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수-목요일

수요일 밤을 꼴딱 새고 일을 한 뒤 새벽 네 시에 출동, 어느 김밥집에서 오전을 보냈다. 간신히 집에 돌아와 소파에 쓰러져 저녁까지 잔 뒤, 다시 주섬주섬 챙겨 밖에 나와 커피 한 잔 마시며 자질구레한 일을 하다가 체육관에 들러 자정무렵 귀가. 다시 잠들다. 하루를 두 번 산 느낌이었다.

금요일

직장인처럼 아침에 아주 일찍 일어나 상암 CGV에서 여신님 영접. 아이맥스가 뭐 그렇게 작아? 미국에서 <300>을 보았던 동네의 아이맥스는 화면이 너무 커서 자리를 뒤로 옮겨야 했는데 이건… 왕십리의 아이맥스는 그보다 큰지 잘 모르겠다. 각본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영화니 한 번 더 보고 싶다. 바로 서부 면허시험장으로 가서 면허증 재발급 겸 1종 승급(?). 바로 앞에서 할머니 승급을 목전에 둔 아주머니가 시력검사를 받는데 옆에서 남편인 듯한 할아버지 등급을 목전에 둔 아저씨가 대신 읽어서 불러주는 부정 행위를 목격…나이가 사십줄로 접어드니 늘 2.0이었던 시력이 1.2~1.5사이로 떨어진 것을 발견하고 잠시 슬퍼했다.

면허증을 받은 뒤 바로 DMC역으로 향해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 거기까지는 빠르게 가는데 1호선을 타려면 그보다 더 오랜 시간 동안 산과 바다를 건너야… 어쨌든 바로 회기역으로 향해 경발원의 깐풍기를 혼자 먹다. 독특함에 먹을 수 있어도 맛으로는 먹을 음식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짬뽕 시키기 싫어 나온 짜장은 홍익회 가락국수와 비슷한 느낌. 반드시 부정적이라는 건 아니고. 카드도 안 받고 접객도 친절하다고 할 수 없는 모든 상황이 3년만인가 다시 찾은 상황에서 굉장히 거슬렸다. 다시 갈 것 같지는 않다. 그 옆 만두집에는 <건$$ 추천 맛집> 뭐 이런 문구가 붙어 있더라. 파워 블로거 칭찬 받아서 좋아 뿌잉뿌잉?

어쨌든 그렇게 취재 겸 점심을 먹고 다시 지하철로 두 정거장 내려와 청량리에서 야채와 과일 위주로 간단하게 장을 보았다. 그 사이에 무 한 개 값이 2,000원으로 올랐고 딸기는 좀 상황이 나아졌고… 눈독들이던 쌈 샐러리를 사다가 레몬 아이올리를 만들어 주말에 먹었다. 우연히 안암역 가는 버스를 타게 되어 6호선을 타고 바로 상수까지 와 커피 한 잔 마시고 귀가. 모처럼 직장인처럼 집에 들어와 저녁을 먹고 다음 달에 인터뷰할 게 확실한 아무개 셰프의 자료와 책, 요리책 등등을 찾아 읽었다.

토요일

금요일에 먹었던 음식 가운데 무엇-뻔하지-인가가 내부 상황에 극심한 변동과 혼란을 초래, 하루 종일 정신을 못차렸다. ‘운동해야 돼! 운동하겠어!’라며 몸을 간신히 일으켜, 달리기로 체육관까지 가서 운동을 하겠다고 집을 나섰으나 채 1km도 못가 울면서 귀가. 와 내 인생 가장 길었던 700m…

저녁에는 금요일에 사온 냉잇국에 넣으려고 파를 썰다가 손톱을 잘랐다. 그 방향에서 어떻게 손가락 말고 손톱만 잘렸는지는 아직도 좀 미스테리지만 그래도 그 밤에 응급실 가는 상황만은 피해서 다행이랄까.

일요일

해질때 잠시 광화문 근처를 서성거렸다. 리터 스포트 알파인 밀크를 사올까 잠시 망설이다가 접고 마감 세일로 파는 스위티와 단감을 사들고 돌아왔다. 단감은 맛 없더라.

 by bluexmas | 2012/02/27 00:41 | Life | 트랙백 | 덧글(6)

 Commented by 애쉬 at 2012/02/27 01:10 
바쁘고 힘들게 사셨군요^^

왼손을 공글려서 곰손 만들어 재료에 올려놓으시고 칼질하는 버릇을 들이시면 손톱(?)이 멀쩡합니다^^

봄나물 국에는 파를 넣지 말아달라는 봄처녀의 조언이라고 해두죠 뭐 ㅎ

딸기는 아직 좀 이른듯합니다. 과일전을 지나도 향이 확 올라오진 않네요

어정쩌정한 수입오렌지가 싸게 많이 풀렸는데 품질과 가격이 다양하네요

짭짤이 토마토(부산 강서구 대저 토마토)라는 것들도 벌써 나오네요 가격이 좀 저렴한게 진짠지 살짝의심도 가는데… 믿을 만한 곳에서 사먹어봐야겠어요

 Commented by 당고 at 2012/02/27 01:42 
손톱 잘린 데는 괜찮으세요?

김밥집 사진 보고 놀랐죠. 새벽에 거길 가시다니……ㅠ

근데 여신님은 누구지…..?

 Commented by zeitgeist at 2012/02/27 12:41 
홍익회 가락국수에서 웃고 갑니다 ㅎㅎㅎ (요즘 홍익회 우동집 잘 안보이던데요?)

 Commented by 풍금소리 at 2012/02/27 19:39 
흠…분위기랑 안맞는 얘기지만 천국에서 만든 김밥이 갑자기 먹고 싶네요.

가끔 특정한 시간에 입맛이 그렇게 훅가는 타임이 있어요.

뭐 썰다가 엉뚱한 부분에 칼질하는 장면은 “부탁해요 캡틴”이란 드라마에서 얼마전에 보았었지요.

 Commented by sf_girl at 2012/02/28 04:10 
건__추천은 건어물 추천, 여신님은 미쉘 윌리엄즈 찍어보아요.

회기역에 내리면 뭐가 있나요. 저는 예전 노래 “회기로 향하는 쓸쓸한 플랫폼에서”가 떠올라요.

 Commented by 나는고양이 at 2012/03/03 11:23 
여신님과 아이맥스라면…. 언더월드 찍어봅니다. ㅎㅎ 뒤늦게 보려고 1,2편 정주행했는데 그닥 내용을 모르고 봐도 상관없을 거란 생각이 새벽녘에 스치고 지나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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