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액
1. 먹은 그릇 바로바로 설거지해 부담을 줄이겠답시고 오바하다가 또 손을 벴다. 칼날을 세워 손가락을 지그시 눌렀다. 병원 가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방수밴드를 꽉 조여 붙여서 지혈했다. 매주, 그것도 오른손 왼손 번갈아가며 잘라먹고 있다. 액땜? 이쯤되면 인생이 액인 셈. 땜질 필요 없다 다 터져서 줄줄 흐른다.
2. 마침 방수밴드가 떨어져 사러 갔는데… 모든 약국이 다 불친절한 건 아닌데 왜 요즘은 가는 약국마다 친절하지 않을까. 가장 황당했던 데는 홍대 주차장 골목 근처 모 약국. 스스로의 이름을 붙인 약사가 잔돈 없다며 물건을 안 팔았다. 네? Again 1980?
3. 택배 보내러 우체국 갔는데 택배 딱지 쓰면서 보낼 물건까지 탁자에 올려놓는 아줌마 멋졌다.
4. 워너비가 더 싫다.
5. 또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이젠 기다림이 뭔지 알 것 같다. 망부석이 된 아낙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이다. 그녀는 어디부터 돌로 굳기 시작했을까?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5-1. 이왕 굳을 운명이라면 마음부터 굳는게, 자비롭게.
6. 땅콩버터가 필요해 토요일 저녁 급하게 남대문에 갔다. 문 닫는 시장에서 큰 거 한 통 만오천원에 부르는 걸 천원 깎아 사고 좋아했다. 오늘 코스트코 갔는데 같은 거 두 병 묶어 이만이천원에 팔더라… 속은 내가 병신인거지?
# by bluexmas | 2012/04/05 00:27 | Life | 트랙백 | 덧글(6)
Commented by 세츠 at 2012/04/05 09:44
지금은? 뭔가 재수없는 일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는 거 같은데 허우적대고 있네요(- – ;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