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토리 프리미엄 몰츠 전용잔 세트

평소에 이런 판촉용품 또는 컵 같은데 열중하는 편이 아니다. 안 좋아해서 그런 게 아니라 한 번 좋아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기 때문이다. 좋아하기 때문에 멀리한다고나 할까? 이사를 자주 다닌다고 할 수 있는 편인데 유리컵을 포함한 그릇이 많으면 이사 준비가 번거롭기도 하고.

그러던 와중 어제 갑자기 광풍이 불어닥쳐 선토리 프리미엄 몰츠 전용잔을 구하러 다녔다. 며칠 전 일부러 점심 시간에 이마트에 들러 500ml캔을 사왔는데, 사실은 집에 변변한 맥주잔이 없어 어디에 따라 마셔야 할지 감을 못 잡던 차였다. 맥스 전용잔이 여러 개 있는데 이게 꼭 맥스 전용잔이라 다른 맥주에 미안한 건 아니지만 근 500ml에 가까운 용량이라 때로 불편할 때가 있다. 밖에서 생맥주를 마시면 전용잔에 그득하게 담아서 마시는 게 좋은데, 집에서 캔이나 병맥주를 마시면 차라리 조금씩 여러 번에 걸쳐 따라 마시는 게 좋을 때가 있다. 일종의 이율배반적인 감정이다.

하여간 아무개님으로부터 트위터에서 얘기를 듣고 당장 동네 이마트에 갔는데 1~2주 있어야 행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망을 안고 집에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같은 아무개님으로부터 이마트 공항점에서 누가 샀더라는 제보를 받고 한 5분간 망설이다 다시 공항으로 향했다. 그래봐야 집에서 지하철로 10분 거리. 몇 세트를 집어 들고 왔다.

사실 선토리 프리미엄 몰츠를 밖에서 자주 마시지는 않았다. 목동 SBS 근처의 일식 튀김집에서 먹고 감탄했는데 병당 14,000원이라는 후덜덜한 가격 탓에 어디에서도 선뜻 지갑을 열지 못했다. 마트에는 355ml 병과 캔, 500ml캔이 들어와 있는데, 생각보다 제품 사이의 가격 차이가 크다. 355ml와 500ml 사이는 그렇다고 쳐도 (거의) 같은 용량의 병과 캔 사이도 좀 차이가 난다. 내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요소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선토리 프리미엄 몰츠의 매력은 끝에 남는 그 입체적인 향이다. 미국애들은 이 맥주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나 궁금해서 뒤져봤는데 솔직히 좀 우스꽝스럽다. 미국에 좋은 맥주가 많기는 한데 그만큼 구린 맥주는 엄청나게 구린 채로 산지사방에 널려있다. 수퍼마켓에는 맥주가 많아도 대부분 밀러나 버드와이저와 같은 종류고, 그나마 맛있는 맥주는 술가게에 가야 살 수 있다. 우리가 우리 맥주 구리다고 많이들 얘기하지만, 인간적으로 버드와이저 같은 맥주 또한 정말 몇 대를 물려가며 가업으로 만드는 맥주가 이런가 싶을 정도로 형편없다. 심지어 ‘잔디 깎으면서 마시기 좋은 맥주다’라는 평도 있던데 내 주변에 잔디 깎으면서 이 정도 맥주를 마시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두 사이트를 뒤져 보았는데 한 군데는 그나마 이성적이고, 다른 한 곳은 거의 쓸데없는 서양 또는 자국 우월주의에 젖은 미국애들 가운데 아시아쪽에서 좀 깝죽거려봤다는 애들이 깝죽거려가면서 쓴 평가였다. 믿거나, 말거나.

*맥주에 대해 얘기하는 김에 덧붙이자면 롯데 백화점 (본점) 주류코너에서 냉장고를 들여놓고 에일을 비롯한 이런 저런 맥주들을 들여놓고 있다. 확실히 저변도 넓어지고 사람들의 취향도 다양해지는 듯 싶은데 이러한 경향이 국산 맥주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인지, 그게 궁금하다. 심지어 소주도 저렴하게 마실 수 있는 희석식 말고 고급스러운 증류식이 비교적 다양하게 나오는 편인데 맥주 시장도 이런 식의 이분화가 가능할까… 라고 생각해보면 가격대가 높아지면 어차피 수입산이 있으므로 경쟁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애국심에 MS워드 대신 아래아한글을 쓰듯 국산 맥주도 조금만 더 나아진다면 더 열성적으로 먹을 용의가 있다. 그냥 선택이 그것 밖에 없어 마지못해 ‘아 맛 없군-_-‘이라며 먹지만은 않을 거라는 의미다. 그러나 오늘도 마트에는 ‘##기념’이라는 명목으로 쏘맥잔을 끼워주거나 병딱지를 보기 좋게 바꾼 맥주 등등이 쌓여 있을 뿐이고…

*다른 잔 욕심은 없는데 런던프라이드 전용 ‘파인트’는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by bluexmas | 2011/10/03 10:56 | Taste | 트랙백(1) | 덧글(8)

 Tracked from 날을 세우지 말자. at 2011/10/04 14:38

제목 :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컵 행사 제품 구매했습니다.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맥주가 유명해서 사다 마셨는데, 입맛에 맞더라구요. 그런데 컵 주는 행사를 한다길래, 컵에 욕심이 나서 다녀왔습니다. 이마트에서 결국 구매하고 말았네요. 양재 이마트에 전화해서 입고되었는지 확인하고 다녀왔습니다. 처음에는 컵하나 캔하나 들어 있나보다 했는데, 저게 하나더군요. 컵 한개와 맥주 3캔이 들어있습니다. 박스 위에 보면 맥주를 어떻게 따라야 하는지 설명이 되어있……more

 Commented by 큐팁 at 2011/10/03 11:54 
히히 마지막 문구를 보니 ‘1984’에서 파인트 잔 얘기 나오는 부분이 생각나네요.

 Commented by 나는고양이 at 2011/10/03 13:40 
국산 맥주도 맛있고 다양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에는 지역 맥주 마셔보는 재미라도 있는데 말이죠. (땅덩이가 커서 그렇겠죠;) 주변에서도 선토리 때문에 시끌하던데 마셔보고 싶네요!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11/10/03 15:08 
말로만 듣던 산토리 맥주군요. 심지어는 어떤 일본 친구는 ‘어, 산토리에서 맥주를?’ 하던데 말입니다. 아마 술을 잘 안 마시는 분이었겠지요. 아주 오래 전부터 위스키 광이신 아버님 추천으로 가끔 즐겼었는데, 맥주는 찾기가 어렵더군요. 소문 듣고 찾아보았는데 결국 실패했습니다. 아직 안 들어온 듯.

헌데 가격이 O.O 설마, 일식집에서의 판매가격이겠지요…?

 Commented by 닥슈나이더 at 2011/10/03 20:51
작년까지 작은 회사에서 수입해서 가격이 날아다녔는데..(그것도 병만 수입)

올해부터는 롯데가….. 아니 오비던가… 롯데 였던듯…

350미리 캔이 3900원 이라고 하더군요…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11/10/03 22:16
350밀리에 3900원이면, 그나마 좀 낫군요. 생산량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여기도 들어오길 기대하겠습니다.

 Commented by 알렉세이 at 2011/10/03 16:28 
응헉. 전용잔 세트라니! 냉큼 이마트로 달려가야겠습니다.

 Commented by DukeGray at 2011/10/03 17:41 
우리나라에서 고급맥주가 나와도 저가 수입 맥주보다 가격이 쌀리가 없지만 가격 차이만큼 맛이 있을까 하는 의문도 좀 듭니다.

저가 수입 맥주가 싼건 우리나라 맥주보다도 싸니까요.

(물론 맛은 더 좋고…)

 Commented by 번사이드 at 2011/10/03 22:42 
이마트에 ‘하이트 브라보’라고 한정맥주가 나오긴 했습니다.. 전분, 호프 등 성분을 적어놓긴 했더군요. 그러나 기대가 안가는 1인…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