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송이 젤리-편의점 오랑제트
어제 주민들과 치맥 파티를 열었는데 안타깝게도 중간에 맥주가 떨어지는 불상사가 벌어져 먹던 치킨을 놓고 편의점에 갔다가 일행이 발견한 크라운 송이 젤리이다. 멀쩡하다고 자임하는 음식도 사실은 괴식인 현실에 젖어 살다 보니 괴식을 표방한 음식이 진짜 괴식이더라도 딱히 더 크게 동요하지 않는데, 이것은 놀랍게도 멀쩡하여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잠시 충격에 휩쓸렸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생각해보니, 멀쩡해도 딱히 멀쩡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초콜릿과 오렌지는 원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조합이고, 초콜릿에 오렌지맛 젤리라면 결국 오렌지 껍질 조림에 초콜릿을 입힌 오랑제트의 편의점식 모사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개념적으로는 전혀 무리가 없는 가운데 오렌지 젤리가 초콜릿에 비해 딱딱하고 질겨서 질감의 조화가 좀 떨어지는 한편 과자와 비슷한 외관을 노렸는지 투명하지도 않고 식욕도 돋우지 않는 색깔이어서 실망스러웠다. 차라리 갓이 코로로 같은 질감의 오렌지
젤리가 갓이고 초콜릿이 기둥이었더라면 어땠을까.
*사족: 버섯 생산 지자체는 빨리 오리온과 접촉하여 고속도로 휴계소의 버섯맛 버섯 젤리를 쓴 송이 젤리를 출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