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키우는 중년의 하루

아주 어중간한 시간에 집을 나섰다. 운동을 한 번 매일(이라봐야 1주일에 4~5일?) 해볼까 마음은 먹었는데 몸이 영원히 먹지를 못하니 느리적대서 그랬다. 어쨌거나 별 상관은 없었다. 피시앤칩스를 먹으려고 찾아놓은 음식점 두 군데가 모두 망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원래는 전화 확인을 하고 가는게 맞는지도 모르겠는데, 또 그게 안 내키는 이유가 있다. 어쨌거나 두 가게가 사이좋게 망한 덕분에 다섯 시에나 돈까스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는 일곱 시에 치킨으로 저녁을 먹었다. 뭐 많은 외국음식이 그렇지만 피시앤칩스도 음식에 대한 기대와 가격대를 적절히 맞추기 어렵다. 이만원이 넘어가는 무엇인가를 인터넷에서 찾았는데 그렇다 아니다의 문제를 떠나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가치판단을 해야 되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른다고나 할까. 하여간 며칠 동안 튀긴 음식을 집중적으로 먹어야 한다. 많이 먹어 살이 오르면 누군가 나를 튀겨 먹겠다고 나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방이 많으면 튀김에는 좋은 재료가 아니다.

이제 나이도 슬슬 중년으로 접어들고 삶이 지루해져서 고민 끝에 버섯을 좀 키워보기로 했다. 잠을 잘 못자게 만드는 일들이 있어 중간중간 깨서는 다 자란 버섯들을 상자에 쓸어 담고는 다시 잠을 청한다. 쑥쑥 잘 자라는 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생명을 키운다는 느낌이 뭐 이런 것일까. 처음 이 버섯들을 보고 만든 사람은 분명히 약기운을 빌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저런 게 나올 수가 없다. 하루 종일 따뜻하길래 꽃샘추위 같은 것좀 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맞는 봄옷이 없다는 거다. 큰일이다. 불행중 다행이라면 이제는 배만 나오기 때문에 이걸 싹 잘라버리기만 하면 된다는 건데…

 by bluexmas | 2012/03/02 01:09 | Life | 트랙백 | 덧글(12)

 Commented by 애쉬 at 2012/03/02 10:43 
버섯이 귀엽습니다 ㅎ

기름 많으면 튀김재료로는 좋지 않을지 몰라도 재료의 기름을 맛나게 줄이는 방법이 튀김이라니….방심 마시고 관리해주세요 ㅋㅋㅋ

잘라버리는 건 반칙…. 몸안으로 소화해주세요 autolysis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3/13 22:39
버섯은 원래 귀엽습니다 크크.

 Commented by used-P at 2012/03/02 12:15 
마지막으로 나오는 버섯은 10,000np짜리 투탄카멘버섯이에요! 훗!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3/13 22:40
마지막은 왕이 있던데.. .돌연변이는 마지막 녀석들이 잘 안나오네요ㅠㅠ

 Commented by 캐슈넛 at 2012/03/02 21:17 
버섯이 이 버섯이었군요! 오홋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3/13 22:40
네 그렇습니다.

 Commented by zeitgeist at 2012/03/03 09:34 
피쉬앤칩스는 대단히 맛있거나 아주 합리적인 가격이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망할 듯 싶네요.

제목 보고 다른 걸 상상했었는데 말이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3/13 22:41
앗 버섯을 진짜로 키우기는 좀 그렇죠ㅠㅠ

피시앤칩스는 웬만해서 망하기 좋습니다. 잘 만들면 좋은데 그것도 아닌 경우가 많지요…

 Commented by 나는고양이 at 2012/03/03 11:17 
저도 피쉬앤칩스를 찾아 헤매다.. 결국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ㅠ_ㅠ. 버섯들이 참 귀엽군요. 저 느슨한 표정들 하며. 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3/13 22:41
완전 약먹은 표정이지요. 버거비의 피시앤칩스가 그럭저럭 먹을만 했습니다.

 Commented by 빛의제일 at 2012/03/07 22:38 
제목만 먼저 봤을 때는, 이제 식재료도 직접 키우시구나 생각했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3/13 22:41
바질 키우다가 귀찮아서 이젠 그냥 사먹습니다 ㅠ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