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낮잠 잡담

IMG_7268원칙은 최소한 주당 음식 관련 글 세 편 올리기인데, 이번 주에는 두 편 밖에 올리지 못했다. 블로그를 ‘글 쓰는 나’의 핵심 정체성으로 삼는지라 이러면 깊은 자괴감을 느낀다. 이번 주엔 이상하게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일을 가장 많이 하는 수-목요일 이틀 동안 낮에 계속 잤다. 늦은 아침에 간신히 일어나 한 시간 정도 꾸역꾸역 일을 한 다음 점심도 안 먹고 해질 때까지 자버린 것이다. 그때부터 점심을 먹고 꾸역꾸역 번역 진도를 뽑고 또 저녁을 먹었다.

그래서 오늘은 반드시 글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인터뷰를 할 일이 생겼다. 어제 자는 사이 메일을 받았다. 잠이 덜 깬 채로 잠깐 생각했는데 응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속 시간 1시간 전에 간신히 일어나 차에 쌓인 눈을 허겁지겁 치우고 DMC에 갔다. 앉아서 하는 무엇인기를 예상했는데 푸드코트 에스칼레이터 옆에서 리포터 ‘간지’로 15분 동안 무엇인가를 후다닥 찍었다.

자주 할 일이 없지만, 아니 거의 하지 않지만 이런 일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하게 되든 생각을 하지 않아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므로 속으로 다른 생각 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열심히 말을 했다. 물론 그리고 나서 오랫동안 곱씹는다. 좋지 않은 습관인데 소위 ‘퍼블릭 스피치’를 할 기회가 생기면 웬만해서는 피해갈 수가 없다. 사실 나는 이런 종류의 일을 좋아하고 또 잘 할 수도 있는데, 하고 난 뒤 너무 오랫동안 곱씹는 나쁜 버릇을 키웠다. 이유는 사실 아주 잘 아는데 굳이 (지금 당장) 글로 쓰고 싶지는 않다.

어쨌든 눈이 다소 지저분하게 온 날씨였지만 그래도 좀 걷고 싶어서 집에 돌아올 때는 버스를 탔다. 그리고는 수-목요일처럼 또 점심시간을 넘겨 늦도록 잤다. 곱씹기보다는 차라리 자는 편이 나았으리라 보지만 그런 일을 한 뒤에 느끼는 자괴감과 블로그에 글을 못 써서 느끼는 자괴감은 사실 비슷하다. 그냥 둘 중 하나를 택하는 수 밖에 없다. 팔자가 그렇다. 하여간 구몬 선생님이 오는 시간 20분 전에 간신히 일어나 역시 잠에서 덜 깬 채로 마쳐 우체통에 넣었다. 그리고 5분 뒤 교재를 놓고 갔다는 문자를 받았다. 아슬아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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