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통


40인치가 넘을 게 뻔한 모니터에 엑스레이 이미지가 떴다. 어금니가 정말 내 주먹만했다. 예상대로 큰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유난히 기뻤다. 다만 뿌리의 말단부의 색으로 보아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일종의 물리적 충격이 가해졌을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그것은 아마도 요즘 자면서 이를 악물기 때문일 거라고 말했다. 치과는 꿈에 대해 말하는 곳이 아니므로 거기까지.

이번엔 정말 끝이라고 생각했다. 20대 초반에 입었던 손상을 아슬아슬하게 막으며 버텨왔다. 그런 가운데 특히 상태가 더 아슬아슬한 어금니가 하나 있는데 7월부터 유난히 느낌이 좋지 않았다. 8월의 연례 정기 검진에서 큰 문제는 없다고 확인을 받았는데 지난 주말 굉장히 시큰거렸다. 실로 오랜만에 찾아온 본격적인 치통이었다. 이번엔 정말 끝이구나. 과연 크라운으로 막을 수 있을지, 아니면 결국 임플란트라는 개별 치아의 사형선고를 받을지 궁금할 뿐이었다.

그러나 시시하게도(?!) 월요일을 지나며 치통이 잦아들었고 예약일인 목요일이 되자 오히려 전보다 더 상태가 좋아지고야 말았다. 피로 등으로 인한 면역력 약화로 인한 치은염이 탓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잘 쉬셔야 되는데요 하하하 그게 마음대로 되나요 선생님도 아시잖아요 막 확장도 하셨는데 유지하시려면 수고가 많으시겠어요 그렇죠 허허허 또래인 선생님과 쓴웃음 및 헛웃음을 한 순간씩 교환하고 집으로 돌아와 오랜만에 길게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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