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음주를 근절하자
늘 생각은 하고 살았다. 편의점 음주는 왜 막지 못하는가? 그러다가 지난 주에 새로 나왔다는 국산 맥주 ‘테라’를 곱창집에서 먹고 ‘현타’가 왔다. 이다지도 맛없는 맥주를 싸게 편의점에 깔아 놓으면 쉬운 음주에 대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인터넷을 1초만 검색해보아도 자료가 쏟아져 나온다. 편의점 음주는 불법이다. 일단 ‘일반 음식점’으로 신고하지 않는 편의점 내부의 음주는 불법이고, 외부에서는 기본적으로 탁자 설치 자체가 불법이다. 이래저래 편의점에서 술을 마시면 안된다. 그러나 누가 지키고 있는가? 계절의 영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편의점 음주는 때를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오전에도 어딘가의 편의점 탁자에서는 술판이 벌어지고 있다.
편의점 음주를 근절해야 할 이유는 많다. 일단 음주 자체를 쉽게 만든다는 근본적인 이유만으로 충분히 문제이다. 무엇보다 편의점의 음주에는 자리나 서비스 관련 비용이 일절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성인의 음주 접근성은 당연히 낮아지고, 심지어 미성년자에게도 음주의 문턱이 낮아질 수 있다. 쉬워진 음주의 부작용 즉 범죄의 발생이야 당연히 우려해야 할 사안이지만, 한편으로는 결국 편의점이 소위 ‘동네 상권’의 지분을 갉아 먹고 있지 않은지도 의심해 봐야 한다. 훨씬 적은 돈으로 똑같은 술과 비슷한 안주를 자유로이 먹을 수 있는, 소위 ‘가성비’ 좋은 상황에서 주점이나 음식점에서의 소비를 내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을까?
한편 음주에는 범죄 말고도 다른 문제들이 딸려온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흡연이다. 과연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흡연자의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내가 내뿜는 연기가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것은 물론, 꽁초는 결국 쓰레기라는 점을 인식하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대체 얼마나 많을까? 또한 음주는 흡연을 자극하지 않는가? 마지막으로 ‘초등학교 정문으로부터 50미터’처럼 법적으로 금지된 지역에서의 흡연을 편의점 음주가 부추기지는 않는가? 당연히 부추기고 있고 초등학교 정문 바로 앞에 자리 잡은 편의점에서도 술판이 벌어지며 담배 연기가 피어 오른다. 술판이 벌어지고 난 뒤의 쓰레기는 또 어떤가.
기본적으로 음주가 너무 쉬운데 편의점이 이를 부추기고 있는지는 않은지 심각하게 따져봐야 한다. 소위 ‘골목 상권’의 ‘구멍가게’들이 편의점으로 바뀌면서 결국은 쉬운 음주의 거점만 늘린 것은 아닐까? 비단 편의점이 아니더라도 소주와 ‘국맥’이 장려하는 음주 문화가 조금 더 엄격해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를 위해 노출된 주류의 운반 및 노상 음주, 야간의 편의점 주류 판매 금지 등의 조치 등 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