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못마땅한 것 천지에 가장 못마땅한게 나 자신인지라 이렇게 살고 있다만 그래도 요즘 긍정적인게 있다면 운동을 적어도 주 3회씩 꾸준히 하고 있다는 점. 최소한 다시 습관을 붙인 상황에는 이르렀다. 이마저도 일주일에 한 번, 두 번 드문드문 가서 첫 3개월 회비를 거의 날리다시피하고 얻은 것이다. 사실 크게 바라는 것도 없다. 그냥 하루 건너 한 번씩 가서 늘 하던 대로 이것저것 할 뿐이다. 한 시간 사십 분까지는 하되, 뭘 하더라도 그 시점에서 그냥 끊는다. 아주 무겁게, 가볍게도 하지 않고 그냥 당일 컨디션에 따라 무게를 골라 천천히 움직인다.

약 4년 전에 돌아오자마자 단지 내 헬스클럽에서 단기간 좋은 성과를 거둔 뒤 계속해서 하락세였는데, 그때 실패원인이 무엇이었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근육을 붙이겠다고 상하체를 나눠 운동을 시작한 것이었다. 이젠 그런 시도 따위 하지 않는다. 그냥 적당히 걷고 적당히 들었다 놓았다를 되풀이한다. 그래도 꽤 익숙해져서, 여름되기 전에 하프마라톤을 한 번 다시 시도해볼까 생각중이다.

식습관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가장 몸이 가벼웠던 시절처럼 거의 모든 걸 다 먹는다. 여름의 무탄수화물 다이어트는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당시에 몸무게가 정말 꽤 줄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게 탄수화물 규제 때문인지 엄청난 노동 강도 때문인지 정확하게 구분이 불가능하다. 물리적인 영향은 차치하고서라도 편향된 식단은 사람을 정신적으로 지치게 만든다. 어차피 다시 살이 찐다면 그냥 원하는대로 먹고 찌는 편이 낫다. 관성은 불균형을 낳고 그 불균형은 고민을 낳으며 그 고민은 사람을 병들게한다. 삶은 관성 투성이다. 그래서 고민을 낳고 사람을 병들게 한다. 틀이 그 내용물의 안녕을 위협한다. 모순도 정말 이런 모순이 없다. 주인 행세를 해야할 대상에게 노예로 얽매여있다.

 by bluexmas | 2013/02/13 00:31 | Life | 트랙백 | 덧글(1)

 Commented by 애쉬 at 2013/02/13 00:50 
가끔은 틀이 알맹이를 정하는지 알맹이가 틀을 만드는지 영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둘 다 아니려나요?

세상 사는 재미 중 제일 큰 재미가 물질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는 건데

‘나’에 속한 물질이라고 생각했던 ‘몸’이 참 맘대로 되지가 않네요

만족하실만한 소기의 성과 있으시다니 축하드리구요

너무 닦아세우지만 마시고 얼르고 달래고 용서도 해가미 살아가보시는게 어떨까싶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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