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점심과 야구의 잡담

1. 어제는 신사동의 스튜디오에서 인터뷰와 촬영이 있었다. 마치고 근처 아무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된장찌개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 언제나 그렇듯, 내 머리는 기니까 짧으면 나한테 나온 것이 아니다. 주인에게 (조용히) 말을 했더니 냉장고에서 사이다를 한 캔 꺼내 식탁에 올려 놓더니 물어본다. “다시 끓여 올까요?” 아니 그럼 그걸 그냥 먹을까? 거 참 능수능란하게 사이다 한 캔으로 사태를 무마하려 하더라. 사이다 마시지도 않고, 딱히 그 상황에서 마셔야 할 이유 없다. 그냥 놓고 계산하는데 알바에게 시키는 사장. 물론 돈도 다 받고. 그러려고 사이다 꺼내왔겠지. 손 안대고 놓고 나왔다. 사람이 하는 거니까 분명 잘못될 여지는 있는데, 문제는 언제나 그 다음이다.

2. 다른 어딘가에서 저녁을 먹다가 우연히 시골에서 친환경 마을인지를 짓고 산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았다. 다른 건 몰라도 집 지어놓은 건 딱히 환경 친화적으로 보이지 않았는데, 그보다 그 마을에서 대표로 나온 여자가 에버크롬비 앤 피지의 로고가 대문짝만하게 찍힌 후드를 입고 나온게 눈에 뜨였다. 그게 왠지 어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으려나?

3. 케리 우드가 오늘 1/3 이닝 던지고 은퇴했다. 그 별명에 걸맞게 삼진을 잡고. 부상이니 뭐니로 시달렸지만 그래도 100승을 못 채웠다는 게 의외였다. 그가 스물에 던졌던 20K 1안타 무사사구 완봉은 투수 경기 점수 105점으로 MLB 전체 1위, 샌디 쿠팩스의 14삼진 퍼펙트 게임보다도 더 높은 자리에 있다. 2003년 그와 마크 프라이어의 원투펀치로 NLCS 마지막까지 갔던 때가 생각난다. 스티브 바트만도 한 몫 거들어 말아먹었지만, 디비젼 시리즈에서 이반 로드리게스의 마지막 홈 태그를 생각하면 이미 말린스는 ‘운명의 팀’이었던 것 같다. 조쉬 베켓의 3일 휴식 후 양키스타디움 완봉승으로 방점을 찍은.

4. 야구 이야기 나온 김에 더 하자면, 브레이브스는 순항중. 작년 막판에 홀라당 말아먹은 레드 삭스와 브레이브스 두 팀은 오프 시즌 완전 정반대의 행보를 택했는데, 현재까지는 뒤집지 않은 브레이브스가 잘 하고 있다. 이건 뭘 의미하나.

5. 어제 아주 늦은 밤 홍대의 에이랜드 아울렛에서 탐스 한 켤레를 할인 가격에 집어 왔는데, 거기 점원 말이 이제 탐스 측에서 거기에 물건을 안 준다고 한다. 하자건 뭐건 할인으로 살 기회가 없어진다는 이야기.

6. 중년의 불금=불(완전 연소의) 금(요일)

 by bluexmas | 2012/05/19 14:56 | Life | 트랙백 | 덧글(11)

 Commented by 나녹 at 2012/05/19 23:16 
야구에 큰 관심은 없지만 20k완봉은 손댈 수 없는 포스가 느껴지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5/22 01:11
네 그것도 1안타 무사사구;;; 미친 포스죠.

 Commented by 번사이드 at 2012/05/20 00:30 
우드도 좀 아쉽긴한데, 마크 프라이어가 일찌감치 나가떨어진 게-아직 마이너에서 도전한다지만-정말 의외였습니다.

일본 주니치에 있다가 볼티모어에 간 천웨인도 곧잘 하더군요. 공 채는 손목스냅이 좋아 타자 생각보다 직구가 덜 떨어지나 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5/22 01:12
네 팔꿈치보다 어깨 인대가 더 고치기 어렵다고 합니다. 천웨인 경기는 아직 못 봤습니다. 어제 스트라스버그랑 맞대결했는데 투수한테 홈런을…

 Commented by 풍금소리 at 2012/05/20 17:41 
흠…저도 오늘 동네 중국집에서 배달시켜먹은 음식에서 머리카락 발견.

제 머리카락으로 보기엔 이미 기름에 젖어 붙어있었던 거지요….

그 후로 밥맛이 떨어져서 새 음식이 오긴 했지만 반도 못먹었습니다.

먹는 장사에서 윤리는 커녕 주인의식이 상실된 세상.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5/22 01:12
새 음식은 돈 안 받고 보내줬는지요? 잘못된 것 지적해도 왠지 잘못한 듯 찝찝한 기분.

 Commented by 풍금소리 at 2012/05/22 15:48
달라고 하지 않았지만 달라고 했어도 안줬을거에요.

제가 만든 것보다 더 맛없더라구요.

앞으로 그 집에서 안시켜 먹을 것 같아요.차라리 짜파게티를 끓여먹을 지언정…

먹는 장사가 웃기나봐요.개나 소나 다 하네요.

 Commented by 조나쓰 at 2012/05/21 10:14 
우드랑 프라이어는 뭐 그저 눈물만이, 걔네들은 빵은 절대 안 사먹을 듯 ㅋ

우드는, 인디언스에서 먹튀짓 하던 모습과는 달리, 그래도 친정이라고 깔끔하게 수습하는 모습을 보이는군요. 올 한 해 셋업맨 깔끔하게 해 주고 은퇴했으면 더 멋있었겠지만 말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5/22 01:14
우드가 인디언스에서 딱히 “먹튀짓”을 한 것 같지는 않은데요? 첫해는 고만고만했고, 둘째해는 기록을 보니 부상으로 많이 등판을 못 한 것으로 보입니다.

컵스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팀도 아니고 하니 그도 무의미하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은 건 그답다고 할 수 있지요.

 Commented by 루아 at 2012/05/21 10:40 
으하하 친환경에 에버크롬비 ;ㅁ;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5/22 01:14
라이프스타일 팔아 먹으려면 정말 잘 해야 되는데 다들 생각이 없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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