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없는 소시지 에그 맥머핀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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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스루를 ‘스루’해서 맥모닝 세트를 사는데 17분이 걸렸다. 평소의 대여섯 배 되는 시간이었으므로 나는 이 매장에 대체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했다. 매일 아침 운동을 가면서 이곳에서 맥모닝 세트를 사는데, 오늘처럼 질서가 완전히 실종된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직원은 나의 주문을 재삼 확인하며 자기 앞에 놓인 봉지들을 열어 내용물을 확인한 뒤 하나를 내게 주었다.

그런데 신호를 기다리며 포장을 열어보니 계란이 빠진 소시지 에그 맥머핀이었다. 그냥 소시지 맥머핀이라고 부르는 건가. 순간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계란 때문에 먹는 건데 이걸… 올림픽대로는 예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막혔으나 아침을 사는데 너무 시간이 걸렸으므로 운동도 10분 지각했다. 주 단백질원이 빠졌으니 운동도 힘들었다. 트레이너에게 사정을 설명했고 우리는 함께 눈물을 흘렸다.

운동을 마치고 돌아와 나는 단지에 차를 놓고 매장에 가서 상황을 설명했다. 이야기를 들은 직원이 매니저를 불렀고 그는 미안하다며 환불해주었다. 음료수라도 마시겠느냐고 의향을 물었지만 환불로 충분하다고 믿었으므로 거절했다. 너무 미안해해서 내가 다 미안했다. 집에 돌아와 오믈렛으로 점심을 먹었다. 아침에 먹지 못한 계란을 보충하는 의미에서 하나를 더 쓸까 잠시 고민하다가 말았다. 환불 받은 돈으로는 길 건너 마트에서 귤을 샀다. 가장 시어 보이는 것으로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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