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소문동] 주경옥-머뭇거림의 맛
가격과 무관하게 어떤 음식은 사람을 오래 고민하게 만든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나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결론이 늘 좋게 나지는 않지만 나름의 의미는 있다고 굳게 믿는다. 음식이 음식의 본질이 아닌 세상에 고민을 한다니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니까. 물론 고민만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고 결과가 받쳐줘야 하지만 적어도 이런 음식은 나를 좌절시키지는 않는다. 7월 말에 동소문동(또는...
가격과 무관하게 어떤 음식은 사람을 오래 고민하게 만든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나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결론이 늘 좋게 나지는 않지만 나름의 의미는 있다고 굳게 믿는다. 음식이 음식의 본질이 아닌 세상에 고민을 한다니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니까. 물론 고민만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고 결과가 받쳐줘야 하지만 적어도 이런 음식은 나를 좌절시키지는 않는다. 7월 말에 동소문동(또는...
블랑제리 우트의 식빵을 꽤 오랫동안 먹었다. 그런데 전부 배달이어서 매장에 한번 갔다온 다음 글을 쓰자는 게 시간이 많이 흘렀고 그 사이 나는 또 다시 빵을 직접 구워서 먹기 시작했다. 하여간 이곳의 식빵은 최고라고 말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일본 음식으로서 식빵은 궁극적으로 밥을 닮은 빵이다. 밥의 맛이 난다는 말이라기 보다, 모든 상황에 두루두루 잘 어울려야 하는 빵이라는 말이다....
이 여름, 더위 만큼이나 열패감에 시달렸다. 아니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여름만의 일은 아니다. 작년 6월까지 아버지 사후 일처리를 한 이후, 일 년 넘게 ‘현타’에 시달리고 있고 그 한가운데에 열패감이 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으니 이제는 내 차례인데 앞으로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것 같다는 기분에 시달렸다. 할아버지가 79, 아버지가 80에 세상을 떠났으니 대략 내 앞에 30년의...
무오키에 방문한 날도 매우 더웠다. 생활권에서 강남은 최소 1시간, 꽤 힘이 들어 가기 싫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레스토랑에 도착해 스탭들, 특히 소믈리에가 좋은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입고 일하는 모습을 보고 반성했다. 이런 날씨에 프렌치 커프 셔츠까지 입고 일을 하는데 나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웰컴 드링크는 루바브로 균형을 맞춘 얼그레이인데 식사 시작에 입맛을 돋울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