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케묵은 짜증 2선

가슴 속에서 덜어내기 어려운 짜증 2선.

1. 3월인가 십 년 넘게 알고 지내던 후배가 결혼을 했다. 어차피 결혼식에는 갈 수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봉투도 건넬 겸 직전에 만나자고 했다. 뭐 그런 게 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내가 그를 만날 수 있던 시간은 밤 열한 시인가 그랬다. 나는 그때 아직도 오산에 살고 있었다. 밤 열한 시에 사람을 만나면 집에 대중교통을 타고 갈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므로 택시비로 6만원이 기본 깨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도 그를 만나는 게 좋은 결정인지 솔직히 알 수 없었다. 아마 한 여섯 시부터 열한 시까지 꾸역꾸역 시간을 혼자 보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짜증이 났는데 늦게까지 일을 하는 그 후배가 전화를 걸어 꼭 만나야 할 친구가 있는데 같이 만나면 안 되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후배는 만날 수 있지만 그 친구까지는 만나고 싶지 않은데다가 그때까지 꾸역꾸역 기다리는데 지쳐 있었으므로 그럼 그냥 집에 가겠노라고 말했다. 결국 후배는 혼자 나를 만나러 왔다. 나는 축의금을 준비했고 단골 바에서 뭔가 술을 이십 만원인가 주고 한 병 사서 한 반쯤 같이 먹었다. 그리고 정말 6만원을 내고 택시를 타고 새벽에 집에 돌아왔다. 그 다음 주엔가 결혼한 후배는 그 이후로 나에게 연락이 없다. 반 년 조금 지난 셈이다. 보통 신혼여행 갔다오면 연락을 하는 것으로 나는 알고 있는데 잘 모르겠다. 그게 뭔지는 몰라도 설사 나에게 기분 나쁜 일이 있어서 연락을 안 하는 것이라도 크게 상관은 없다. 물론 나는 기분이 나쁘겠지만 다만 그게 이유라면 별 상관 없다는 이야기다. 나는 당연히, 후배가 나에게 실망스러운 존재가 되거나 말거나 행복하기를 바란다. 여기까지만 말해도 알 사람은 다 알 것이다. 때로 축의금이 적어서 그런 걸까 생각도 하는데 축의금만이 내가 쓴 돈이 아니니까. 아니 뭐 인연이 다 한 것일 수도 있지. 십 몇 년이면 그래도 오래 간 것이기는 하니까.

2. 올 3월까지 6개월 하고 말던 블로그에 오랜만에 들어가 보았더니 그 버려진 블로그에 뭔가 글을 읽지도 않고 쓴 듯한 덧글이 구구절절이 달려 있었다. 채식 베이킹에 관한 글에 단 덧글이었는데 채식 베이킹이라는 게 버터값이 비싸고 어쩌고 해서 한 것으로’너도 베이킹 해보고 글 쓰면 이렇게 글 안 쓸텐데’하는 얘기였다. 그래, 내가 뭐 베이킹해본 적이 없으니 그것 밖에 글을 못 쓰지. 그런데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그 블로그 자체였다. 그것도 일의 일종이었는데 정말 글값이 말도 안 되게 쌌다. 나야 뭐 이 일을 채 3년도 하지 않았지만 글값이 10년 동안 그대로라고 들었다. 그나마 그거라도 이리저리 열심히 쓰면 나 한 몸뚱이 밥 먹고 가끔 술 마실만큼의 돈은 번다. 그런데 그 일을 하고 받은 돈은 정말 그렇게 먹고 사는데 크게 보탬이 되는 수준이 전혀 아니었다. 물론 그 일을 함으로써 지명도를 넓힌다는 보상 같은 것이 전제되어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건 전혀 해당사항이 없었다. 이 블로그에 그래도 네 자리 숫자의 손님이 찾아올 때 그 블로그는 간신히 세 자리를 채웠다. 그리고 구조를 보면 그렇게 밖에 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그런 상황에 대해서는 내가 얘기할 일이 아니므로 나는 글만 정한 시한에 맞춰 정기적으로 올렸다. 보수에 관해서 더 짜증나는 일도 있었지만 그건 술자리의 푸념으로 남겨 놓을때 가장 아름다우므로 여기에는 쓰지 않겠다. 글은 내가 쓰지만 편집 및 관리를 위해 비밀번호를 공유했는데 구글 광고가 달렸고 그 돈은 어려운 사람을 위해 쓴다는 식으로 들었다. 그나마도 하루에 백 명 채우기 어려운 블로그였으니 아마 아무 것도 못 얻었을 것이다. 나도 이 블로그에 광고 달고 싶은데 그러지 않는다. 어쨌든 그나마도 한 푼이라고 더 벌겠다고 썼는데 딱 6개월 채우고 잘렸다. 그리고 우연히 비슷하다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컨텐츠를 다루는 블로그가 그 울타리 안에 들어있는 걸 보았는데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사람들은 쉽게 써라 쉽게 써라 말하는데 원래 쉬운 걸 쉽게 쓰는 것이랑 원래 어려울 수 밖에 없는 걸 쉽게 혹은 그냥 어렵게 쓰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니 다른 사람도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말하는 건 사실 궤변이고 논리적인 오류다. 모르면 배워야 할 필요도 있다. 그리고 배우지 않으면 발전하지 못한다. 또한 내가 모른다고 남들도 모를 수 밖에 없는 건 더더욱 아니다. 어쨌든 그렇게 말도 안 되는 덧글이 달려 있는 걸 보고 굳이 비밀번호를 다 바꾸고 글을 모조리 비공개로 돌려버렸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짜증이 울컥 치밀어 오르는 걸 느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아니 없어야만 한다. 나도 먹고 살기 힘드니까. 뭐 세계 환율이 다시 난리치고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하나도 없는 듯한 이 현실에 글 써서 먹고 살려고 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다른 사람에게 굳이 말하고 싶지 않다. 이건 그냥 내 일이니까.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없는 일도 있기는 있고, 그 일을 하면서 내 기분이 매우 나빴노라는 이야기는 나의 대나무숲인 여기에 꼭 해야만 되겠다. 밥 굶어 죽지는 않아도 그거 벌려고 발버둥치다가 스트레스 받아 제 명에 못 살 것 같으니까.

3, 지금까지 계속 이런저런 경로로 눈치 드리지 않았습니까. 트위터 계정 블록도 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오고가는 거야 실체가 안 남으니 상관 안하지만, 여기에 남긴 덧글로 링크 찍어서 누군가가 그쪽 블로그로 가는 것도 짜증나니까 덧글 남기지 않아주셨으면 합니다. 보니까 한참 블로그 안 하시다가 뭔가 하려는 것 같기도 한데 의도가 그렇든지 아니든지 영향을 미치고 싶지 않습니다. 언젠가도 한참 왕래가 없던 분이 갑자기 덧글 달고 친한 척 하시길래 뭔가 해서 봤더니 책을 내시더군요. 뭐 오비이락일 수도 있지만 기분 묘했습니다. 어쨌든 저도 차단 같은 것 하고 싶지 않으니 혹 계속 들르시고 싶다면 그냥 조용히 들러주셨으면 합니다. 여기는 저의 집이고 따라서 제가 하고 싶은대로 합니다. 정말 오랫동안 참다가 더 이상 못 참고 한 마디 합니다. 들이대지 마세요.

 by bluexmas | 2011/09/28 01:20 | Life | 트랙백 | 덧글(4)

 Commented at 2011/09/28 03:2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10/01 01:52
저는 제가 만든 거 사실 맛도 그냥 그렇고 요즘은 시간이 없어 밥도 간신히 해 먹어요… 저는 언제나 짜증이 나 있으니 너무 신경쓰지 않으셔도…

 Commented at 2011/09/28 22:3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10/01 01:52
네 뭐 ‘음식하는 사람 아니면 음식 이야기는 하지 말아야죠’하는 사람을 만난 것이 최대의 충격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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