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목장 소시지와 쫀득함의 멍에
롯데 본점의 상하목장 매장을 지나다니며 눈여겨 보다가 소시지를 사먹어 보았다.
1. 일단 너무 달다. ‘아침식사용 소시지(breakfast sausage)’라고 메이플 시럽 등으로 단맛을 보강한 종류가 있는데 비슷하다. 이 정도로 달면 금방 물릴 뿐더러 같이 먹는 음식의 균형을 깰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억 번 쯤 말했지만) 짠맛의 지분을 상당 수준 잠식한다. 짜야 할 음식이 왜 달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2. 소위 ‘수제’를 강조하는 소시지의 맛이 때로 놀랍도록 비슷비슷하다고 느낀다.
3. ‘쫀득함’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질기고 단단하다. 일단 껍질이 너무 질긴데, 속살에도 부드러운 구석이 전혀 없을 뿐더러 이를 가는 직경이 악화시킨다. 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속살은 없이 껍질만 있는 소시지 같다. 겉의 저항이 중심부로 들어갈 수록 잦아들어야 바삭이든 아삭이든 쫀득이든 할텐데 전혀 그런 변화가 없다. 그냥 딱딱하고 질기다.
4. 포장의 주장처럼 ‘육즙 톡’ 터지지 않는다. 딱딱할 뿐더러 말랐다.
5. 진짜 이제는 ‘빌어먹을’이라는 형용사를 붙일 수 밖에 없는 쫀득함 (또는 쫄깃함)은 그 자체로도 미덕이 될 수 없지만 밥의 질감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사실 더 문제다. 스팸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6. 이렇게 말하면 ‘스팸과 이런 소시지는 다르지 않냐’라고 반문하는 분들 계실 텐데… 저 소시지가 어떤 종류든, 즉 프랑크든 비엔나든 너무 단단하고 질기다는 말이다. 갈아서 다시 빚어내는 고기가 이렇게 단단해야 할 이유가 없다. 아예 살라미 같은 종류라면 또 모르겠다.
7. 그나마 치즈가 우유의, 소시지를 포함한 가공육이 삼겹살 등 일부 부위에만 몰리는 돼지고기의 기타 부위 재고 문제를 일정 수준 덜어줄 수 있을 거라 믿는데 이런 질감이라면 가망이 없다.
8. 그런 차원에서 국산 삼겹살로 베이컨을 만드는 시도는 정말 너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너무 먹어서 해외에서 수입하는 부위를 굳이 가공해서 비싸게 팔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9. 못 쓰는 손글씨로 일종의 ‘진정성’을 내세우는 광고를 종종 보는데 (위의 사진 참조), 글씨 자체도 매력이 없지만 큰 기업체에서는 제발 좀 윤문을 해서 제품에 실었으면 좋겠다. 난 이런 컨셉트의 제품을 보면 팔아 먹으면 안 될 부분까지 팔아먹으려 드는 것 같아서 몹시 화가 난다.
사족
속에 간이 된 반숙 계란을 파는데… 주로 여름에 자주 볼 수 있는, 노른자 주변의 흰자가 흐물거리는 현상을 발견해서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개당 1,000원이 좀 넘었는데…
이 나라 음식에 대한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참… 긍정적인 요소가 너무나 없고 그건 음식 관련해서만이 아니라는 걸 다시 새삼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카카오 무식글 잘봣습니다
국내산 가공육은 그래도 에스푸드에서 나오는 존쿡이 제일 낫다고 봅니다.
문제는 파는 곳이 없어서 온라인 샵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 귀찮지만요…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파는 시중 제품에 비하면 그래도 훨씬 좋은 편인데.. 왜 유통이 잘 안되나
모르겠어요… 기회가 되시면 존쿡몰 검색 하셔서 한번 이용해 보시지요~ (영업하러 나온 느낌~)
전 존쿡보다는 한경햄이 여러모로 나은 것 같더군요.
처음 서울 시내 백화점들에 입점되었을 때 정말 반가웠는데
어느 순간 백화점 매장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해서…이젠 택배로나 사야할 듯 하네요.ㅠㅠ
제 기억으로는 한경햄의 400그람짜리 베이컨이 4만원이었는데… 저는 그런 가격은 제품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가격책정 같습니다. 존쿡의 건염베이컨이 400그람에 11900원인데… 같은 400그람에 40000원은…. 가공육의 취지에 맞지 않는… 제 기억엔 로인햄도 300그람짜리가 14000원인가 했던거 같습니다.
그렇죠. 국산 삼겹살은 4만원쯤 했고 비국산은 좀 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