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구운 삼겹살 보쌈

오랜만에 포기김치를 담그기로 해서, 그러는 김에 제대로 먹어보자고 코스트코에서 삼겹살을 한 덩어리 사왔다. 1.7kg. 잘라서 일부만 굽고 나머지는 진공포장해 냉동보관할 생각이었는데 막상 거대한 뱃살덩어리를 보자 마음이 약해져 그냥 덩어리째 구웠다.

대부분의 경우 수육이라면 삶은 삼겹살을 의미하지만 나는 국물을 먹을 고기가 아니라면 삶는데 반대다. 여러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물로 맛이 다 빠져 나가는게 싫다. 오븐에 구울 경우 온도와 시간 조절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원칙은 최대한 낮은 온도로 내부 온도를 올린 다음 높은 온도로 겉을 지져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데이비드 장의 요리책 <모모푸쿠>의 레시피를 참고해서 섭씨 230도에서 한 시간, 175도에서 한 시간 반을 구웠는데 시간이 많다면 그보다 훨씬 낮은 온도(120도)에서 아주 오래 익히는 편이 낫다. 높은 온도에서 겉을 지지는 시기는 찾아본 결과 내부 온도의 상승을 감안한다면 마지막이 낫다고 한다. 소금을 골고루 발라 대여섯 시간 정도 재웠는데 염지액에 밤새 담가두는 편이 훨씬 효율적일 것 같다. 한편 이름처럼 그 ‘겹’이 뚜렷하므로 그 겹을 살려 깨끗하고 보기좋게 썰려면 완전히 식히는게 좋다. 아예 차갑게 식으면 종잇장처럼 얇게 썰 수도 있다.

구워놓고 보니 강제 컨벡션으로도 열이 완전히 고르게 분배되지는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백화점에서 돈지랄배추를 사다가 담근 김치는 역시 속잎을 제대로 절이는데 실패해서 썩 만족스럽지 않다. 위와 아랫잎의 단단한 정도가 너무 다른 배추를 제대로 절이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by bluexmas | 2013/01/21 10:30 | Taste | 트랙백 | 핑백(1) | 덧글(8)

 Linked at The Note of Thir.. at 2013/02/28 10:45

… . 포르케타는 결국 뼈를 발라낸 돼지고기를 말아서 구운 것이니 어떠한 부위로도 가능하다. 우연히 삼겹살을 쓰는 레시피를 보고 이거다 싶어 도전해보았다. 지난 번에는 오븐 통구이를 해보았으니 이번엔 저온 조리, 삼겹살에 칼금을 내고 통후추, 통 카르다몸 등을 팬에 구워 향을 낸 후 이제는 새 버 그라인더에게 자리를 내어준 양념 갈이에 … more

 Commented by 삼별초 at 2013/01/21 11:23 
배추 절이는것이 김치의 1/3은 먹고 간다고 하죠

직접 절일때마다 특별한 기술이 있는것도 아닌데 쉽지가 않으니 직접 김치를 담그시는 어머니께서 위대하게 보입니다 끙;

 Commented by bluexmas at 2013/01/24 00:20
네 정말 만만치 않네요. 게다가 이 배추가 무척 단단해서요.

 Commented by biscotti at 2013/01/21 13:43 
기…김치까지……….!! 삼겹살!!!!!!!!!!!! 홍대주민이시라면 달려가고 싶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3/01/24 00:20
아, 저는 홍대에 살지 않습니다. 보다 더 변두리 라이프지요.

 Commented by 대건 at 2013/01/21 16:19 
통삼겹구이라고 해야 하려나요. ^^

당연히 맛있을 것 같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3/01/24 00:20
네 그냥 통삼겹구이입니다^^ 별 거 아니죠~

 Commented by 별일없이산다 at 2013/01/23 02:48 
지금 제일 먹고 싶은 거 ㅜㅜ

미국 돌아가면 오븐에서 구워봐야겠어요. 저는 제이미 올리버 레시피 따라서 한번 해봤는데 잘 안됐던 기억이 ㅡㅜ

 Commented by bluexmas at 2013/01/24 00:21
어 그냥 straightforward한 레시피입니다. 그냥 온도만 맞춰서 넣어두면 알아서 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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