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is I. Kahn-Kimbell Art Museum (1972)
Renzo Piano가 Kimbell Art Museum의 확장/별관 디자인을 맡기로 했다는 뉴스를 듣고 흥분된 마음에 사진을 찾아 포스팅합니다. 2년 전, 졸업 전 마지막 학기 봄방학에 저는 차를 서쪽으로 몰아 텍사스로 향했습니다. 텍사스의 Dallas/Fort Worth지역에 있는 바로 이 Kimbell Art Musem, 그리고 바로 옆의 Museum of Modern Art Fort Worth(Tadao Ando), 그리고 Renzo Piano의 Nasher Sculpture Center를 보기 위해서였죠. 미국에 오고 나서는 워낙 자동차 여행을 좋아해서 뉴욕으로, 보스턴으로, 시카고로 열 몇 시간씩 차를 몰아 달리면서 언젠가는 캘리포니아 일주 여행을 꿈꾸었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게 되면 일주일 이상의 여행은 다니기 힘들어질 터… 너무나 굴곡이 심했던 개인생활 때문에 피눈물 흘리도록 힘들었던 미국에서의 짧은 학창 시절에 대한 이별여행 같은 것으로 저는 가장 좋아하는 이 세 미술관을 보러 왕복 24시간의 운전 여행을 떠났던 것입니다.
하여간 그렇게 꾸역꾸역 운전해서 보게 된 Kimbell Art Museum은 정말 처음으로 건축물에도 Aura가 있음을 느끼게 해준 ‘작품(저는 건축에 ‘작품’ 이라는 단어를 잘 안 쓰는데다가, 감히 제가 한 ‘작업물’ 에다가는 더더욱 쓰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었습니다. 바로 옆에는 안도가 칸에게 보내는 존경심을 담아 디자인(같은 크기와 형태의 Bay가 반복되는 구조)했다는 Museum of Modern Art가 그 몇 배되는 몸집을 자랑하고 있었지만, Kimbell Art Museum이 말없이 발하는 Aura는 조금의 굴함도 없이 시간을 뛰어넘는 숭고함의 그림자를 이웃에 드리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부로 들어가면, 자연광은 한 번 굴절되어 배가된 따뜻함을 방문객들에게 선사합니다. 이렇게 흩뿌려진 빛으로 적셔진 공간은 그 외부와 일치하는 품위가 돋보이지만, 전시되어 있는 미술작품들을 압도하는 도도함을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칸의 자아도 건축가로서 둘째가라면 서러울만큼 강하겠지만, 그렇다고 Frank Lloyd Wright처럼 그 모든 것을 압도하는 방식으로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점에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Renzo Piano는 Herzog & De Meuron과 함께 제가 가장 좋아하는 현역 건축가입니다. 일단 그의 자아가 고정된 형태언어(Gehry를 생각하시면…)보다 디테일로 드러난다는 점을 좋아하고, 그 디테일에 깃들여 있는 장인 정신을 더 좋아합니다. 그의 Nasher Sculpture Center 역시 Bay를 반복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아이디어가 Kimbell의 별관 디자인에 재생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그의 최근작인 High Museum Expansion은 바로 제가 다니는 회사의 길 건너에 있는데, 이런 정도의 별관이라면 Kimbell의 별관 역시 굉장할 것 같습니다.
흐, 갑자기 너무 흥분해서 호들갑을 떤 기분입니다. 5년쯤 후, 다시 달라스에 가야 할 것 같습니다.
# by bluexmas | 2007/04/06 11:12 | Architecture | 트랙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