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공업의 승리, 도쿄 바나나

마침 나도 최근 이 도쿄 바나나를 먹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출장자님의 블로그에 글이 올라왔길래 덧붙여본다. ‘커스터드’등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대량생산 스낵 케이크 종류를 안 먹어본지가 꽤 오랜데, 어쨌든 그 식감을 기억하고 있었으므로 이걸 먹었을때 거의 기절할만큼 놀랐었다. 그야말로 말도 안 되게 촉촉했기 때문이다. 겉의 스폰지케이크도 그렇지만, 바나나의 맛이나 질감과 거의 흡사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생바나나는 아닌 속(filling) 또한 분명 바나나는 아닌데 그런 식감을 냈다는 측면에서 충격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일본어를 잘 모르지만 성분 목록을 보면 그래도 대강 알아먹을 수는 있다. 현대 식품 공학에서 꼭 필요한 몇몇가지를 넣었다. 그래도 이 정도로 촉촉한 건 정말 반칙같다.

그 다음은 향. 우리가 알고 있는 바나나’맛’우유의 그것과 비슷하지만 보다 더 바나나에 무한수렴하는 느낌, 하지만 바나나는 아닌 그런 향이다. 이건 딱히 크게 놀랄 건 아니지만 바나나의 향 또는 맛이 처음에는 달다가 다 먹고 나면 혀에는 신맛-익을 수록 사라지지만 그래도 남는다-의 여운이 남는 패턴인데 그 신맛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단맛만 남겼다. 물론 원래의 맛에서 신맛을 지웠다기보다 그런 느낌으로 처음부터 만든 것이기는 하지만…

이런 종류의 스낵 케이크라면 지구가 핵으로 멸망해도 바퀴벌레와 함께 살아남는다는 트윙키가 생각나는데, 석유를 바탕으로 한 크림-이라는 소문; 확인해보지 않았다. petroleum base라는 이야기-에 말도 안되는 백만가지 재료를 섞어 만든 그것보다 몇몇 재료만 ‘깔끔하게’ 써서 이런 종류의 불가능함을 빚어내는 일본의 식품공업이 한 수 위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는 이야기.

 by bluexmas | 2012/02/03 12:23 | Taste | 트랙백 | 덧글(12)

 Commented by 애쉬 at 2012/02/03 14:33 
과자로 부를 거머쥐는게 가능했던 자본주의 토양과 지역마다 비슷비슷한 과자들이 군웅활거하고 꾸준히 소비될 수 있었던 오미야게 풍습(여행을 가서 즐겁고 경황 없는 중에도 내 그대를 잊지않았노라고 여행지에서 조그만 선물을 사와 건네는 풍습, 부담스럽지 않은 단가의 작은 기념품이나 과자 등 먹을 것이 주를 이룬다)이 화과자의 전통과 맞물려 오늘날의 과자산업을 이룬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와중에 한국의 모 브리우니 과자가 일본관광객들이 사가는 베스트 바잉 상품이 되었다니 놀랍네요

소문의 도쿄 바나나, 상태 좋은 녀석으로 시식해보고싶군요^^ 맛나는 글이였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2/04 01:21
오 그렇군요. 일본 것들에 비하면 글쎄요…

넣은 것들이 있어 거의 언제나 상태가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루아 at 2012/02/03 14:47 
이번에 일본 갔을 때 한번 먹어볼 걸 잘못했네요 ;ㅁ; 그나저나 추억의 트윙키! 미국 첨 갔을때 먹었던 미국의 맛이네요. 지금도 땡길 때가 있어요. 물론 한 입 베어물면 노스탈지아 따윈 저세상으로..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2/04 01:22
리틀 데비나 테이스티 케이크 같은 것도 있지요… 발음 못하는 재료 50가지…

 Commented by Suzy Q at 2012/02/03 15:10 
저도 도쿄 바나나를 처음 먹어봤을 때, 정말 말도 안되는 촉촉함과 부드러움이 대단히 인상적이었어요. 그 이후, 일본 식품류에 대한 신뢰감이랄까 하는 게 생겼지요, 뭘 해도 기본이상은 한다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2/04 01:22
근데 그 촉촉함과 부드러움을 무엇으로 얻어 내는가가 정말… 알면 무서워집니다.

 Commented by renaine at 2012/02/03 16:37 
일단 식품회사가 많고, 채용하는 연구개발 인력도 꽤 많은 편이에요. 생화학/생물 계열 학생들이 제일 가고 싶어 하는 곳이 산토리나 아지노모토 같은 식품회사거든요. 매달 한정과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데, 딸기맛 펩시(…)를 생산해 내는 원흉이기도 하지만 그런 시도가 있기에 발전해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여담이지만 냉동된 까르보나라를 한 번 사 봤는데 한국의 소x토 같은 체인점보다 낫더라고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2/04 01:23
그렇겠죠. 산토리는 위스키도 좋은데 그쪽도 많이 뽑을까요. 식품 공학은 양날의 칼이라고 생각하는데 목적을 달성한다는 측면에서는 정말 잘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파스타는 정말… 일단 국물부터 좀 걷어내야 할텐데요ㅜㅜ

 Commented at 2012/02/03 17:3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비맞는고양이 at 2012/02/03 17:38
아; 그래도 한국에는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양념통닭이 있습니다 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2/04 01:24
개항과 문물 개방을 한 시기를 생각하면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드는데 의지도 훨씬 낫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솔직히 그렇게 만들기 쉬운 푸딩으로 맛집 취급을 받는다는 건 사실 넌센스죠.

물론 양념통닭은 ㅠㅠㅠ

 Commented by joowon at 2012/02/04 20:44 
트윙키는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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