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라 뒤레
누가 프랑스에 갔다왔다며 라 뒤레 마카롱, 메종 드 쇼콜라의 트러플 등을 사다주었다. 초콜릿이야 괜찮지만 사실 마카롱은 먹을 수 있는 상태라고 해도 맛을 금방 잃어버린다. 판매처에서는 사흘내로 먹으면 된다던데 아마 며칠 더 되었을듯. 그래서 맛을 논하는 건 큰 의미가 없지만 아몬드의 맛과 질감만은 여전히 꽤 생생했다. 다만 신세계에 들어왔을때 먹은 것과 마찬가지로, 아몬드 입자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굵게 남겨 두는 이유는 아직 헤아리지 못했다. 공기를 불어 넣은 머랭이 조직의 뼈대라는 걸 감안한다면 곱게 가는 편이 전체를 하나의 덩이로 느끼는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건 어디에다가 자문을 구해야 할듯.
제가 알기론
1. 과거 현대적인 아몬드 제분 기술이 없었을때 부터 마카롱을 만들었기 때문에 당시에 마카롱은 입자의
크기가 들쭉 날쭉 했고 그것을 재현 하려다 보니 지금도 그렇게 만든다고 합니다.
2. 일본이나 프랑스의 전문점들은 스페인산 마르코나종(맞나요? 기억이 가물)과 미국 캘로포니아산
아몬드를 블랜딩 하다 보니 두개의 식감이 대조를 이뤄 입자가 더 느껴 진다고 하기도 합니다.
3. 아몬드 가루는 아무래도 표면적이 통 아몬드에 비해서 넓기 때문에 견과류의 특성상 산폐가 빠르고
따라서 전문점이라면 직접 아몬드를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전문적인
롤러 방식의 제분을 하지 않고 , 로보쿠프나 할데 같은 대형 푸드프로세서로 아몬드를 가는데
이경우 곱게 갈기 위해서 오랜 시간 갈면 견과류 특유의 기름이 밖으로 새어 나오기 때문에
아무래도 곱지 못한 가루가 되기 쉽습니다. 또 1번의 이유로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기도 하구요
(더 정확히는 라뒤레, 피에르에르메도 거친 입자가 느껴지므로 왠지 나도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은)
그렇군요. 하긴 너무 오래 갈면 아몬드 버터가 되겠죠. 블레이드 프로세서로 갈면 열도 생길 테고요. 이해는 가는데 마카롱의 질감과는 반대로 간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