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 긴자 바이린-목숨 걸고 먹은 돈까스

IMG_1502아니다, 절대 과장이 아니다. 나는 목숨을 걸고 긴자 바이린의 돈까스를 먹었다. 사연은 다음과 같다. 며칠 전 점심을 먹으려 갔는데 일대의 보도에 전부 살얼음이 끼어 있었다. 조심스레 걸어 음식점에 도착했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발깔개 바로 앞의 대리석(화강암) 바닥에서 옆으로 미끄러져 두 발이 순간 한꺼번에 공중에 떠올랐다. 더 잘 묘사해줄 수 있는 영상을 아는데 마땅한 검색어가 생각나지 않아 일단 이걸 가져왔다. 36초쯤부터 네로가 파트라슈와 함께 달리는데 순간 양쪽 발이 모두 공중에 뜬다.


물론 절대적으로 만화적인 상황이니 현실에서는 일어날리가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났다는 게 핵심이다. 긴자 바이린을 가본 이라면 알겠지만 계단을 반 층 정도 오르면 입구가 있고 현관의 문을 열면 좁은 삼각형 공간의 오른쪽 옆으로 문이 하나 더 있다. 언급했듯 발깔개가 없지는 않았다. 다만 현관부터 두 번째 출입구까지의 공간의 일부만 덮었을 뿐더러, 애초에 문과 문 사이의 공간 자체가 삼각형으로 어중간해 신경을 쓰지 않는한 바닥을 완전히 덮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렇다고 내가 겪은 위험을 이해할 수 있었던 건 아니다. 바닥의 재질은 물기가 조금만 있어도 굉장히 미끄러워지는 대리석이다. 삼각형의 공간을 완전히 채우지 못한다면 일단 사각형 발깔개를 하나만이라도 이어 깔 수 있다. 그럼 일단 방문자에게 시각적인 경고 메시지를 줄 수 있으니, ‘음 발깔개를 밟고 들어 가야 되겠군’이라고 생각하고 행동에 옮길 확률이 높다. 한편 거의 대부분의 경우 간과하는 “미끄러운 바닥 (Wet Floor)” 경고판도 얼마든지 쓸 수 있다. 문이 없는 첫 현관 왼쪽에 상용 표지판을 세워 둘 공간도 있고, 유리문에 경고 메시지 한 장 출력해서 붙여 둘 수도 있다. 한편으로 이는 분명히 안전에 대한 방기이고, 심각한 경우에는 법적인 책임으로 비화될 수 있는 사안이다.

IMG_1500 한편 이런 위험을 알리고 난 뒤의 조치도 미흡했다. ‘이러저러해서 지금 현관과 출입구 사이의 공간이 굉장히 미끄러워서 방금 정말 자빠질 뻔 했다(뒤따라 들어오던 다른 일행이 ‘괜찮으세요?’라고 물을 정도였다. 공간이 좁은데다가 유리로 둘러싸였음을 감안하면 난 정말 최악의 경우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하기도 끔찍하다. 설마 그러겠느냐고? 사고가 괜히 일어나고 사람이 죽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자 직원이 고작 냅킨 몇 장을 들고 나가 발깔개가 깔리지 않은 부위를 닦고 말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일대의 보도에 살얼음이 끼어 있었으며 건물 입구의 계단 및 계단참(현관 바로 앞의 전이 공간)의 마감재는 표면을 우툴두툴하게 처리한 석재였다. 이런 여건이라면 물기가 틈에 고이고, 신발 바닥에 묻었다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대리석 바닥에서 미끄러진다. 비교적 넓고 여유로온 홀에 비해 너무나도 대기 공간이 좁아서, 일행을 기다리는 동안 밖에 나와 있다가 들어갔을 때에도 똑같은 경험을 했다. 이미 한 번 자빠질 뻔했기에 엄청나게 조심했지만 그렇다고 미끄러짐 자체를 막을 수는 없는 여건이었다. 냅킨 몇 장으로 닦아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1인 20,000원 이상의 객단가를 기본으로 지불-난 30,000원 넘게 썼다-해야 하는 음식점이라면 명백한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며칠 되었는데 아직도 허리가 좀 아프다. 난 정말 이만하기를 너무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럼 이제 사설을 접고 돈까스 이야기를 해 보

3 Comments

  • aCat says:

    …다음 회에 계속인가요 아니면 절묘한 엔딩인 것인가요… ㅡㅜ;

  • Hanju Kim says:

    헐..? 돈까스 내용 시작전에 글이 끝나버렸는데…. 의도인가요? ㅋㅋㅋ 블랙코미디인가 싶기도 하고…

  • Re says:

    돈가스 후기가 아니고 음식점 깎아내리는거네 미끄러운 바닥 때문에 위험했다는건 알겠는데
    사후처리가 뭐가 미흡하단건지 미끄럽다길래 그부분 닦아줬음 됐지 그 상황에서 뛰쳐나가서 발판 사와야하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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