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기다리는 나날들
꽤 오랫동안 하늘이 회색빛이라 비가 좀 올까, 싶었더니 그 회색하늘의 원인이 남쪽 어딘가에서 잡히지 않고 계속되는 산불 때문이라는 얘기를 듣고 더 갈증이 나는, 그런 나날들입니다. 이렇게 가문 탓에 6월이 되어도 잔디는 완전히 초록색으로 바뀌지 않았으니, 가끔 회사에 앉아 있으면 잔디들이 고통에 신음하는 환청이 들리는 것 같더라구요. 물을 더 자주 줘야 되는건가, 라고 생각해도 저녁에 집에 와서 밥 퍼먹고 널부러져 있기도 벅찬데…
오늘도 회사에서는 컴퓨터가 일해주고 저는 자리만 지키는 별로 달갑지 않은 상황이었죠. 저는 야근도 싫지만 그렇다고 책상머리에 앉아서 한없이 노닥거리는 것도 돈값 못하는 것 같아서 별로 즐겁지 않아요. 그래서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기분이 그냥 그렇더라구요. 그래도 뭔가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앉아서 입사하고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포트폴리오에 대한 아이디어를 잠시 끄적거렸습니다. 회사 다니면 정말 사람이 게으르고 수동적으로 바뀌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게, 자기 시간이 나도 당장 필요한 일이 아니면 잘 안 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거든요. 당장 어디에 쓸 계획도 없는 포트폴리오에 시간을 쓰느니 깨끗한 부엌을 유지해서 건전한 정신건강 상태를 유지하는게 더 유익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설겆이나 하기 마련이니까요.
그나저나 주말까지 비는 안 온다고…낮에 잠시 소나기가 내렸는데 10분 내리다 말더라구요. 감질나게. 아틀란타는 이제 본격적인 여름으로 접어 들어서, 창문도 열어 놓기 힘든 계절이 되어 버렸습니다. 앞으로 석 달 반, 힘겨운 시간이 계속 되겠죠. 아직도 여름 휴가를 가야 되는 건지 결정을 못하고 있어요. 그냥 겨울에 서울 들렀다가 북해도에 갈까…라는 생각이 가시지 않아서.
# by bluexmas | 2007/06/06 12:36 | Life | 트랙백 | 덧글(8)
악 그래도 아직은 오면 아니되옵니다. ㅠㅠ
얼마전 신발을 샀는데 그게 비 맞으면 큰일 날 소재라서 ㅠㅠ
이런게 어떻게 보면 한심하게 보일 수 있겠지만…-_-
저도 가끔 생각지도를 작성하곤하는데
작성하는데만 온신경 다 쓰곤 이내 내팽겨쳐버리곤 하져.
그래도 기획할때만큼은 정말 이루어진듯 두둥.
여긴 비가 올듯올듯..안와서 짜증납니다.
비공개님: 그렇지 않아도 오늘 위키피디아에서 도시 정보를 좀 찾아봤어요. 제가 가고 싶은데는 1.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2. 지나치게 지저분하거나 복작거리지 않고 3. 물가가 괜찮은데, 거든요. 예정 기간은 미국 노동절 주일이구요. 아는 사람이 있는 동네면 더 좋아요. 혼자 싸돌아다니기 지겨워서요.
Chan님: 사실 저는 그림을 너무 못 그려서, 원근감이라는게 아주 없어서 이 직업을 선택하지 않으려 했어요. 지금 저렇게 그리는 건 전부 그냥 반복학습에 의해 외운 형태들이 나오는 것 뿐이죠. 그래서 Chan님 일러스트레이션 보면 부러운게 저는 사람이나 뭐 이런 건 전혀 못 그리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