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의 이전을 비롯해 추억 돋는 잡담

1. 어제 뒹굴거리며 이것저것 뒤지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내가 졸업한 초등학교가 이전한다고. 그래서? 라는 반응이 나올텐데 이게 간단치 않은 문제인 것은 그 학교가 나름 116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오래된 학교이기 때문이다. 수원 시내 한복판에 있는 이 학교의 부지는 사실 사도세자의 행궁터다. 최근 계속 복원을 했는지 나도 재작년인가 정말 수십 년 만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지금 학교 건물은 1986년 초인가 그 유명한 화재로 소실된 본관을 대체해 지은 것인데 그 당시 한 학년에 적어도 여섯 반씩 있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애들도 없고 시내에 사람도 잘 안 살고 해서 학년당 한 반만 있는 모양이다. 상황이 그러하니 지자체에서는 지원 받은 몇십 억인가를 반납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학교를 이전시키고 그 자리까지 복원을 마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모교이기 때문에 엄청나게 감정이입이 되고 그런 상황은 솔직히 아닌데, 큰 맥락을 보았을때 ‘현재의 학교도 역사적인 가치가 있다’라고 말하는 기사의 인용구에 나도 동의한다.

날 추워지기 전에 수원 한 번 다녀올까…

2. 한 며칠만 잉여로 살자고 마음 굳게 먹고(이걸 위해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하는 만큼 나는 소심한 인간-미래는 언제나 불안하다 미래라서 ㅠㅠ) 뒹굴거리는 와중에 중고등학교 홈페이지도 한 번 들여다보았는데 다녔던 남자중학교가 공학이 되었다는 소식을 읽고 참 격세지감이라 느꼈다. 홈페이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격세지감인지도…

3. 중고딩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사실 별로 할 이야기는 별로 없고 매점 운영하시는 아저씨, 아주머니와는 언제나 친했다는 정도만… 중고등학교때 다 그랬다. 중학교때 매점은 현재 쓰는 27인치 모니터만한 두쪽짜리 창을 빠꼼 열고 물건을 팔았는데, 쉬는 시간이면 배고픈 사춘기 어린이들이 엄마새 입 주면에서 난리치는 새끼새마냥 와글와글 모여 먹을 걸 사댔다. 나는 주로 샤니 소보루빵(100원)을 먹었는데 50원짜리 튀김만두 등도 나름 인기였다. 그걸 사서 사발면에 넣어먹는 미식가들도 종종 있었다. 한편 고등학교때는 식당과 붙어 있어 매점의 규모가 꽤 컸는데 당연히 남녀학생들의 접선장소로 애용되었다. 특히 자율학습 중간 쉬는 시간인 여덟시에는 감독이 소홀한 틈을 타 연애편지 등이 교환되곤 했는데…

3-1. 아 쓰고 나니 소보루빵 먹고 싶어지네. 편의점이나…

3-2.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고딩시절 매점에서의 일화. 당시 붕어싸만코가 대인기여서 나도 어느 날인가 한 개 사먹으러 갔는데 그날따라 잘 팔렸는지 주인아저씨가 냉동고 바닥에서 건져 꺼내주며 ‘다 잡아가서 없어!’라고…

3-3. 생각하면서도 킥킥거리며 웃었는데 글로 옮기고 나니 별로 재미없다…

3-4. 나도 매점에서 편지 한 번 보내본 적 있으나…

4. 기업체 조립 컴퓨터의 분명히 비쌀리 없는 전원에는 기본으로 딸려 나온 것 말고 몇 개의 하드며 장비를 덧붙이면 될까? 하드 한 개만 더 달아도 어째 좀 절룩거리는 느낌이 든다. 아예 전원을 큰 걸로 바꿔?

5. 36만원짜리 키보드에는 대체 키캡이 29개에 사만 오천원…;;;

6. 이 블로그에서는 그런 주제에 대한 글을 거의 쓰지 않는데 트위터에서 생리와 발기를 비교하는 남자의 발언을 보고 참 어이가 없었다는 이야기는 좀 해야되겠다. 군가산점 제도에 대해 ‘그럼 남자도 임신해보라고 해요’라던 대학후배 수준.

7. 내가 나온 고등학교가 요즘은 뭐 대학 진학률 등등으로 인기가 많다는 둥 하는 이야기를 듣고 읽었는데 미션스쿨인 이 학교의 교가 가사에는’할렐루야 명문 OO’이라는 구절이 있어 학생들끼리 ‘지가 스스로 명문이라는 학교가 명문이겠냐’고 비웃는 재미가 있었다. 군인출신이 세운 학교라 그런지 어째 교가도 군가 느낌이었던 기억이 난다. 뭐 안 그런 학교가 어디 있겠느냐만 내가 6회였던 이 학교는 ‘OO대 몇 명’이라는 실적을 보여주려 참 말도 안되는 진학지도를 해서 원하는 학교와 과를 가려면 싸워야만 했다. 예를 들어 내가 나온 왕십리대 같은 경우, 거기에서 소위 말하는 인기학과를 가느니 그 윗학교들의 비인기학과를 가라는 식으로 지도를 했기 때문에 대학에 들어가보니 선배가 거의 없었다.

7-1. 뭐 선배가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닌데…

8. 이번에 곰소 단골집에서 사온 말린 새우는 품질이 전에 비해 별로다. 물어보니 전과 같다는 대답을 들었으나 그렇지 않다.

 by bluexmas | 2012/10/11 00:35 | Life | 트랙백 | 덧글(10)

 Commented by 대건 at 2012/10/11 00:53 
7번의 경우는 제가 다니던 시절의 고등학교도 다들 그랬었죠.

고3 담임 선생님의 평가는 대학을 얼마나 보냈는지, 그리고 속칭 SKY 대에 몇 명이나 보냈는지…

덕분에 성적이 좀 되는 학생들은 말씀하신대로 상위(?) 대학의 비인기과를 쓰라고 하고,

성적이 좀 안되는 학생들은 무조건 커트라인 낮은 학교로 원서 쓰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진학 상담실에는 XX대학교 원서가 쌓여있고, 무조건 거기 쓰라고 우겼다는 전설(?)도 있었구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10/12 01:04
그 시절엔 다 그랬는데 요즘은 좀 다른 걸까요? 궁금하더라구요.

 Commented at 2012/10/11 01:0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2/10/11 01:13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at 2012/10/11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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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by 닥슈나이더 at 2012/10/11 17:43 
전 그래서 원서를 제가 써서… 그냥 도장만 받아서 냈습죠…..

진학지도요? 그거 선생보다 당사자가 더 잘 아는거 아니에요??

자기 성적가지고 가고싶은 전공에 학교찾으면 되는걸…. 왜 선생한테 상담하는지…

계네들도 뭐 용빼는 재주가 있는것도 아니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10/18 00:28
그것도 안해주는 학교가 많아요. 서울보다 지방이 더하지 않나요?

 Commented at 2012/10/14 23:2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2/10/18 00:29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at 2012/10/1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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