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made Pancake Mix
…재수가 좋아 일흔 살까지 살아 있게 된다면, 그 해 생일에는 빨간 컨버터블을 살까 해요. 그리고 해 뜰 무렵에 집을 나서서 해가 질 무렵까지 고속도로를 법정 최고 속도로 달릴꺼에요. 물론 살짝살짝 위반도 해줘야죠. 그리고 언제나 지붕을 열어 놓은 채로 달려서 생기가 이미 가실대로 가신 쭈글쭈글한 피부를 그 타는 햇볕에 조금씩 말릴까 해요. 그러다보면 어느 날, 그렇게 언제나처럼 달리는 와중에 저는 조금씩 부스러져 먼지로 바람에 날려 사라지겠죠. 가볍게, 그리고 깔끔하게… 제가 죽었다고 파 놓은 구덩이 앞에서 사람들이 모여 질질 짜는 상황만은 만들고 싶지 않거든요.
유서는 이미 예순 살 생일에 써서 glove box에 넣어 놨어요. 별건 없고, Mary Kaye 하얀 Fender나 처분해 주시고, 이 빨간 컨버터블은 저처럼 깔끔하게 사라지고 싶은 노인네가 있으면 찾아서 주세요. 거기까지 가는데 든 기름값이나 받고.
# by bluexmas | 2007/06/10 16:30 | — | 트랙백 | 덧글(7)
Commented by 카렌 at 2007/06/10 18:54
일흔이 되어 귀여운 손주들과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 꼬물꼬물한 요것들 때문에 “여든살까지만 살고싶어요” 모드가 될지도’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