 구워줍니다. 일단 맨 위에 얹은 치즈 층이 바삭바삭해지면 다 익었다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들어가는 치즈는 개인 취향에 맞는 대로 넣어주면 되는데, 저는 Mozzarella, Asiago, Parmesan을 갈아서 넣었습니다.

5. 다 구워지면 먹습니다.

 

이번 주에 시도해 본 와인은, 친구가 적극 추천하는 워싱턴 주의 양조장 Columbia Crest의 Grand Estate 2003년 Merlot입니다. 친구는 Carbenet Sauvignon을 추천했으나 이제는 그 무거움이 답답해서 Merlot을 마셨습니다. Columbia Crest는 Chateau Ste. Michelle와 함께 잘 나가는 미국 워싱턴주의 양조장 가운데 하나인데, Chardonnay와 Merlot등으로 잘 알려져 있고, 생산되는 와인들 가운데 Grand Estate 레이블은 한 병당 $10 정도로 비교적 마실만한 가격대의 와인입니다(그 바로 아래 가격대의 Two Vines는 병 당 $7 정도 합니다). 저는 어차피 와인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2004년 Merlot을 찾다가 2003년산을 샀는데, 그 가격대에서는 아주 좋은 반응을 얻는 와인이라고 합니다. 마침 Merlot이 Bolognese Sauce와 잘 맞는다고 해서 얼씨구나 좋다고 했는데, 사실 제가 지금까지 마셨던 Merlot 가운데에서 이 Columbia Crest의 것이 가장 약한 느낌을 주지 않나, 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뭐 거듭 언급하지만, 저는 정말 와인에 대해서 아는게 없는데, 언제나 마셔왔던 Merlot 만의 느낌이랄까, 뭐 그런 것이 없는, 상당히 밍밍한 느낌을 받았다는게 제 솔직한 소감입니다. 이럴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는데, 사실 상당히 당혹스러웠습니다-_-;; 

 

하여간 상차림은 파스타와 지난주에 만들고 남았던 Flatbread 반죽을 그냥 롤처럼 구운 것, 그리고 새로 산 Valsamic Vinegar와 원래는 드레싱이 있어야 하나 귀찮아서 생략한 날시금치, 그리고 와인입니다. 역시 제가 예상했던 대로, 저의 취향에 베샤멜 소스는 그렇게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서, 다음에는 생략해야 될 것 같습니다. 지방이 많이 들어간 크림종류의 소스가 제 입맛에는 별로였고, 전체적인 파스타의 질감도 저하시킨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든 파스타나 와인이 저의 기대보다는 못해서 절반의 성공에 불과했지만, 시도해본 다른 것들이 그래도 성공적이어서 이번주 토요일의 독학은 나름 성공적이었습니다. 시도해 보았던 다른 음식들의 레시피는 차차 올릴 예정입니다,

 

 by bluexmas | 2007/07/01 12:41 | Taste | 트랙백 | 덧글(10)

 Commented by 플라멩코핑크 at 2007/07/01 14:33 

앗. 빵 옆에 있는 건 올리브유인가요? ^_^

 Commented by 보리 at 2007/07/01 15:04  

“Merlot 가운데에서 이 Columbia Crest의 것이 가장 약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에 저한테는 맛있는 멀로로 기억되고 있어요. ^^; 동네 그로서리에 2003년산이 남아있는지 찾아봐야겠네요. 그리고 Chateau Ste. Michelle의 리슬링, 참 맛있더군요. 과일주스처럼 홀짝홀짝~하고 있습니다.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7/02 11:07 

핑크님: 네 맞아요. 반은 연출이고 반은 새로 산 Valsamic Vinegar를 맛 보려고 했던거죠^^

보리님: 그렇군요. 어쩌면 어제 너무 더워서 예상했던 온도가 아닌 것이 또 다른 영향을 주었을까요? 2003년산은 Columbia Crest 웹페이지에 가도 아직 팔던데 제가 살 수 있는 가격보다는 $2 비싸더라구요.

그나저나 Chateau Ste. Michelle 리슬링 훌륭하죠? 다음에는 새우를 굽거나 홍합탕을 끓여서 먹어볼까 해요.

 Commented by intermezzo at 2007/07/02 12:18 

저는 가끔 그냥 토마토소스 파스타를 만들어서 오븐용기에 담고 치즈 얹어서 오븐에 넣는데..늘 인내심의 한계를 견디지못하고 꺼내서 그냥 먹어버려요 ^^:;

베이킹도 아닌데 오븐 안에서 35-50분이라니..제겐 불가능한 시간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7/02 12:32 

그게 바로 혼자 사는 사람의 비애가 아닐까요? 같이 준비하면 배고프기 전에 미리미리 준비해서 빨리 먹게 되는데, 혼자면 늘 준비하다가 너무 배고파져서… 저는 보통 토요일에만 저런 음식을 만들어서 만드는 도중에 와인도 마시고 이것저것 먹어서 음식이 다 되었을 때쯤에는 배도 부르고 적당히 취한 상태가 되곤 하죠^^

 Commented by blackout at 2007/07/02 13:09 

이렇게 많이 하셔서 언제 다드세요…^^. 푸드네트웍 쇼를 보다보면, 이거 머 얼굴보고 뽑는건가? 하는 생각이. 데이브 리버만도 상당히 귀엽게 생겼죠.

 Commented by makondoh at 2007/07/02 21:42  

으흠…나도 6월 30일에 여기서 나온 카쇼를 마셨는데…텔레파시냐…ㅋㅋ

나도 그랜드 에스테이트 멀롯은 먹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그 아래 단계인 투바인스 멀롯은 몇 번 맛본 적이 있는데 캐릭터가 분명하진

않아도 특유의 입에 감기는 촉감이 좋았던 기억이…

내 짧은 소견으론 캘리포니아 와인에 비해 워싱턴주의 와인들은

좀더 절제되어 그만큼 소박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듯해…

그나저나 목감기 때문에 남은 와인을 못마시고 있다…아웅 아까워라…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7/03 13:36 

blackout님: 주말에 과식 좀 하고 나머지는 도시락으로 싸가면 되죠^^ 저도 걱정했는데 그렇게 많지도 않더라구요. 가끔은 레시피 줄여서 만드는게 더 귀찮아서 그냥 다 만들어서 회사에 가져가거나 두고 먹어요. 그리고 푸드 네트워크는, 아무래도 그냥 얼굴 보고 뽑는 것 같아요. 너무 예쁘고 몸매 좋으면 사람들이 오히려 싫어할 테니까 적당적당하게… 그래서 요즘은 여자 진행자들이 하는 쇼는 질려서 거의 안 봐요. 별로 배울 것도 없구요. 데이브 리버만은… 사실은 게이인줄 알았는데 아닌가봐요. 80년 생치고는 얼굴에 주름이 좀 많죠. 어쨌거나 그의 쇼는 저예산으로 가는 것도 좋고, 레시피가 간단한 것도 좋아요. 그게 제가 추구한다면 추구하는거라서요. 요즘은 새 진행자 뽑는 쇼 재미나게 보고 있답니다^^

콘도야: 아 이제 카버네는 정말 쉬고 싶더라… 홈페이지나 병의 레이블에 보면 발효 중간에 생포도를 넣는다던데, 뭐 그게 좀 효과가 있는건지도… 아무래도 기후가 달라서 그런지, 아무리 내가 와인 맛을 #나 몰라도 워싱턴이나 오레곤의 것들은 네가 말한 것과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나도 어렴풋이 느끼게 되더라. 다음엔 샤토 생 미셸의 다른 종을 시도해볼까… 생각중.

그나저나 목감기라니? 요즘 바빠서 그런거냐…나는 이제 이 뽑을 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와서 좀 그렇다.

 Commented at 2007/07/03 20:5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7/04 11:04 

잘 지내시죠? 저는 보통 잘 집어 먹지 않는 편인데, 지난 주에는 좀 늦은 시간에 음식 만들기를 시작해서 계속 먹으면서 만들었어요. 저도 파스타를 잘 안 먹기는 하는데, 좋아하는 건 생파스타에 최소한의 소스만 넣은거에요. 믹서를 사면 거기에 딸린 파스타 메이커를 같이 사서 생파스타도 해 먹을텐데…

참, 휴지 여기 있으니까 침 닦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