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이미 질식사한 제과제빵의 레퍼런스

슬슬 질식사의 문턱에 접어들고 있는 도너츠를 살펴보고 나니 이미 맛의 세계를 하직한 제과제빵의 레퍼런스들이 생각났다. 1.마카롱: 마카롱의 핵심은 껍데기일까 소일까? 한국에서는 후자라 믿었으니 지옥의 뚱카롱이 탄생했다. 마카롱의 원조라는 피에르 에르메와 라뒤레마저도 몰아내는 한국형 뚱카롱의 파워! 2. 레이어드 케이크: 크리스티나 토시의 디저트는 충분히 독창적이지만 미국의 질펀한 맥락 속에서만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 정교함을 대신 푸짐함을 선택한 케이크가...

[연남동] 카페 레이어드-코로나 놀이터?

연남동에 나간 김에 케이크를 사려고 카페 레이어드에 들렀다가 놀랐다. 일단 코로나 시국인데 케이크가 외기에 완전히 노출돼 있었다. 서버에 올려 두었다면 뚜껑을 덮고 직원 한 명만 배치해도 훨씬 안전할 수 있을 텐데 케이크가 그냥 방치돼 있었다. 또한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상태에서 만석이었다. 2층의 좁게 배치된 탁자를 띄워 놓지도 않은 채로 사람들이 다닥다닥 앉아 있었다. 탁자 사이마다 아크릴...

페이스트리의 가격 상승과 ‘먹을 수 있는 정체성’

지난 주에 우나스의 케이크에 대한 글을 썼는데, 사실은 가장 중요한 측면을 잊고 다루지 않았다. 쓰고 몇 시간 뒤에 생각이 나서 덧붙일까 생각하다가, 독립적인 글을 쓸 만큼 의미가 있는 사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대체 무엇이냐고? 바로 가격과 ‘먹을 수 있는 정체성’ 사이의 관계이다. 우나스의 ‘도산 멜론’ 케이크를 다시 소환해보자. 썰어낸 멜론 조각을 형상화하기 위해 멜론 껍질을 썼는데, 물론...

[논현동] 우나스-착잡한 시각성의 페이스트리

이런 페이스트리를 먹으면 한동안 착잡함을 느낀다. 맛이 없어서? 그렇지 않다. 굳이 결론부터 내려야 한다면 우나스의 케이크는 맛없지 않다. ‘도산 멜론’을 포크로 가르는 순간 흘러 나오는 멜론 콤포트의 촉촉하고 싱그러운 단맛 하나만으로도 요즘 같은 날씨에 이곳을 찾은 발걸음은 적절히 보상 받을 수 있다. 착잡함의 진짜 원인은 구현의 형식을 위한 의사결정이다. 굳이 이렇게 복잡한 모양새로 만들어야 할까? 물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