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made Pancake Mix

…재수가 좋아 일흔 살까지 살아 있게 된다면, 그 해 생일에는 빨간 컨버터블을 살까 해요. 그리고 해 뜰 무렵에 집을 나서서 해가 질 무렵까지 고속도로를 법정 최고 속도로 달릴꺼에요. 물론 살짝살짝 위반도 해줘야죠. 그리고 언제나 지붕을 열어 놓은 채로 달려서 생기가 이미 가실대로 가신 쭈글쭈글한 피부를 그 타는 햇볕에 조금씩 말릴까 해요. 그러다보면 어느 날, 그렇게 언제나처럼 달리는 와중에 저는 조금씩 부스러져 먼지로 바람에 날려 사라지겠죠. 가볍게, 그리고 깔끔하게… 제가 죽었다고 파 놓은 구덩이 앞에서 사람들이 모여 질질 짜는 상황만은 만들고 싶지 않거든요.

유서는 이미 예순 살 생일에 써서 glove box에 넣어 놨어요. 별건 없고, Mary Kaye 하얀 Fender나 처분해 주시고, 이 빨간 컨버터블은 저처럼 깔끔하게 사라지고 싶은 노인네가 있으면 찾아서 주세요. 거기까지 가는데 든 기름값이나 받고. 

 by bluexmas | 2007/06/10 16:30 |  | 트랙백 | 덧글(7)

 Commented by 카렌 at 2007/06/10 18:54 

일흔이 되어 귀여운 손주들과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 꼬물꼬물한 요것들 때문에 “여든살까지만 살고싶어요” 모드가 될지도’ㅅ’?

 Commented at 2007/06/11 08:3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6/11 12:24 

카렌님: 요즘은 별로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데 어떻게 해야 될까요? 다행스럽게도 제가 큰 아들은 아니라서 대 끊길 걱정까지는 안 해도 될 듯…

비공개 1님: …..

비공개 2님: 그나마 일흔살에 시작할 수 있게 돈이나 부지런히 모르려구요. 그래야 컨버터블을 사죠^^

 Commented by 카렌 at 2007/06/11 13:24 

알랭들롱도 60살에 딸을 낳았으니 아직 많습니다 시간은!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6/11 13:57 

60에 딸을 낳으면 손녀라고 해야 세상에 예의가 아닐런지요?

 Commented by 플라멩코핑크 at 2007/06/11 22:03 

하얀 펜더요? 제가 처분해 드릴께요ㅎㅎ 참…예순…

괜찮아요. 할머니일지라도 펜더 배우면서 또랑또랑 치고 싶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7/06/12 12:39 

제가 가기 전에 다 전수해드리고 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