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helor Party & Etc.

.9월에 결혼하는 친한 친구의 Bachelor Party에 초대 받았습니다. 장소는 플로리다의 Key West. 아틀란타에서 한다면 별 부담이 없을텐데, 회사에 휴가를 내고 3박 4일 동안 가야하는 여행 수준이다보니 망설여집니다. 올랜도는 여러번 가 봤어도 마이애미나 키 웨스트는 가본적이 없으니까, 어쩌면 좋은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7월 중순으로 잡혀 있다는데, 아무래도 허리케인 시즌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초대받아 가는 Bachlor Party일지도 모르니 가는게 좋지 않겠나, 하는 쪽으로 기웁니다.

그나저나 미국애들이랑 어울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놀기 위해서도 영어를 쓰는게 귀찮습니다. 한동안은 주중에 내내 회사에 영어를 하니까 주말에도 그러는게 피곤해서 친구들도 안 만나고 살았으니까요. 3:1까지는 적절히 주도권도 가져 가면서 대화를 즐길 수 있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파티에 가면 어느 순간 재미가 없어집니다. 사실 이 Barchelor Party에 가는 것을 망설이는 이유도 흥청망청한 분위기에서 낙동강 오리알 같은 기분을 느끼기 싫어서입니다.

…이번 주에는 영화 과식을 했습니다. 금요일 저녁에는 텔레비젼에서 해주는 Borne Supremacy를 봤는데, 극장에서 보고 제대로 이해를 못했던 이유가 전편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얼마전에 Borne Identity를 본 덕분에 다시 Supremacy를 보면서 영화의 윤곽을 잡을 수 있었는데,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Ultimatum이 기대됩니다. 사실은 아직도 Good Will Hunting을 제대로 끝까지 본 적이 없어서 최근에 반성하는 자세로 DVD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극장에서 사무엘 잭슨 주연의 Blue Snake Moan을 보았는데, 같은 남부에 몇 년 살면서도 영화 전체에서 넘쳐나는 남부 억양-특히 흑인들의-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이해하는데 약간 애를 먹었습니다. 영화는 군데군데 허술함을 보이긴 하지만 진짜 끈적거리는 블루스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즐길만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뉴욕이나 시카고, LA 같은 대도시가 미국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나라가 굉장히 문명화된 나라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이토록 땅덩어리가 넓은 덕에 미국 구석구석에는 문명 혹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 제가 사는 아틀란타에서 텍사스까지 가는 사이에 있는 Mississippi나 Lousiana, 그리고 Alabama주의 동네들을 ‘Deep South’라고 하는데, 제 친구들마저 ‘Nobody knows what’s happening in Deep South’라고 농담 삼아 말하더군요. 작년 말에 서부 일주 여행길에 비행기(샌프란시스코-포틀랜드)에서 만났던 여학생도 뉴질랜드에서 머물때 보았던 Deep South에 관련된 다큐멘타리가 정말 ‘Horrible & Embarassing’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는데, 실제로 내용은 얘기해주지 않아서 대체 어쨌는지는 알 길이 없었습니다.

말이 길어지는데, 이 땅덩어리가 큰 나라에서 지역들간의 문화적 차이는 상당하다고들 합니다. 회사에서 누군가 ‘뉴욕에서 LA까지의 거리가 런던-바르샤바의 거리와 비슷할텐데 문화적 차이가 없을리 없다’고 말했던 걸 들은 기억이 나는데, 짐작하건데 미국 전체에서 이 남부 쪽의 이미지는 멍청하거나 융통성이 없는 쪽으로 굳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 회사의 회식 자리에서 누가 ‘다른 지방 사람들이 우리 남부 사람들을 ‘Fried Green Tomato’에 나오는 이미지로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게 전부는 아니다’ 라고 말했던 걸 기억하는데 영화를 안 봐서 뭐라 할 말은 없지만 Fried Green Tomato자체는 염소젖 치즈 때문에라도 저에게는 비호감 음식입니다. 아, 역시 보지 않아서 말하기 좀 그렇지만 최근에 개봉했던 영화 Elizabethtown의 배경이 된 Kentucky쪽도 분위기가 비슷할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 올랜도 블룸의 Aunt Dora로 출연했던 백발의 아줌마(할머니?)는 사실 조지아주 사바나에서 굉장히 유명한 남부 전통 음식(프라이드 치킨, 비스킷과 같이 고지방 음식들로,흔히 사람들이 동맥을 막는 Artery Blocking 음식이라고 농담삼아 말하는…) 식당을 운영하는 Paula Deen으로, Food Network에서 자신의 쿠킹쇼를 여러개 가지고 있을 정도의 Celebrity입니다.

…Food TV 얘기가 나온김에 오늘의 Iron Chef 얘기를 해야될 것 같습니다. 이번주의 Secret Ingredient는 망고였는데, 작년 추수 감사절쯤 Iron Chef들이 방송국 내의 다른 여자 호스트들과 짝을 이뤘던 것처럼, 이번에는mixologist와 짝을 이뤄 각종 요리와 짝을 이루는 칵테일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대결은 Iron Chef Mario Batali의 압도적인 승리로 결론지어졌는데, 항상 느끼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Iron Chef는 하나의 주제 theme 이나 개념 concept을 가지고 전체 코스를 만드는 반면, 도전자들은 ‘이번 재료는 ##하므로 그 맛을 두루두루 이끌어 내려고 했다’ 라고만 밝힐 정도로 코스 전체를 관통하는 줄기를 가지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정말 대부분의 경우 이런 개념 없음은 패배로 이어집니다. 요즘은 열에 아홉이면 그 시간에 하는 미친 만화 The Family Guy를 보다가 광고가 나올때만 채널을 돌리는 정도였는데, 오늘은 칵테일 만드는 것을 보기 위해 채널을 고정했고, 보면서도 Iron Chef의 압도적인 승리를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번의 실패를 거울 삼아서 이번에는 설탕을 적게 넣고 Chocolate Pecan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봤는데, 정확히 예상한 만큼의 단맛을 지닌 아이스크림이 나왔습니다. 설탕을 안 넣은 핫 초콜렛의 아이스크림 버젼이랄까… 유기농 우유와 Cage Free Omega 3 계란에 구색을 맞춰 Pure cane organic sugar를 넣었는데 이 설탕은 우리가 쓰는 일반 설탕보다 훨씬 단맛이 적습니다.

 by bluexmas | 2007/03/05 13:19 | Life | 트랙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