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1. 미친 듯이 비가 내려 진짜 미칠 것 같으면 또 미친 듯이 더워서 진짜 미칠 것 같다. “자, 너는 이제 얼굴을 맞는거야. 먼저 손바닥으로 싸대기를 맞는데 지겨우면 말해, 그럼 주먹으로 바꿔서 아구창을 날려주지. 어쨌든 계속 맞는거야.” 뭐 이런 느낌이랄까. 8월은 사악한 달이 될 확률이 높다.

2. 그래도 새벽에 깨어 있었는데 해가 안 뜨는 건 괜찮았다, 오늘만.

3. 오후에 전화가 와서는 오늘 대리석 상판을 배달하시겠다고 했다. 깜짝 놀라 내일 오전에 오시라고… 정신 번쩍 차리고 싱크대 위를 싹 치우고 그 위에 시트지를 붙였다. 1,000 x 1,200에 사천원. 물론 한 장을 한 큐에 붙일 필요가 없으니 그렇지만 동네 인테리어 가게에 맡겼으면 한 15만원 달라고 했겠지?

4. 오는 길에 늘 보기만 하던 과일가게를 시도해보려 했으나 휴가 ㅠㅠ 가뜩이나 휴가 못 가는 사람 마음 찢어지게… 그 옆에 새로 생긴 가짜 도매마트에서 파인애플을 2,500원에 팔아 집었는데 계산대에서 찍으니 990원! 원래 그럴 때 진상부리며 천원짜리 던지고 나와야 올바르게 사는 서울시민이고 대한민국 국민인데 이상하니까 다시 봐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했다. 결국 2,500원 내고… 이러니까 내가 돈을 못 번다 ㅠㅠ

5. 자다가 시한을 놓쳐 관리비에 연체료를 더해 냈다 ㅠㅠ 이러니까 내가 돈을 못 번다 (2) ㅠㅠ

6. 음식분야를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정말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이 맞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잘못된 정보를 확인 없이 내보내고 그걸 사람들이 믿는다. 그럼 그게 곧 진실처럼 인식된다. 조리법도 마찬가지다. 미안한 얘기지만 아줌마 요리블로거들이 비법인 것처럼 덧붙이는 조리방법들 가운데는 과학적으로 따져보았을때 틀린 것들도 많다. 베이킹하는데 너무 달다며 아무 생각 없이 설탕을 반씩 줄여놓고 ‘맛있게 되었어요’라고 말하는 것도 똑같다. 그건 애초에 맛있게 될 수가 없다. 집에서 불맛 내겠다고 웍을 쓰는 건 별 의미가 없다. 화력이 약한데 둥근 바닥 때문에 열이 전달되는 면적이 적기 때문이다. 해롤드 맥기 책 잘 팔리는 모양인데 그거 안 읽나? 모른다고 그러면 그것도 모른다고 비웃고, 안다고 말하면 그거 안다고 잘난체한다고 그런다. 그러니 어떤 얘기를 해 봐야 욕 먹기는 마찬가지다. 맨날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처음 접하면 몰랐던 거니까 당연히 어려운 거 아닌가? 늘 그런 마음가짐이면 발전이 없고, 발전이 없으면 계속 손해보게 된다.

7. 수준 낮다는 이야기 들어서 기분 나쁘다면 생각을 해봐야 된다. 문제는 수준이 낮은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게 잘못 되었는데 상황을 개선하려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손해보는 거 뻔한데 그걸 알면서도 그런다. 물론 모르고 그러면 더 문제겠지. 맨날 경쟁사회에서 빡세게 살았다고들 하는데 음식에 대해서는 참 기준도 낮고 관대하다. 우리나라 미식 또는 음식 문화가 발전 못한다면 그건 기술, 아니면 하드웨어 문제가 아니다. 다 소프트웨어 문제다. 이거 어디에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나? 똑같다. 외국에서 공부하고 일했다는 사람조차도 뭔가 물어보면 모른다. 외국어를 모르니 문화도 모른다. 컨셉 워크가 안되니 ‘오리지널’한 걸 기대하기가 너무 어렵다. 물론 이건 음식 분야의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좋은 대학 다니다가 좋은 학교로 유학갔다는 사람들 가운데 꽤 많은 사람들이 그 나라 말을 못해서 문화도 못 배워 온다. 가서 그냥 학교에서 우리나라 식으로 족보 찾아서 공부하고, 한국사람들끼리 몰려 다니고 주말에도 교회나 모임 같은데 가서 한국사람들끼리만 논다. 그건 동포애가 아니라 집단방어의식이다. <트루맛 쇼>에서 브로커가 고안했다는 ‘아구찜과 초밥을 같이 먹어요’ 따위의 음식에 정말 관심을 기울였다면 그건 그냥 수준이 낮은 거 맞다. 우리가 후진국이라고 생각하는 동남아시아 몇몇 나라들 음식문화도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일단 맥주만 놓고 봐도 그렇지 않나? 비싼 수입맥주와 싼 국산 맥주를 놓고 고민하는 상황 자체가 그냥 비판 없이 받아들인 대가를 치르는 것이나 다름 없다. 맥주는 이미 그렇게 된 거고, 요즘은 커피나 빵, 과자 종류도 그런 상황이라고 본다. 양식? (여기에서 초성체를 써 보겠다) ㅋㅋ

8. 어 근데 왜 흥분했지 쓸데없이? -_-;;;

 by bluexmas | 2011/08/02 00:55 | Life | 트랙백 | 덧글(10)

 Commented by 번사이드 at 2011/08/02 01:25 
4~6월 날씨가 나쁘다고 푸념했었는데, 7월은 가관이죠;; 휴가 다녀온 며칠만 좀 나았습니다..

최근 한국인의 음식 상징인 설렁탕, 짜장면은 서울에선 거의 죽어간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서울에선 잘 나가는 외국음식 찾는게 차라리 나을 정도가 되었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8/02 16:01
이번 달은 또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잘 나가는 외국 음식도 좀 그렇죠. 다들 발사믹 식초 조린 걸 뿌려서는…

 Commented by 풍금소리 at 2011/08/02 11:06 
사번…

뿌핫 맞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8/02 16:01
네 ㅠㅠㅠ

 Commented at 2011/08/02 12:1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8/02 16:02
수준을 올리는 게 사실 비싼 음식을 먹자는 이야기는 아니니까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맛집 포스팅을 하는 사람은 아니죠 뭐…

 Commented by sasac at 2011/08/02 16:19 
1.지금 이곳은 쨍쨍과 맴맴이 동시에..이건 손바닥인가요..아님 주먹인가요?

3.자~알 하셨어요

4.5.전 왜 돈 못버는 남자가 멋있을까요?-이건 블로그 구독료를 대신하는..;;-

7.경쟁사회에서 빡세게..에 우리나라 음식문화에 대한 답이 있는 것 같아요. 도대체가 여유가 없거든요. 놀 줄도 모르고, 음미할 줄도 모르고.. 문화라는 것이 정신없이 달린다고 해서 꽃이 피는 게 절대로 아니라는 생각이..음식도 문화라서.물론 제 생각이 틀릴 수도 있어요..

8.흠…구여운데요.담부터 흥분하기가 더 부끄러워지(시)겠습니다. 이 덧글덕에..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8/05 00:22
전 중년이라 귀엽다는 형용사가 어울리지 않습니다.

 Commented by sf_girl at 2011/08/02 21:01 
7에 대해서 변명해보면 (왜그런지 혼자 찔려서) 외국생활이라고 해도 굉장히 한정적인 세계만을 경험하는 것 같아요. 일단 유학3년은 다른 생활이 없었고 그 이후에도 좁은 세계 안에서만. 그런데 참 케이타운에서 삼계탕 먹고 차마시러 들어갔다가 근처 테이블에서 교회모임 하는 거 보니깐 참 신선;;하더구만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8/05 00:23
아 공부하느라 바쁘면 그럴 수 있죠. 문제는 그게 아니라 동포들의 세계에서 못 벗어나는 우물안 개구리가 되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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