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5-바람직한 일요일
뭔가 꿈을 꾸었는지 약간 놀라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시각을 확인하니 아홉 시 십오 분. 꿈 탓이었는지 오늘이 월요일이라고 착각하고 머릿속으로 해야 할 일의 목록을 쭉 올리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사실은 일요일임을 확인했지만 목록을 너무 많이 올린 탓에 잠에서 완전히 깨어 버렸다. 뭔가 억울했지만 그래도 왠지 하루 번 듯한 기분이라 나쁘지 않았다. 정말 너무 오랜만에 무기력하지 않은 일요일이라 빨래와 청소를 평소보다 약간 공들여 하고 쓰레기도 말끔하게 내다 버렸다. 그러나 역시 걸레질은 너무나 하기 싫어서 두 시간이나 딴짓을 하다가 마쳤다. 그래도 오늘 같은 날이 근래에 정말 드물었다. 일만 좀 했으면 완벽했겠지만 거기까지는 욕심부리지 않기로 했다. 사실은 걸레질하기 싫어 뭉개느라 시간을 버려서 못한 거지만. 걸레질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