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라이글루
참 웬만하면 이런 글은 쓰고 싶지 않은게, 집 없는 사람이 어찌어찌해서 방 한 칸을 공짜로 얻어 더부살이 하면서 집 아니면 방 주인을 대놓고 욕하는 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은 좀 써야 될 것 같다. 어차피 집 주인이라는 사람은 공짜로 방 많이 나가면 자기가 아량 넓은 사람으로 여겨져서 다른 쪽으로 들어오는 이득을 계산하는 사업가인 것 같으니까. 달리 말하자면 “야 저 사람 어려운 사람도 많이 도와주는 걸 보니 괜찮은 사람인 것 같은데 다음에 사업할 일 생기면 저 사람이랑 엮어서…”언젠가 잘 나가는 건축가님께서 “Less is more” 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대체 이게 뭔 얘길까. 곱씹어보면 화두나 선문답 같기도 하다. 어쨌든 저 말의 의미를 건축적으로 따져보자면 나도 밑천이 드러날때까지 뭔가 써야되고 또 그만큼 시간이 많이 걸릴테니 그건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는데, 그냥 생각해보면 과유불급이다. 지나치면 탈 난다고.
지금은 잘 기억도 나지 않지만 이오공감을 저 따위로 바꿨을 때에도 굉장히 짜증났었는데, 문제는 그전 이오공감의 체계에서 볼 수도 있었던 좋은 글을 못 보게 되어서가 아니라, 아무 인터넷 사이트에나 가도 벌어지는 ‘정보의 주입’ 이 소위 말하는 블로그 사이트에서도 벌어진다는 점 때문이었다. 인터넷 시대에는 정보가 과잉일 뿐만 아니라 원하지 않아도 주입이 되는 환경이 생성된다. 예를 들면 난 안#환 자살이나 그 이후에 벌어지는 온갖 소문, 그리고 정#희의 입장, 뭐 이런데 전혀 관심이 없다. 관심이 없는 정도를 떠나 아무런 얘기조차 듣고 싶지 않다. 그러나 어느 포탈 사이트에를 가도 어떻게든 자극적인 문구들이 대문에 뜨기 때문에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가 없다.
말해놓고 나니 모를 수가 없다는 말이 참 말도 안 되게 웃기는구나. 알 수가 없다도 아니고 모를 수가 없다. 라니. 알고 싶지 않은데도 알아야만 하는 세상의 진리라는게 있나? 그것도 아니면 안#환 자살의 진모를 알면 이상사회 구현에 우리 모두 한 발짝 더 다가서나?
하여간 얘기가 삼천포로 샜는데, 억지로 새는 생각의 흐름을 바로 잡자면 뭐 그렇다. 누가 SK 아니랄까봐 이글루스가 업데이트되는 방향은 싸이와 거의 똑같다. 요즘은 싸이월드에 거의 접속을 안 하기 때문에 최근 상황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체 모든 정보를 접속하자 마자 선택의 여지없이 보아야 한다는 건 또 다른 정보의 주입이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 뭐 블로그질 하는 사람들 가운데 덧글에 관심 없는 사람이 뭐 있겠냐만, 그렇다고 해서 이글루스 첫 머리에 가자마자 덧글이 몇 개 더 달렸고 누가 언제 달았는지 쭈우욱 나오는 이런 페이지에는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 마우스 버튼 클릭 몇 번만 하면 관리 메뉴에 가서 다 볼 수 있는데, 대체 누가 이런게 좋다고 갈수록 인터페이스를 복잡하게 만드는 걸까? 나 참 이해가… 거기에다가 이런 식의 필요없는 과잉친절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면서 계속해서 죽어가고 있는 사람의 기대심리랄까, 뭐 이런 걸 십자가에 못 박는 행위다. 나는 언제나 덧글의 수자를 기억하기 때문에 그 수자가 바뀌었을때 메뉴와 옛날 글들을 뒤져가면서 누가 어떤 덧글을 달았을까 기대를 하며서 찾는 재미를 소중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까딱 잘못하면 이젠 그런 재미도 없어질 것 같다(참고로 내 블로그에는 어떤 이유에선지 그 ‘네비바’ 가 안 달려있다. 사실은 그게 뭘 하는건지도 잘 모른다).
블로그질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자기 블로그에 가서 글 쓰고, 사진 올리고, 링크 따라서 다른 사람들 블로그에 가서 공감하는 얘기가 있으면 덧글 달아서 의사소통하면 된다. 아무리 바꾸고 또 바꿔도 나랑은 전혀 안 닮은 아바타도 필요없고, 과잉친절 부려서 덧글 몇 개 언제 달렸나 다 보여주는 것도 필요없다. 아바타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곧 이글루스에 아바타 도입된다는데 오백원 걸 수 있을 것 같다. 뭐, 벌써 도입되었다고? 그렇다면 여기에선 분홍색 토끼옷 남자한테도 입힐 수 있나? 옛날 싸이에선 그걸 제일 좋아했는데 여자옷으로만 있다고 해서…
# by bluexmas | 2008/10/17 15:06 | Life | 트랙백 | 덧글(7)
너무 순식간이라 적응하기 힘들어요 ㅜ_-
곧 적응 하겠지만 적응하고 싶지 않아요!
turtle님: 그러게요 이게 웬일인지… 제 블로그는 뭐 차이 하나도 없고 생전 본 적없는 사람들의 블로그가 리퍼럴에 뜨더군요.
intermezzo님: 뭐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니 이렇게 되는게 아닐까요? 오늘 잠깐 뒤져봤는데 정말 쓸데없이 복잡하더군요.
(… 로스트 비프가 잘 익었는데 한 쪽 드셔보시겠어요? 하는 토끼 말인가요? -_-;;;; 그림 잘 그리면 그려보고 싶군요….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