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동] 계화원-성의 있는 동네 중국집

번사이드님의 포스팅을 보고 홍제동의 중국집 <계화원>에 다녀왔다. 완전히 동네 중국집의 분위기. 토요일 점심에 찾았는데 20석 남짓이 전부 차 있었고, 음식을 한 사람이 하는지 첫 음식이 나오는데 족히 30분은 걸린 것 같다.

1. 깐풍기 (20,000)

잘 튀긴 다음 물기없이 볶아 튀김 자체가 눅눅하지 않은 깐풍기를 찾기가 쉽지 않다(그런 곳 있으면 제보 부탁드린다). 그런 조리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깐풍기에는 다리살을 주로 쓰기도 하고. 오랜만에 먹는 그런 깐풍기였다. 소금간이 꽤 두드러지는 가운데 적당히 매콤하고, 지나치게 시지 않다. <띵하우>의 깐풍기를 즐겨 먹는데 거기보다 나은 수준.

2. 물만두 (5,000)

“수제” 물만두라는 말에 주문했는데, 이게 가장 맛있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그냥 찐만두를 물만두로 낸 느낌인데, 피가 적당히 두툼하지만 질기지 않고 부추가 들어있던 것으로 기억하는 속도 무심하지 않았다. 얼마전에 처음으로 취천루의 만두를 먹었는데, 그와 비슷하지만 가격이나 완성도는 이게 더 높다.

‘소스’라며 기름간장에 채썬 오이를 내오는데 기름 바탕에 간장의 향을 머금은 오이의 아삭함이 물만두와 너무 잘 어울렸다. 엄청난 것도 아닌데 감동했다고나 할까.

3. 해물짬뽕 (7,500)

‘해물’ 때문에 저 가격을 받는 것 같고 이름에 걸맞게 이런저런 해물들이 비교적 그득하게 올라오는데, 딱히 선도가 좋은 것 같지도 않고 맛에도 무슨 공헌을 하는지 딱히 헤아리기 어려웠다. 특히 오징어나 낙지(주꾸미?) 등은 한참 많이 익어서 별 맛이랄게 없었다. 특히 게 반쪽은 아예 씹지도 않는 게 나을 정도. 길거리 오뎅에서 헤엄치는 게딱지 수준이라면 과장일지도 모르겠지만. 국물은 터무니 없이 맵거나 조미료를 과하게 넣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보통은 가능한 수준.

계산을 하면서 물어봤는데 작년 9월에 현재의 주인이 인수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토요일에도 저녁에 한다고. 재료가 엄청나게 좋거나 한 것 같지는 않고, 엄밀히 말해 그저 그렇거나 적당한 재료를 성의있게 조리해서 먹을만한 음식을 내는 동네 중국집이라고 보면 딱 맞는다. 무엇보다 뭐든 짜다고 난리를 치는 사람들의 입에는 아주 살짝 짜다고 느낄 수도 있는 정도로 소금간을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맛의 균형이 잘 맞는다. 기름이나 지방이 조금만 들어가는 음식을 먹으면 다들 느끼하다고 난린데, 그건 대부분 간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제나 말하지만 지방은 맛을 전달하는 매개체, 또는 멍석의 역할을 한다. 거기에 간을 소극적으로 하면 음식 자체의 맛이 앞으로 나오지 않으므로 지방의 밋밋함이 보다 더 두드러질 수 밖에 없다. 튀김 옷이나 재료에 반죽을 안한 탕수육이나 소금을 안 넣은 맹물로 삶은 크림소스 파스타가 느끼한 건 그래서다. 설탕도 마찬가지라, 생크림케이크에 설탕이 인색하면 당연히 더 느끼하다.

아, 그리고 뭐 특히 중식 튀김의 경우 ‘아 튀김이 느끼하지 않고 좋았습니다’ 등등의 이야기를 많이들 하는데 그게 느끼하다는 건 대부분 기름의 온도가 낮아서 점성이 높고 따라서 재료나 튀김옷에 스며들었음을 의미한다. 주문이 밀린 경우 기름이 적정 온도를 회복하기 전에 재료를 넣으면 그런 악순환이 벌어질 듯. 원래 안 느끼해야 되는 게 맞는데 다들 느끼하니 안 느끼한 거에 감동하는듯?

하여간 맛있게 잘 먹었으므로 이 집을 어떤 수준으로 설정해야 할지 생각을 좀 해보았다. 뭐 짬뽕 먹으러 군산까지 내려가서 열심히 줄도 서고 이러는 양반들한테야 뭐 서울 시내라면 그냥 ‘땡큐’일테지만 그 노력이 언제나 가능한 것도 또 정당화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비교적 원활하게 대중교통이 연결되었지만 염창동에서 50분이 걸리던데, 이 정도 거리라면 잘해야 한 달에 한 번 정도 가면 되지 않을까 싶은 수준이었다. 손님이 많아 주문이 밀려면 시간이 꽤 걸리고, 공간 자체가 딱히 깔끔하거나 편안하지도 않으니 열 명씩 단체로 큰 카메라 손에손에 우루루 들고 가서 먹는 단체 식도락 퍼포먼스를 할만한 여건도 아니다. 게다가 그다지 깨끗하다고 할 수 없는 화장실이 식당 밖 2층에 있다. 뭐 내 글을 그런 분들이 참조할 것이라고는 생각 안하지만 혹시라도 단체 식도락의 빠워를 행사해보실까 계획을 세우시는 분들이 있을까 싶어 드리는 제언이다. 아, 뭐 한 20명이 가서 식당을 통째로 예약해 비싼 요리 시켜먹고 그러면 매상에는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그러면 손님의 시간차가 없어 한 테이블에는 먹고 다른 테이블에서는 침 흘리며 구경만 하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by bluexmas | 2012/04/20 13:07 | Taste | 트랙백 | 덧글(6)

 Commented by skalsy85 at 2012/04/20 16:00 
아.. 저 간장…ㅠ.ㅠ 저도 가끔 해 먹는데, 말씀하시는대로 별건 아닌데 아-주 맛있게 만들기는 또 힘들더라구요. 이상하게 오이 풋내가 올라올 때도 있고. 흠.. 가끔 아-주 맛있게 되는 날은(?) 진짜 저것만 가지고 밥 먹기도 해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4/23 13:20
앗 그렇군요. 피망으로도 비슷한 걸 만들어 먹던 기억이 나요^^

 Commented by lian at 2012/04/20 16:33 
홍제동에 이런곳이있었군요!

홍제동에서만20년넘게살았는덕

전혀몰랐었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4/23 13:20
넵한번가보세요

 Commented at 2012/04/21 01:3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4/23 13:20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조만간 들러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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