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의 한국인 (10)] 포항 가마솥 돼지국밥-귀의 향연
뜨거운 여름이라도 뜨거운 국은 먹는다는 정신이 국의 한국인을 이끈다! 이번에는 포항의 맛집이라는 가마솥 돼지국밥을 배송 받아 먹어 보았다. 그리 두툼하지 않은 사골국물에 돼지 머릿고기가 건더기로 서운하지 않게 들어 있는데 가운데의 연골만 버티고 주변부는 야들야들해진 귀를 씹는 맛이 제법 쏠쏠하다. 간이 거의 안 되어 있다시피해서 후보정이 필요하다는 점만 빼놓으면 훌륭하고, 밥보다는 오히려 소면에 더 잘 어울린다.
배송비 포함 4팩 6천원 꼴이니 피코크의 상표를 달고 나와 부스러지는 살코기나 몇 점 들어 있는 옥동식의 레토르트 같은 것들에 비교해 보면 음식 전반에 대체 겉멋이 많이 들어가 있는가 생각하게 된다. 돼지국밥이라는 것이 원래 잘 자리를 잡고 있고 울타리 안에서 다양하고 맛있는 변주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급화와 그 결과물로서의 맑음’이라는 이유만으로 옥동식처럼 내적 논리가 완결되지 않고 완성도도 아주 좋다고 할 수 없는 음식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상황이라니. 새로운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나오게 된 논리며 기존의 질서에 미칠 영향을 감안하지 않고 무작정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줘 봐야 남는 건 그다지 의미 없는 레토르트 식품일 뿐이다.
그러고 보면 이런 식의 ‘새롭기 위한 새로움’ 자체가 내실이 없다는 차원에서 그저그런 레토르트 식품 같기도 하다.
*사족: 제품 자체가 냉동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런 여름이라면 한 구석에 작게 넣은 아이스팩 가지고는 보호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