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성심당- “옛날” 빵집의 “전통” 놀음과 튀긴 소보로
상대적으로 오래되었다는 이성당 류의 빵집에서 잘 써먹는 “전통” 놀이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그들이 내세우는 전통은 결국 정체, 그것도 발달하는 기술을 자기 편한 대로만 써먹는 정체이기 때문이다. 전통이 진정 전통다우려면 두 가지 극단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한다. 완전히 재래식으로 가서 장작불에 손반죽해서 빵을 굽거나, 그 먼 옛날 느리게 만들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낳은 품질을 현대적인 기술을 통해 최대한 재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곳도 둘 가운데 하나를 택하지 않는다. 그냥 옛날 물건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만든다. 이게 진정한 전통인가? 믹서에 가공버터 넣고 반죽해서 중국산 팥앙금 넣고 만든 옛날빵을 발효기에서 부풀려 현대 오븐에 구우면 그게 전통인가?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고 또 지나야만 한다.
오래 되었다는 빵집들에 대해 기본적으로 이런 생각을 품고 있지만, 대전 성심당의 튀긴 소보로는 비슷한 부류의 여느 제과점 빵에 비해 훌륭하다. 튀긴 겉은 바삭하고, 팥소는 살짝 진 편이라 겉과 질감의 대조가 좋다. 사실 소보로빵은 소가 없어도 먹을 수 있는 것이니만큼 팥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데(자칫 잘못하면 과잉 overkill 이 된다), 그런 측면에서도 지나치지 않다. 어제 브레드피트의 우유크림빵을 평하면서 ‘10%만 더 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이 팥은 그 10%의 범위를 채우고 반대쪽으로 10% 넘어가려는 수준이다. 좀 달다고 느낄 수 있다는 의미.
이것 말고도 여러가지 빵을 함께 먹었는데 성공(hit)과 실패(miss)가 공존했다. 기억에 남는 건 부추빵. 속의 물기 때문인가 내가 먹는 시점(아침에 구운 것을 저녁에 먹는?)에는 바닥이 완전히 뭉개져 뚫릴 지경이었다. 그래도 그 속 자체의 맛은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어제 브레드피트의 우유크림빵을 평하면서 ’10%만 “더” 달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수정하시고, 삭제하셔도 무방합니다.)
오타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옛날빵들이 서울에서 필요 이상으로 설치고있다는 느낌이죠.. 전 1년에 한두번 먹습니다.
라즈지같은 중국풍 매운닭볶음은 중국에서도 다루는 닭 부위가 좀 다른가봅니다. 쓰촨에선 닭날개’만’ 사용한다는 이야기도 있고,(살 양이 적어 결국 맥주 곁들이는술안주죠) 혹은 검색해보면 즉석에서 닭무게를 재보고 한마리를 잘라주는데, 무게가 많은 닭은 돈을 더 받는다고 합니다.
서울에서야 닭날개 두어개 쓰는 수준이라 정말 먹을 것 없습니다. 전 2번인가 먹어보고 이젠 주문을 포기한 메뉴죠 orz
전 튀김소보로는 너무 달고 느끼해서 못 먹겠더라고요. 뭔가 성심당 빵들은 나쁘진 않고 다른 데와 차별화는 되어 있는 것 같은데 미묘하게 너무 달거나 뭔가가 과하거나 한 맛이 나요.. 제 생각에는. 가끔 괜찮은 것도 있긴 하죠 ㅎㅎ
대전에서 뭔가 괜찮다 하는 빵집들은 거의 다 성심당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우는데, 그 중에선 전민동 슬로우브레드가 좀 괜찮았어요. 제가 생각하는 성심당스러운 단점(?)이 없더라고요.
이글루스에서 옮기시고 나서도 자주 들어와 보고 있어요~ 글 항상 잘 보고 있어요 ㅎㅎ
부추빵의 경우 저는 갓 나온 것을 바로 먹을 때와 묵혀뒀다 먹을 때 완전 다른 빵이라고 느꼈습니다.
갓 나온 빵이 빵 자체는 부드럽고 마른 느낌인데 계란이 들어간 부추의 식감은 촉촉해 좋았다면 묵은 빵은 부추의 수분이 빵에 다 흡수돼 축축하고 끈적끈적…그래도 기본적으로 소의 맛이 좋긴 하지만 갓 나온 빵에 비할 수가 없죠
저는 왜 식었을때의 상태까지 감안하고 만들지 못하는지 그걸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먹은 건 물기를 머금어서 빵이 완전히 물크러져 있었어요.
성심당 튀김소보루는 이름과 다르게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은점이 꽤 좋은 것 같습니다.
팥도 많은데 생각보다 아주 달지도 않고요.
그러다보니 커피랑도 어울리고, 스테디셀러가 될 만 하다고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