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옷 사고픈 나날들

IMG_7699쨍하니 맑고 쌀쌀한 날씨가 며칠 연달아 찾아오자 봄옷을 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네이비 블루의 맥코트나 인디고 블루의 청바지 같은 것들을 떠올렸다. 특히 후자는 굉장히 한참동안 생각해왔다. 촌스러움과 생생함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는 인디고 블루 말이다. 밤색의 스웨이드 로퍼 정도라면 그럭저럭 어울릴 것이다.

그러나 단지 생각일 뿐이다. 무엇보다 살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 지난 몇 년 동안 옷은 직구든 아니든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사들였다. 적당히 시행착오를 감수하고 수선에도 돈을 들이겠다는 마음만 먹으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제 거의 지나쳐온 겨울도 그런 방식으로 새로 산 코트 한 벌과 스웨터 두 벌로 그럭저럭 넘겼다. 애초에 매일 나갈 일이 없는 프리랜서는 사실 옷을 굳이 많이 갖춰야 할 명분이 없다. 그래봐야 조금이라도 이상하다는 기분이 드는 것들은 입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건, 100%는 아니겠지만, 옷 아닌 다른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다. 사실은 나도 알고 있다. 다만 한두 가지가 아닌, 여러 일들이 얽혀 옷처럼 다가올 뿐이다. ‘삶의 씨실과 날실이 얽혀서’ 따위의 비유까지 꺼내면 대책이 없으니 그만 두자. 어떤 감정은 굳이 구구절절이 늘어 놓을 필요가 없다. 솔직히 옷이 그렇게 필요한 상황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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