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Kil Moon과 잡담

운동을 갔다와서 빵 두 쪽에 치즈로 저녁을 때우고 집을 나선다. 물론 그 전에는 일을 했다. 오늘 보내야 될 원고가 두 개 있었다. 어제 오후부터 오늘 새벽까지 일을 하고 블로그에 ‘난리’가 난 글까지 올렸다. 그러면 솔직히 그냥 집에 뒹굴고 싶은게 인지상정이다.그러나 당연히 그럴 수 없다. 이 일이 완성되는데는 장소성이 필요하다. 장소성이라는 게 딱히 별 것은 아니다. 일단 집이 아니어야 한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공간에 나를 몰아넣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그곳에서는 딱 그 일만 한다.

그렇게 일을 하는 동안 이런저런, 끝까지 잘 듣지 못했던 앨범들을 꺼내어 들었는데 덕분에 바로 이 Sun Kil Moon의 앨범을 다 들을 수수 있었다. 2008년 뉴욕 여행을 위한 배경 음악으로 샀으니 근 4년이 걸린 셈인데, 15년이 걸려 즐기게 된 앨범들도 종종 있으니 이 정도면 약과다. 종종 말해왔지만 마크 코즐렉/레드 하우스 페인터스/선 킬 문은 좋아하지만 연이어서 들을 수가 없다. 목소리를 포함한 곡들의 음색을 좋아하는데 또 듣다보면 그 음색 때문에 어려움을 느낀다. 게다가 노래도 꽤 길다. 9분, 10분이 넘어가는 곡들도 꽤 많다. 좀 옹색한 표현이지만 침잠한 채로 흘러가는 분위기라 오래 못듣는 것 같다.  익숙해지면 모든 곡이 다 좋은데, 보너스로 들어있는 EP의 <Tonight In Bilbao> 어쿠스틱 버젼이 가장 잘 들어온다. 빌바오라면 늘 프랭크 게리가 생각나서 가사를 대강 찾아보았는데 마지막 줄 말고는 딱히 언급하는 것 같지 않다. 마지막 줄도 잘 모르겠고.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옛날에 읽었던 인터뷰를 다시 찾아 읽고 싶어진다. ‘밴드 멤버들은 밤이면 나가서 술마시고 놀고 싶어했지만 나는 노래를 썼다’라는 내용이었던가;;;

 by bluexmas | 2012/01/31 00:57 | Life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by 랜디리 at 2012/01/31 01:10 
와우 문성길 -ㅂ-;

저는 Sun Kil Moon 앨범은 없고 Mark Kozelek 앨범 하나 가지고 있는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음악은 깔려있으면 좋겠고 그렇게 크게 집중하고 싶지 않을 때 틀어놓으면 딱 좋더군요 (…욕인가;; )

덕분에 생각나서, Sun Kil Moon 앨범 중에 제일 좋아하는 Ghost of the Great Highway 앨범 틀었습니다. CD를 사고는 싶은데, 막상 장바구니에는 언제나 딴 것들만 들어있네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1/31 22:33
맞습니다. 정말 그런 노래들인데 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결국 Lost Verve Live를 사서 들었는데 앨범 평에도 그런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앨범도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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