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2_햇살이 소파에 깃드는 시각
햇살이 가장 깊숙히 깃드는 시각, 그러니까 오후 세 시 반쯤 소파에 누워 백예린의 새 앨범을 오디오로 들었다. 평소 같았으면 얼굴에 정면으로 내리쬐는 햇빛이 부담스러워 불투명 유리문을 반쯤 닫았겠지만 오늘은 그냥 놓아두었다. 해가 정말 유난히도 길었다. 오늘 같은 날이 남은 생에 과연 몇 번이나 다시 찾아올까.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나는 오늘을 기억할 수 있을까. I wanna be like, really fluffy couch. No need to any words, no complain, no explaining. 언제나 이곳이었던 장소가 아주 잠깐 그곳으로 바뀌는, 작은 기적과도 같은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