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9일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의 절반쯤에서 29일을 인식했다. 윤달에 대해 처음 들어본 건 아마 초등학교 2학년 때였을 거다. 수십 년이 지났는데 오늘까지 단 한 번도 2월 29일을 인식했던 기억은 없는 것 같다. 4년만에 한 번이니 인식하는 습관도 들리가 없고. 나머지 절반을 걸어 돌아오며 오늘을 겨울과 봄, 어느 계절의 하루로 인식해야 할지 잠깐 생각했다. 그리고 집에 거의 다 이르러서는, 그냥 후자로 여기기로 결정했다. 아마도 날씨가 따뜻해서 그랬을 것이다.

이번 겨울은 그래도 무난하게 지나갔다. 여기에서 무난하다는 의미는, 기대했던 것에 비해 그렇다는 것이다. 원래 바람은 절대 잦아들지 않으니까. 몇몇 끝내지 못한 과업이 있지만, 가책의 수준까지 아쉬워하지 않으며 봄으로 이월시키기로 했다. 그래봐야 별 의미가 없다는 것쯤은 이제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것과, 진짜 봄은 적어도 생일까지는 찾아오지 않으리라는 것 그렇게 두 가지-알게 되더라도 씁쓸하기 때문에 세월이 선사하는 지혜의 영역에는 은근슬쩍이라도 끼워 넣을 수 없는 뭐 그런 요령들과 함께, 일단 숫자뿐인 봄을 맞는다. 아주 조금만 덜 기다려도 되는 계절이라면 또 얼마나 좋을지.

 by bluexmas | 2012/02/29 23:20 | Life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at 2012/03/0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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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2/03/0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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