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킨라빈스] 트리플 민초-민초(民草)는 서러워

배스킨라빈스에 ‘민초’ 끝판왕이 등장했다고 들어 걸음하였다. 맛은… 실망의 끝판왕이었다. 일단 끝판왕이라 자처하기에는 민트의 향이 너무 약했다. 그렇지 않아도 치약맛이라는 증오를 한쪽에서 사고 있으므로 정말 그 정도의 ‘임팩트’를 예상했건만… 맹숭맹숭했다.

거기에 배스킨라빈스 제품군 전체의 현실인 불량한 매개체가 민트의 존재감을 한층 더 약화시켰다. 좋은 지방을 썼더라면 미량의 향료만으로도 풍성한 효과를 끌어낼 수 있을 텐데, 동물성 여부를 따지기 전에 지방의 존재감이 너무나도 약했다. 공식 홈페이지를 찾아보았지만 열량과 영양소 목록만 나올 뿐, 재료에 대한 정보는 없다.

절반쯤 먹고 견딜 수 없어 버리면서, 배스킨라빈스 같은 저급 아이스크림에게는 이제 제대로 된 식물성 지방조차도 바랄 수 없는 판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냉장고에서 마를 만큼 통에 양이 적게 남은 것도 아닌데 입자가 자잘하게 전부 일어나 있었고 컵에서도 입에서도 잘 녹지 않았다. 말하자면 요즘 대량 생산 제품의 대세가 되어버린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 같았다.

잘 알려져 있듯 아이스크림은 지방을 바탕으로 만든 걸쭉한 액체를 저어 공기를 불어 넣으면서 얼린다. 따라서 온도가 올라가면 다시 걸쭉한 액체로 돌아가면서 부피가 줄어든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아이스크림은 그런 느낌으로 녹지도 않을 뿐더러 온도가 올라가도 부피가 덜 줄어든다. 맛이나 향이 약하더라도 질감만 괜찮다면 그럭저럭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이스크림인데 이것은 그 범위를 벗어나 있다. 녹으면서 혀와 구강 점막을 매끄럽게 감싸지 못하고 끈끈한 알갱이가 부스러져 버린다.

‘민초’ 이야기만 나오면 시시한 민초(民草) 농담을 하는데, 실제로 먹고 나면 정말 심각해진다. 정말이지한국에서 민초(民草)가 기대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이란 고작 이런 수준이다. 투게더가 오십 년 가까운 역사를 내세우고 서울우유가 크림을 쓴 아이스크림을 내놓았다고 광고하지만 까보면 이런 수준의 제품에 생색내는 수준으로 더한 수준이다. 늘 말하지만 우유를 안 먹어서 안 팔려 난리라는 현실에서 온갖 가공품이 속속 마트의 선반을 메우고 있지만 제대로 된 대량생산 아이스크림은 한국에 아직도 없다. 그만큼 민초(民草)의 먹는 즐거움은 초라하니 우리는 서럽다. 민초(民草)는 영원히 이런 민초나 먹으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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