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former 2: F@#k You, Michael 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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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영원처럼 느껴지던 두 시간 하고도 몇 십 분이 시간이 흘러, 우리의 옵티머스 프라임 형님이 스스로 심장을 뽑아낸 이의 엔진과 날개를 달고 타락한 자를 단숨에 깨수부고 승리를 장식해 영화가 막을 내리던 그 때, 엔딩 크레딧은 천천히 아래에서 위로 흘렀고, 나의 양 손 가운데 손가락 역시 속도를 맞추어 아래에서 위로 치솟았다.F@#k You, Michael Bay.

정말 부끄럽게도, 나 이 영화에 기대 많이 했었다. 소년에게 있어서 변신 로보트가 실사의 탈을 쓰고 인간과 함께 호흡하는 영화란 아무리 구려도 이상향의 영화판에 버금가는 법, 기억을 더듬어 보면 딱히 별 볼일 없었지만 단지 한 때 좋아했던 그 로봇들이 정말 실제 우리가 숨쉬는 세계에 존재하는 것처럼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1편을 오랫동안 추억했다. 그 때 글을 뒤져보니까 내가 그렇게 썼더라, ‘어차피 마이클 베이 밑에서 영화 찍는 마당에, 옵티머스 프라임이나 메가트론 모두 심오한 우주의 진리나 삶의 철학적 의미를 영화에서 설파할 수는 없는 노릇… ‘ 그러나 어쩌냐, 이번 2편에서 마이클 베이가 원래 또라이였는데 더 또라이가 된 것인지, 그냥 변신에서 변신을 거듭하며 때리고 또 부수다가 적절히 끝내주면 되는 영화에 우주의 진리나 삶의 철학적 의미를 담으려고 했으니 영화는 당연히 쫄딱 망할 수 밖에 없는 것을.

그래, 난 사실 아무 것도 바란 게 없다, 이 영화에. 개봉 전에 위키 피디아를 뒤져보니 전작에 비해 엄청난 양의 디지털 자원을 썼다길래, 요즘 하드 값도 많이 싸졌는데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줄거리도 필요 없고 디셉티콘과 오토봇이 미친 듯이 변신을 하면서 싸우는 것만을 기대했다. 더도 덜도 말고 딱 한 시간 반 정도만. 그러나 웬걸, 줄거리는 줄줄 늘어지고, 쓸데없이 유치한 미국 개그에 신파에, 웬 말도 안 되는 프라임들의 우주철학까지… 그런 것들을 미친 듯이 우겨 넣다 보니 두 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은 정말 터무니 없이 모자르고, 덕분에 정작 영화에서 잔뜩 기대되던 변신로봇들의 액션은 터무니 없이 욕구 불만인 수준에서 그치고 만다.

그리고 그나마 펼쳐지는 변신 로봇들의 액션에서 가장 큰 문제는, 대체 무엇을 위해 액션을 보여주는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물론 물량 공세도 좋지만, 영화 중반부부터 후반부로 쏟아지는 디셉티콘의 총공세는, 대체 무슨 애들이 어떻게 변신하는데 이렇게 지구로 떨어져서 싸움을 벌이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에서 무척 애석하다. 전편에서 보여주었듯이, 변신로봇들의 매력은 고층 건물이 꽉 들어찬 도시에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면서 육탄전을 벌일 때에 그 진가를 보여주는데, 이번 두 번째 편은 그 배경이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종류의 육탄전을 보여줄 여지가 없다. 모래 사막에서의 총격전이라니, 그럼 이 영화가 왜 트랜스포머가 되어야 하는 걸까? 썰렁하고 칙칙한 이집트의 모래 사막에서 색색깔로 칠해지고 온갖 디테일이 살아 숨쉬는 트랜스포머의 매력은 반감된다. 그리고 영화의 즐거움은 거기에서부터 더 이상은 기대할 수 없는 불가능이 되고, 나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그저 두 손 가운데 손가락을 쳐드는 것 밖에는, 내가 쓴 육천 오백원의 표값에 대한 억울함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 F@#k You, Michael Bay, F@#k You. 어디에선가 인터뷰에서, 2011년 7월에 3편 개봉 날짜를 발표한 것에 대해 못마땅함을 표출했다던데, 마이클 베이는 그냥 아주 쉬고, 차라리 아무 생각 없는 액션만으로 영화를 가득 채울 수 있는 감독이 감독을 했으면 좋겠다. 트랜스 포머 2탄에는 그저 할 말이 하나밖에 없다. F@#k You, Michael Bay, F@#kYou.

 by bluexmas | 2009/07/02 01:33 | Movie | 트랙백 | 덧글(6)

 Commented by 펠로우 at 2009/07/02 10:55 

중반까진 봐줄만 했는데, 역시 사막전투씬은 지루하고 늘어진 감이 있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7/02 15:56

네, 총격전이라니 정말 어이없더라구요. 마이클 베이=또라이 아닌가 싶습니다.
 Commented by 덧니 at 2009/07/02 12:38 

작년의 다크나이트와 상영시간이 거의 같음에도 불구하고

한쪽은 영화에 압도되어 남은 시간이 아쉽게만 느껴지고

다른쪽은 두시간이 네시간처럼 느껴지더군요.

영화의 완성도면에선… 이건 뭐, D-war의 후속작 T-war인가 했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7/02 15:56

다 좋은데 정말 가족 동반한 신파 및 시트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구리더라구요.
 Commented at 2009/07/03 22:4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7/05 00:02

저 역시 옵티머스 프라임이 1편에서 처음 나왔을때 엄청 감격했는데, 이번 2편은 좀…

(사실 비행기 부품을 타고 날아갈때도 좀 감격하기는 했지만-_-;;;). 다른 건 몰라도 정말 홍 아무개씨의 번역은 구리던데요. 아예 대사를 다시 쓰는 격…

오케이 캐쉬백 할인이었길래 망정이지 정말 “#발…” 하면서 나왔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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