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전야

셋, 둘, 하나… 땡.

이제부터 금식에 들어간다. 뭐 원래 금식해야 하는 시간이잖아-_-;;; 그러나 물도 못 마시면 안된다고 하니 살짝 고통스러울 예정. 그리고 그 고통의 끝인 내일 아침에 기다리고 있는 건 바로 비수면 내시경.

그렇지 않아도 지금 바쁜 일이 끝나면 정기검진 받으며 속 사진도 좀 찍으려 했는데 이러저러한 일들 때문에 살짝 빨라졌다. 그렇다 쳐도 이 바쁜 시기에 굳이 그걸 해야 되나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쉬는 시간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니 그 시간 두어시간 쪼개 다녀오면 된다고 생각하면 굳이 못할 것도 없다. 사실은 그래서 수면내시경을 안 하기로 한 것도 있다. 마취고 뭐고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빨리 하고 와서 일을 계속해야 될 상황이라서.

내시경은 딱 15년 전, 군에서 찍은 적이 있다. 한여름이었는데 사단 의무대를 거쳐 청평국군병원인가에서 찍었다. 그땐 꽤 고통스러웠다고 생각하는데 시간이 지나니 그 기억도 꽤 희미해졌다. 그냥 이 모든 건 순전히 유지관리 차원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쓸데없이 예민한 사람이고 스트레스에 민감해서 언제까지 멀쩡함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을지 예상을 잘 못한다. 게다가 운 같은 것도 믿어본 적이 없다. 살면서 겪었던 이런저런 일들은 그저 ‘운이라는 게 있을지 몰라도 나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으니 그런 줄 알라’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일만했다. 누구나 아무 일이나 겪을 수 있다. 나는 그 누구나 가운데 한 사람이고 당연히 아무 일이나 겪을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아무 일들을 겪어왔다. 그래서 내시경 찍으러 가기로 마음 먹었다 말하면 너무 느닷없나?

 by bluexmas | 2011/10/04 00:23 | Life | 트랙백 | 덧글(4)

 Commented at 2011/10/04 00:3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ack at 2011/10/04 08:48 
전 수면 내시경 아니면 못해요. -_-…

비수면 내시경이라니;!!

 Commented by 호린 at 2011/10/04 15:07 
아아 . 저도 비수면 내시경을 한 기억이 나네요. 최대한 얇은걸로 해주세요~라고 하면 얇은걸로 뭔가 바꿔주더라구요 ㅎ 제가 한곳에서만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

 Commented by TypeNew at 2011/10/05 08:35 
비수면..ㅠㅠ ;;;

아무 생각없이 — 그 정도는 견딜 수 있어! — 그랬다가 반쯤 지옥을 맛 보고 온 기억이 <– 왜 사람을 침대에 묶어 놓고 내시경을 하는 지가 문득 납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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